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Showing posts from November, 2020

대림 1주일 강론

  교회 전례력으로 새해가 되었습니다. 대림시기 입니다. 대림절은 교회 전례력의 시작이며 성탄을 준비하는 4주간 입니다. 라틴어로는 Adventus, 영어로는 Advent라고 합니다. '∼을 향하여 접근하다' 라는 뜻입니다. 무엇을 향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향하고 그 분이 오심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초대 교회, 즉 사도시대에서는 이 성탄을 기다리는 대림시기나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도 없었습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만 경축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이 부활 사건이 그리스도교의 출발점 이었기 때문입니다. 초창기 교회의 박해가 종식되면서 교회는 부활 다음으로 중요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게 되었고 성탄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대림시기가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대림시기의 핵심은 '기다림' 입니다. 구세주의 탄생을 기다리며, 그 기다림 동안에 우리의 몸과 마음도 정화(淨化. purification)시키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 인생은 기다림의 인생이라고 묵상해 봅니다. 어머니 뱃속에서 세상을 향해서 나오기를 기다리는 것으로 시작해서 부모와의 만남을 기다리며, 또 다른 형제· 자매와의 만남 이전의 기다림이라 든지, 배우자를 만나기 위한 준비과정으로써의 기다림이라 든지, 배우자와의 만남을 통해 2세를 기다리든지... 인생의 여정에서 많은 기다림을 거치고 있고 거쳐 오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에는 죽음을 기다리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이 죽음을 기다리는 것은 신앙을 가진 우리에게는 끝이 아니라 축복이기에 그 역시 다른 기다림이기도 합니다.  무엇을 기다린다는 것은 막연하게 아무 생각없이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기다림의 대상에 대한 기대와 기다리고 있는 나 자신의 준비가 동시에 이루어집니다. 과거에 지금의 배우자와의 첫 만남을 회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마음으로 배우자를 기다렸습니까? 그 배우자에 대해서 어떤 기대를 하셨고 나 자신은 그 배우자를 기다리면서 어떤 준비를 하

온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왕 대축일

  오늘은 모든 분들이 잘 아시는 것 처럼 교회 달력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오늘을 세상 마지막 날에 다시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왕으로 묘사하며 마지막 주일을 대축일로 지냅니다. 지난 주와 이번 주의 평일 미사 독서는 모두 요한 계시록을 읽습니다. 이 요한 계시록은 사도 요한이 성령에 이끌려 본 환시를 책으로 엮은 것입니다. 세상의 종말이 오기 전에 요한은 자기가 본 천상의 모습과 들은 말씀을 기록하였습니다. 마지막 주일에 오늘의 독서 말씀과 복음 말씀 역시 종말에 대한 말씀입니다.  오늘의 1독서는 에제키엘 예언서를 봉독하는데 그 내용은 무한하신 아버지의 사랑을 보여주십니다. 목자로서 비유되는 1독서는 자식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십니다. 먹이고, 쉬게하고, 잃어버린 자식을 찾아내고, 부러진 자식은 싸매 주고, 아픈 자식은 원기를 북돋아 주십니다.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하시는 일입니다. 2독서 역시 바오로 사도는 종말에 부활의 본보기를 보여주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은 우리 모두를 다시 살리신다고 확언합니다. 이 역시 하느님께서 보잘 것 없는 인간에게 베푸시는 은총의 힘을 강조 합니다. 결국 1. 2독서 모두가 하느님의 능력이 우리 인간에게 어떻게 발휘 되는 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마태오 복음 마지막 장으로 우리가 잘 아는 최후의 심판에 관한 말씀입니다. 장례 미사 때 이 복음 말씀을 읽기도 합니다. 오늘의 독서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은총에 대해 강조 했다면 오늘 복음은 우리 인간이 하느님의 은총에 응답하여 어떻게 이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 모범 답안을 제시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갈라 놓으신 양과 염소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그 기준이 무엇이기에 결과는 너무나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한쪽은 의인으로 분류되어 세상 창조 이전부터 준비한 축복을 받고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곳으로 가며 다른 한쪽은 영원한 벌을 받는 곳으로 갑니다.   그 해답은 다름이 아니라 세상안에 살면서 얼마나 이웃에게 베풀고 살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베풀

