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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ing posts from September, 2025

하느님의 도움 (연중 제26주일)

  하느님의 도움 (연중 제 26 주일) 여러분은 걱정없이 살고 싶으시죠 ? 여러분은 마음놓고 살고 싶으시죠 ? 여러분은 부자가 되고 싶으시죠 ? 이런 상상을 해 봅시다 . 만일 여러분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완벽하게 생생히 꿈꿀 수 있고 그것을 이룰 수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당연히 꿈 속에서 여러분은 온갖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보고 모든 소원을 다 이룰 것입니다 . 그 다음 날 , 그 다음 날 , 그 다음 날 밤에도 .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꿈꾸던 모든 것이 아닌 뜻밖의 경험을 해보고 싶을 것입니다 . 결과가 보장된 같은 것을 계속 반복하는 대신 어떻게 될지 모르는 , 통제되지 않는 모험을 시도할 것입니다 . 그렇게 위험 , 불확실성의 도전을 할 것이며 이때 실패도 하겠지만 성공의 짜릿함도 맛보게 될 것입니다 . 덕분에 더 큰 난관에 일부러 직면할 것입니다 . 그러다가 마침내 , 완벽한 꿈꾸기 대신 지금 당신이 실제로 살고 있는 삶을 선택할 것입니다 . 영화 ' 어바웃 타임 (About Time, 2013)' 의 주인공 팀은 아버지로부터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물려 받습니다 . 그 능력으로 시간을 되돌려 사랑하는 사람을 얻고 최선의 삶을 선택해 살아갑니다 . 그러다가 이런 생각을 합니다 . " 후회로 얼룩진 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보다 완벽한 인생이 가능할까 ?" 그리고 한 여자의 남편으로 , 두 아이의 아빠로 다음과 같은 고백을 하며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 " 나는 이제 시간여행을 하지 않는다 . 단 하루라도 난 마치 내가 이 날로 되돌아와 그 날을 다시 산다고 생각하며 그날을 즐기려고 매일 노력한다 . 매일 매일 열심히 사는 것 , 마치 그 날이 특별한 내 삶의 마지막 평범한 하루인 것처럼 ."   오늘 복음에 나오는 부자는 우리가 바라는 모습 그대로입니다 . 그는 에르메스 외투와 키키 드 몽파르나스 속옷을 입고 '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

사랑의 순교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사랑의 순교자   조선시대 후기 천주교를 찾아나서고 배우고 신앙의 진리로 받아들인 실학자 이벽은 ' 천주공경가 ' 를 지었습니다 . " 집안에는 어른있고 나라에는 임금있네 / 내몸에는 영혼있고 하늘에는 천주있네 ... 이내몸은 죽어져도 영혼남아 무궁하리 / 인륜도덕 천주공경 영혼불멸 모르면은 / 살아서는 목석이요 죽어서는 지옥이라 ..." 재산을 몰수당하고 잡혀서 참수형을 당하고 가문이 몰락하고 아내와 자식이 노예로 팔려가도 천주교를 믿었던 지식인들 , 그리고 배운 것이 없어 글도 모르지만 ' 천주 ( 天主 )' 라는 말 한마디를 믿고 박해를 피해 산골에 숨어살면서 죽기까지 천주교를 버리지 않았던 하층민들은 모두 하나같이 신앙에 목숨을 걸었습니다 . 왜 그랬을까요 ? 무엇이 이들을 그토록 간절하게 천주교에 매달리게 했을까요 ?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조선시대 유교문화에서 한번도 체험하지 못했던 것을 보고 느끼고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  조선의 왕이 나와 같은 평등한 피조물이라는 사실 , 계급이나 출신없이 모든 인간이 평등하며 심지어 남녀간의 차이도 없다는 사실 , 무엇보다 하느님의 모습따라 지어진 모든 사람이 천주를 믿어 죄를 용서받고 신앙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이 세상에서 맛보는 새로운 세상 , 하늘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   한마디로 , "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 ( 로마 8,39)" 을 처음으로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 그동안 살면서 깨닫지 못했던 삶의 의미와 고통과 죽음 , 무엇보다 천주 ( 天主 ) 에 대한 , 천주 ( 天主 ) 를 향한 , 천주 ( 天主 ) 에 의한 사랑을 체험했기에 고난과 박해를 견딜 수 있었던 것입니다 . 한국 순교자들은 행동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 "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 주신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 내고도 남습니다 "...

