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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ing posts from August, 2023

연중 제 21주일 강론

  8 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 아침 , 저녁으로 시원하다 못해 쌀쌀하기까지 합니다 . 얼마 남지 않은 8 월 마무리 잘하시기를 바랍니다 .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예수님을 향한 베드로 사도의 고백을 듣습니다 . 고백의 내용이 솔직 담백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 오늘 예수님께서 베드로 사도로부터 고백을 들은 장소인 필립보의 가이사리아는 헤로데 대왕의 아들이며 갈릴래아 영주 헤로데 안티파스의 이복 동생인 헤로데 필립보가 헤르몬산 아래 지하수가 솟아나는 자리입니다 . 기원전 2 년경에 세운 도시라고 합니다 . 오늘날 시리아 남서쪽에 있습니다 .   성서학계에서는 과연 베드로 사도가 예수님의 정체성에 대해서 이렇게 깔끔하고 담백하게 고백하였을까 하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였습니다 . 베드로 사도의 성격이나 학식으로 볼 때는 이런 고백이 불가능하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 그래서 성서학계에서는 베드로 사도의 개인적인 고백이라기보다는 예수님 부활 이후 초대 교회의 신앙 고백을 마르코가 복음을 서술하면서 첨가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 예수님 부활 이후 성령을 받은 사도들과 신자들이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냐고 사람들로부터 질문을 받았을 때 할 수 있는 대답은 오늘 복음에 나오는 “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 ” 라고 답하였습니다 . 결국은 오늘 복음의 베드로 사도의 고백은 개인의 고백이라기보다는 초대 교회 공동체의 고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이 고백이 2,000 년 지난 지금까지도 신앙 고백으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 오늘 우리 공동체도 이런 신앙 고백을 합니다 . 아름다운 고백입니다 .   공동체가 고백하든 개인이 고백하든 , 누군가에게 고백한다는 것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합니다 . 결혼하고 싶다고 다짐하면서 분명히 배우자 될 사람에게 사랑의 고백을 하였을 것입니다 . 그 고백을 듣는 사람은 그 고백에 진정성이 담겨 있음을 알았기에 결혼을 승낙하였을 것입니다 . 진정성이 담겨 있지 않은 고백임을 알았으면 단호하게 거절하였을 것입니다

연중 제 20주일 강론

  가을을 준비하고 더위가 물러선다는 처서 ( 處暑 ) 가 수요일 (23 일 ) 입니다 . 더위가 서서히 물러가고 이제 아침 , 저녁으로는 좀 선선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   연중 20 주일 복음은 정말로 아름다운 복음입니다 .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과 이방인들과의 대화를 가끔 볼 수 있습니다 . 예수님의 복음 선포 여행은 주로 이스라엘 안에서 이루어졌으며 , 치유의 대상들이 주로 유대인이었지만 , 가끔은 이방인들에게도 하느님의 자비와 치유가 이루어진 경우도 있습니다 . 오늘 나오는 복음이 바로 그중의 하나입니다 . 또 다른 하나는 백인대장의 병든 종을 치유해 주는 대목도 있습니다 ( 마태 8, 5. 루까 7,1-10. 요한 4,43-54). 오늘 가나안 여인의 딸을 치유해 주시는 복음 내용과 백인대장의 종을 치유해 주시는 내용을 보면 읽는 사람들에게 가슴 뭉클한 내용이 나옵니다 .   백인대장의 종을 치유해 주시는 내용과 오늘 가나안 여인의 딸 치유의 공통점은 다름 아닌 이방인들이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로 인정하고 스스로 찾아왔다는 것입니다 . 이것을 보신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유대인들보다 더욱 깊은 신앙이 있는 것에 감탄하십니다 . 백인대장 종의 치유 대목에서는 “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 라는 감탄의 말씀을 하시면서 치유를 베풀어 주십니다 . 오늘 복음에서는 “ 아 , 여인아 !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 라는 말씀으로 감탄을 하십니다 .   아마도 이 가나안 여인은 예수님에 대한 소문을 들었을 것이고 동시에 예수님께서는 아주 흔쾌히 악령을 쫓아내시는 분임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 따라서 그분이 자신의 부탁도 쉽게 들어주실 것으로 생각했을 뿐 성가신 일이 따르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 왜냐하면 , 소문에는 다른 사람들이 예수님께 가서 무언가를 청하기만 하면 모두 들어주셨다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 그래서 “ 다윗의 자손이신

