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승천 대축일

오늘은 연중 제19주일이지만, 우리 공동체는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를 거행합니다. 화요일에도 본 미사를 봉헌합니다만, 교우분들이 승천 대축일 미사에 참여하여 성모님을 통하여 주님의 은총을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성모 승천(聖母昇天, 라틴어: Assumptio Beatae Mariae Virginis in coelum)은 마리아가 지상 생애를 마친 다음, 육신과 영혼이 함께 천상의 영광으로 들어 올림을 받았다고 표현합니다. 이 교의는 1950111일 교황 비오 12세가 사도헌장 지극히 관대하신 하느님(Munificentissimus Deus)을 통해 교황 무류성으로 선언함으로써 믿을 교리로 지정되었습니다. 마리아의 승천은 예수의 승천과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수는 하느님이기에 스스로 부활한 다음 승천하셨습니다(Ascension). 그러나 마리아는 보통 인간이기 때문에 스스로 승천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 의해 하늘나라로 들어 올림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성모 승천(Assumption)을 몽소승천(蒙召昇天) 또는 피승천(被昇天)이라고도 한다.

 

성모 승천 대축일 날짜는 815일로 지정되었으며, 오스트리아, 벨기에, 칠레, 에콰도르, 프랑스, 그리스, 레바논, 이탈리아, 몰타, 폴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등 많은 나라에서 이날을 공휴일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2004815일 성모 승천 대축일을 맞아 루르드를 방문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강론 중 요한 복음서 143절 구절을 성모 승천 교의의 주요 근거 가운데 하나로서 언급하셨습니다. 이 구절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최후의 만찬 자리에서 제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내가 가서 너희를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면, 다시 와서 너희를 데려다가 내가 있는 곳에 너희도 같이 있게 하겠다.” 가톨릭교회의 신학에 따르면, 마리아의 승천은 그리스도의 이와 같은 약속의 보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모 승천도 인간들의 부활과 승천의 희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와 똑같은 피조물인 마리아도 하느님의 은총에 보답하는 겸손과 순명의 덕행으로 하늘나라에 불러 올림을 받은 것처럼 우리도 마리아의 덕행인 겸손과 순명을 실천함으로써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는 확신을 주기 때문이다.

 

동방 정교회에서는 성모의 시신이 사라졌지만, 있는 그대로 안식에 들었다고 하여 성모 승천 대신에 성모 안식(聖母安息)이라고 표현합니다. 개신교에서는 성모 승천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성모 승천 대축일의 의미는 다름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시는 하느님의 축복이며 우리에게는 엄청난 희망을 확신하는 축일입니다. 한번 더 강조합니다만, 성모님의 삶, 성모님의 덕행, 성모님의 마음을 우리에게도 심어주시기를 간청함으로써 우리 역시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으로 승천할 수 있음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성모 마리아의 대표적인 덕행은 무엇입니까? 그분은 가브리엘 천사의 인사말에서부터 모든 것을 마음에 새기면서 덕행이 시작되었다고 할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낳으시고부터 시작된 삶은 모든 것을 마음에 새기고 밖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그런 삶인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마음을 누가 알 수 있겠습니까? 많은 분들이 성모님의 삶에 공감하실수 있습니다. 마음에 새기면서 나타나는 덕행은 겸손이고 순명 입니다. 또한 아들이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함께하신 모습에서 그분의 믿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잉태 순간부터 함께 해온 하느님께 대한 믿음에서 나온 것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세상의 어느 어머니가 아들의 죽음 앞에서 절규하지 않겠습니까? 이러한 극도의 고통 앞에서도 마리아는 마음에 새기고 하느님의 섭리에 순종하였습니다. 이러한 마리아에게 하느님은 영혼과 육체가 함께 하늘로 부르시는 은총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대축일이 더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 신앙공동체 모든 구성원이 마리아의 마음으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각자의 사정에 따라서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도 있을 것이고 안타까움도 있을 것입니다. 적절한 표현과 함께 마리아께 기도하는 한 주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 공동체를 위해서도 마리아께 기도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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