세상은 변해도 십자가는 그대로 (성 십자가 현양 축일)

                                               세상은 변해도 십자가는 그대로 (성 십자가 현양 축일) " 어떤 사람은 행복한데 어떤 사람은 불행한 것을 보면 몹시 불공평한 것 아닙니까 ? 다른 사람의 십자가는 작고 가벼운데 왜 제 십자가는 유독 크고 무거운 것입니까 ?" 누구나 하느님께 이런 질문을 하고 싶어합니다 . 그럼 하느님은 세상을 떠나 죽은 자들이 지고 오는 저마다 다른 크기의 십자가를 보여주며 , " 저들이 지고 온 십자가의 무게를 달아보아라 ." 하고 말씀하실 것입니다 . 그때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됩니다 . 큰 십자가도 아주 작은 십자가도 모두 무게가 똑같습니다 . 하느님은 말씀하십니다 . " 나는 십자가를 줄 때 누구에게나 똑같은 십자가를 준다 . 그런데 어떤 사람은 감사하게 받아들이면서 가볍게 안고 살고 , 어떤 사람은 고통스러워하면서 쇳덩어리처럼 무겁게 짊어지고 산다 . 나는 똑같이 공평하게 주지만 저마다 다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이 삶이라는 십자가다 ." 다른 사람의 십자가는 가벼워 보이는데 왜 나의 십자가는 이렇게 무겁고 힘드냐고 묻는 우리에게 그대에게 가장 알맞은 십자가는 지금 그대가 지고 가는 십자가라면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 더 나아가 당신 자신이 바로 당신의 가장 무거운 십자가인 것은 아십니까 ? 당신 속에 있는 수많은 당신이 모두 당신의 십자가이며 , 당신 자신만큼 당신을 괴롭히고 고통스럽게 하는 십자가는 없기 때문입니다 . 저에게는 친구 수녀님이 한명 있는데 카르투시오 봉쇄수녀원에 살고 있습니다 . 1084 년 성 브루노에 의해 창설된 카르투시오회는 철저한 봉쇄와 침묵 , 고독 안에서 하느님을 찾는 가톨릭 수도회 가운데에서도 가장 엄격한 수도회입니다...

만행(萬行) (연중 제 23주일)

  만행 ( 萬行 ) (연중 제 23 주일)   ( 다같이 최성수의 ' 동행 ' 노래 부르기 ) 인생은 행 ( 行 ) 입니다 .  행 ( 行 ) 은 가다 혹은 걷다입니다 . 그런데 인생길은 혼자 걷는 것이 아닙니다 . 누구나 동행이 필요합니다 . ' 나와 같이 함께 울어줄 사람 ' 과의 따뜻한 동행이 필요합니다 . 그런데 오늘 복음에는 ' 많은 군중이 예수님과 함께 길을 가고 ' 있습니다 . 그때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돌아서서 말씀하십니다 . "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 루카 14,27). 동행은 단순히 길을 같이 걷는 것만이 아니라 그에 따른 행동이 요구됩니다 .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라야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있습니다 .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먼저 비행과 악행을 삼가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 윤리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일과 남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 두번째로 관행을 넘어서야 합니다 . 얼마나 자주 우리는 ' 원래 그랬으니까 ', ' 남들도 그렇게 하니까 ' 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 합니까 ? 비행과 악행을 삼가고 관행을 넘어서는 것은 제자가 되는 첫번째 관문입니다 . "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 루카 14,33). 예수님의 이 말씀은 참 어려워 보입니다 . 자기 소유를 다 버리는 것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 이때 수행이 필요합니다 . 처음부터 모든 것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자기 소유를 내주고 자신을 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