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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ing posts from September, 2023

한가위 미사

  오늘 우리 공동체는 연중 제 25 주일 미사 대신에 한국 국민의 최대 명절인 추석 미사를 봉헌합니다 . 바쁜 이민 생활 중에 어느덧 한국의 명절을 소홀히 하거나 잊어버리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 언제부터인가 모르게 추석보다는 추수감사절이 더욱 익숙해져 있기도 합니다 . 그래도 우리 신앙 공동체는 미사를 통하여 조상들에게 감사의 예를 나타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민족은 자기들 나름대로 가을 혹은 추수 때에 조상들에게 감사하는 관습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 우리는 한민족 대대로 내려오는 이 추석을 통해서 조상들에게 감사하는 마음과 영원한 안식을 기도하고 또한 살아있는 가족 , 친지들을 위해서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   오늘 복음은 루까 복음 중에서 ‘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 ’ 를 읽었습니다 . 이 비유는 루까 복음에만 나오는 말씀입니다 . 성경에는 ‘ 비유 ’ 라고 나오지만 , 사실은 ‘ 예화 ’ 입니다 . 비유는 이야기의 본뜻을 찾아야 하는데 , 예화는 이야기를 읽으면 그 뜻이 저절로 드러납니다 . 오늘 복음 말씀을 들은 우리는 어떤 내용인지 잘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 루까 복음에는 예화가 많이 나옵니다 . 루까는 이 어리석은 부자의 예화를 통해 탐욕을 조심하라는 오늘 복음 바로 앞의 말씀과 연결해 놓았습니다 . 오늘의 이 예화는 재물은 죽음 앞에서 무력한 것이고 , 부자는 자신의 재물을 가지고 인생을 즐길 계획을 세우지만 하느님은 그를 비웃으신다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 루까는 이 예화 끝에다 “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 .” 를 덧붙임으로써 자신이 이 예화를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 이 구절의 의미는 ‘ 하느님 앞에서 부유하지 못한 사람 ’ 은 남에게 베풀 줄 모르는 사람 , 특히 가난한 이웃에게 베풀 줄 모르는 사람을 뜻합니다 . 루까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베푸는 행위를 강조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성 안드레아 김대건 사제와 성 바오로 정하상과 동료순교자 대축일

  아침 , 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어 가을이 왔음을 느낍니다 . 한낮에는 그래도 덥기도 합니다 . 아침 , 저녁으로 일교차가 많이 나기도 합니다 .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목요일에는 봉성체를 갔다 왔습니다 . 로리엔 병원에서 오랫동안 계셨던 김경인 에스터 자매님께서 하늘나라로 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 본당 시니어 아파트에 사셨는데 제일 먼저 로리엔 병원에 가셨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 자매님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   오늘은 한국 순교성인들 대축일입니다 . 그리고 본당의 주보성인 대축일 이기도 합니다 . 오늘은 한국에서 첫 신자가 된 이승훈 베드로에 대해서 잠깐 알아보겠습니다 .   이승훈은 서울 남대문 중림동에서 태어나 , 장성하여 마재의 정재원 ( 丁載遠 ) 의 딸을 아내로 맞아 정약전 • 약현 · 약종 · 약용과 처남 매부 사이가 되었습니다 . 1780 년 진사시에 합격하였으나 벼슬을 단념하고 학문에만 전념하였다 . 이때 북경으로부터 들어온 서학 ( 천주학 ) 이 남인 소장학자들 사이에 활발히 연구되고 있었기 때문에 그도 역시 서학에 접하게 되었습니다 .   또한 서학 모임의 중심 인물인 이벽 ( 李檗 ) 과도 자연 친교를 맺어 천주교를 알게 되었다 . 1783 년 동지사의 서장관 ( 書狀官 , 사절 감독관 ) 으로 떠나는 아버지를 따라 북경에 들어가 약 40 일간 그곳에 머물면서 선교사들로부터 필담으로 교리를 배운 뒤 , 그라몽 (Gramont) 신부에게 세례를 받아 한국인 최초의 영세자가 되었습니다 . 1784 년 수십 종의 교리서적과 십자고상 ( 十字苦像 )· 묵주 ( 默珠 )· 상본 ( 像本 ) 등을 가지고 귀국하여 이벽 · 권일신 · 정약용 등에게 세례를 주고 그들과 상의하여 명례동 ( 명동 ) 의 김범우 ( 金範禹 ) 집을 신앙집회소로 정하고 정기적인 신앙의 모임을 가짐으로써 비로소 한국천주교회가 창설되었습니다 . 이승훈 베드로는 이후로 여러 활동을 하면서 배교하였다가 회개하여 다시 돌