성모 승천 대축일

오늘은 연중 제 19 주일이지만 , 우리 공동체는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를 거행합니다 . 화요일에도 본 미사를 봉헌합니다만 , 교우분들이 승천 대축일 미사에 참여하여 성모님을 통하여 주님의 은총을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   성모 승천 ( 聖母昇天 , 라틴어 : Assumptio Beatae Mariae Virginis in coelum) 은 마리아가 지상 생애를 마친 다음 , 육신과 영혼이 함께 천상의 영광으로 들어 올림을 받았다고 표현합니다 . 이 교의는 1950 년 11 월 1 일 교황 비오 12 세가 사도헌장 《 지극히 관대하신 하느님 》 (Munificentissimus Deus) 을 통해 교황 무류성으로 선언함으로써 믿을 교리로 지정되었습니다 . 마리아의 승천은 예수의 승천과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 예수는 하느님이기에 스스로 부활한 다음 승천하셨습니다 (Ascension). 그러나 마리아는 보통 인간이기 때문에 스스로 승천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 의해 하늘나라로 들어 올림을 받았습니다 . 그래서 성모 승천 (Assumption) 을 몽소승천 ( 蒙召昇天 ) 또는 피승천 ( 被昇天 ) 이라고도 한다 .   성모 승천 대축일 날짜는 8 월 15 일로 지정되었으며 , 오스트리아 , 벨기에 , 칠레 , 에콰도르 , 프랑스 , 그리스 , 레바논 , 이탈리아 , 몰타 , 폴란드 , 포르투갈 , 스페인 등 많은 나라에서 이날을 공휴일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   2004 년 8 월 15 일 성모 승천 대축일을 맞아 루르드를 방문한 교황 요한 바오로 2 세는 강론 중 요한 복음서 14 장 3 절 구절을 성모 승천 교의의 주요 근거 가운데 하나로서 언급하셨습니다 . 이 구절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최후의 만찬 자리에서 제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 “ 내가 가서 너희를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면 , 다시 와서 너희를 데려다가 내가 있는 곳에 너희도 같이 있게 하겠다 .” 가톨릭교회의 신학에 따르면 , 마리아의 승천은 그리스도의 이와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연중 제18 주일)

  8 월의 첫 주일입니다 . 8 월에도 하느님 사랑 안에서 교우분들이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도합니다 . 요즘 한국에 묻지마 폭행과 살인이 갑자기 늘어나고 있다고 뉴스를 보았습니다 . 미국은 더 심하지만 , 한국도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 사람들의 마음에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 삶이 갈수록 팍팍하기에 마음에 쌓이는 것이 분노와 미움 뿐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   오늘은 연중 제 18 주일이지만 ,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을 교회는 지냅니다 . 오늘 예수님의 변모 모습을 전하는 복음은 공관복음 세 곳에 나오는 장면입니다 . 공관복음에서는 이 본문이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에 대한 첫 번째 예고에 이어 소개되고 있습니다 ( 마태 16, 21-23. 마르 8, 31-33. 루카 9, 22). 그래서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많은 고난을 겪고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지만 부활하시어 영광스러운 몸으로 변화할 것임을 미리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또한 이 변모 이야기는 예수님은 “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 ”( 마태 16, 16) 라고 한 베드로의 신앙고백을 “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 ”(5 절 ) 이라는 구름 속에서 들려온 음성으로 다시 한 번 확인해 주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 변모 이야기에서 마태오 복음과 마르코 복음은 거의 비슷하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 그러나 루카 복음은 조금 다르게 시작합니다 . 루카 복음은 “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고 기도하시러 산에 오르셨다 .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데 , 그 얼굴 모습이 달라지고 ....” 이렇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 또한 오늘 복음에서 특이한 것은 구약의 대표적인 인물 모세와 엘리야가 나오는 장면입니다 . 모세는 율법을 대표자이며 , 엘리야는 예언자의 대표자로서 이 두 사람은 구약을 대표합니다 . 유다교에서는 엘리야가 죽지 않고 승천하여 하늘에서 산다고 보았습니다 . 모세에 대해서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따라서 모세와 엘리야가 천상적 존재로서 변모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