연중 제 23주일 강론

  가을로 들어 온 9 월이었지만 지난주는 엄청 더웠습니다 . 한여름 기온을 기록하였습니다 . 아직도 가을의 시원한 바람이 언제 올지 궁금합니다 . 기온 차가 크게 납니다 .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오늘 복음은 우리의 삶과 직결되는 말씀입니다 . 우리 삶에 오늘의 말씀으로 많은 분이 고민하고 계실 줄 알고 있습니다 . “ 네 형제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 , 가서 단둘이 만나 그를 타일러라 . 그가 네 말을 들으면 네가 그 형제를 얻는 것이다 .” 인간은 어떤 삶의 방식으로 살더라도 자기중심의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 함께 사는 부부 사이라도 , 자식과의 관계에서도 , 형제처럼 친한 관계를 맺고 사는 친구 사이라도 결국에는 자기중심적으로 살아갑니다 . 특별히 자신과 이해관계가 있고 , 금전이 오가는 일이 때 , 자신의 이익과 손해 또는 피해의 갈림길에 서 있을 때는 더욱더 철저하게 자기중심일 경우가 많습니다 . 마지막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왔을 때 ,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 이런 순간 많은 생각을 누구나 하지만 결국은 자기중심으로 결정을 내립니다 .   오늘 예수님은 “ 형제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 ” 이라는 조건을 말씀하십니다 . 여기서 말씀하시는 “ 죄 ” 에 대해서도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 자신은 상대방의 생각이나 행동이 분명한 죄라고 생각하지만 상대방은 죄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 죄의 해석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 신약성서에서 “ 죄 ” 라는 말은 무수히 나오고 있습니다 . 많은 정의와 의미가 있지만 , 예수님은 죄에 대한 정의는 한마디도 하지 않으시고 죄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행동하는 것에 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 그래서 죄인들이 회개하면 “ 다시는 죄를 짓지 마라 ”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 문제는 우리 각자가 죄의 상태에 있다는 것 , 이런 행위는 죄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주시는 메시지는 죄를 지은

연중 제 22주일 강론

  9 월의 첫 주일입니다 . 가을의 문턱으로 들어갑니다 . 9 월도 본당의 교우분들이 하느님 사랑 안에서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도합니다 .   지난주 복음을 기억하십니까 ? 많은 분이 ‘ 어제 일도 기억하지 못하는데 지난주 일을 어떻게 기억합니까 ?’ 하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 본 적이 있습니다 . 예 , 맞는 말씀입니다 . 나이가 들어가면서 일주일 전의 일을 기억한다는 것이 어렵습니다 . 지난주 복음은 베드로 사도의 고백 내용입니다 . “ 주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 라는 내용입니다 . 그리고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셨습니다 . 그 열쇠는 물질적인 열쇠가 아니라 하늘과 지상 세계의 긴밀한 연결 , 관계와 유대를 의미하는 말씀이셨습니다 . 그리고 복음 마지막에 예수님의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해서 간단하게 말씀하시면서 부활 때까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는 엄명을 내리셨습니다 . 다시 한번 상기하면 좋겠습니다 .   오늘 복음은 지난주에 이어 계속되는 말씀입니다 . 지난주 마지막 복음 말씀을 좀 더 상세하게 말씀하십니다 . 그것은 다름 아닌 수난 , 죽음 그리고 부활에 관한 말씀입니다 . 이 부분에서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듣고서는 “ 맙소사 , 주님 !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 라고 반박을 합니다 . 어떻게 보면 , 제자로서 스승이 수난과 죽임을 당한다는 말에 당황하면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강하게 부정할 수 있습니다 . 이러한 베드로의 말은 오직 인간적인 면에서 일어난 것입니다 . 하느님의 섭리와는 전혀 관계없는 오직 인간적인 차원에서 한 말이었습니다 . 여기에 예수님은 노기 ( 怒氣 ) 를 띠시면서 크게 꾸짖습니다 . 그 노기가 얼마나 큰지 베드로에게 “ 사탄아 , 내게서 물러가라 .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 하고 말씀하십니다 . 그러면서 “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 라고 말씀하십니다 . 베드로는 천국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