연중 33주일 강론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시 크게 유행하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우리를 괴롭힐지 모르겠습니다. 백신이 곧 나온다고 하는 소식이 우리에게 조금의 희망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 개인들이 조심에 조심을 하는 방법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교우분들 모두가 건강 관리에 만전을 기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지난 주에 이어서 다가 오는 하늘나라의 비유를 달란트의 비유를 들어 말씀하십니다. 우리 모두가 하느님 앞에 섰을 때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물어시는 질문의 내용을 오늘 복음 말씀에서 잘 알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에 우리 모두에게 각자에 맞는 달란트를 주셨습니다. 일생을 열심히 살아서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앞에 갔을 때 그분은 우리에게 태어나면서부터 주셨던 달란트를 셈 하십니다. 처음 주신 달란트에서 우리가 얼마나 더 벌어서 그분 앞에 내놓으시는 지 셈을 하십니다.  이 달란트는 옛부터 유대인들의 무게단위와 화폐단위로 사용되었습니다. 한 달란트는 예수님 시대에는 노동자들의 하루 품삯이었으며, 현재의 시세로는 1달란트가 금 8,800돈의 가치가 있으며 현재의 현금으로는 한국 돈 14억 5천만원이고 달러로는 130만달러 이상의 가치를 합니다. 성서적 의미로는 하느님께서 주신 천부적인 재능이나 능력의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오늘 비유말씀처럼 주인이 돌아와 종들에게 셈을 하는 것은 달란트 그 자체에 의미를 두기 보다는 이 세상에 살면서 하느님이 주신 재능과 능력을 얼마나 발휘하고 살았는지에 대한 셈을 말합니다.  우리본당의 교우분들은 이 세상에서 그것도 머나먼 미국 땅에 오셔서 사시면서 하느님께서 주신 재능과 능력을 얼마나 많이 발휘하셨습니까? 제가 생각하기에 우리 교우들은 아마도 하느님께서 주신 재능과 능력보다 훨씬 더 많이 사용하지 않으셨나 생각합니다. 우리 자신이 한국 땅에 살았으면 지금 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았는지 아니면 더 어렵게 살았는지 마음 속으로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오래 전부터 이민 생활하는 많

연중 32주일 강론

 가을이 깊어 갑니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 하는데 우리 본당의 모든 형제님들의 마음에 떨어지는 낙엽처럼 쓸쓸함 보다는 가을이 주는 풍요로움이 들었으면 합니다. 계절의 변화에 형제님들 뿐만 아니라 자매님들 또한 젊은 청춘들, 아이들까지도 각자 다르게 느끼는 바는 다르게 작용할 것입니다. 이 가을이 우리 모두에게 축복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고 그렇게 되도록 기도합니다.  교회의 전례력으로 올 한해도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11월 22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을 지내고 올 한해를 마감하게 되고 29일은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인 대림1주일을 맞게 됩니다.   오늘 복음은 저물어가는 교회 전례력에 맞게 10처녀의 비유를 말씀하시면서 우리 모두에게 왕으로 오시는 예수님을 잘 맞이할 수 있도록 지혜롭게 깨어 준비하도록 말씀하십니다. 10명의 처녀들 중에서 5명은 어리석다고 말씀하시고 나머지 5명은 지혜롭다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어리석은 처녀들의 특징은 다름이 아니라 게으름을 의미합니다. 그리스어 원문의 어리석음을 뜻하는 단어는μωροσ(moros)라고 합니다. 이 단어는 육체적 게으름과 심리적 게으름을 말합니다. 결국 어리석은 처녀들은 자신들의 게으름으로 인해 혼인잔치에 신랑을 맞으러 나갔지만 등불에 쓸 기름을 준비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게 됩니다. 반면 지혜로운 처녀들 필요한 등불과 기름을 잘 준비해서 원하던 혼인 잔치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스 원문의 지혜롭다는 말은 φρονοιμως(pronoimos)이라 하는데 그 뜻은 재빠른, 민첩한 이란 뜻입니다. 이 지혜로운 처녀는 자기들이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민첩하게 준비하였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나머지 5명의 처녀를 지혜롭다 하셨습니다. 정확하게 지금 이 순간에 자신이 해야할 일을 안다는 사람을 지혜로운 사람임을 오늘 복음은 말하고 있습니다. 혼인 잔치에 참여한 처녀들은 궁극적인 행복을 누리는 사람으로 묘사되어 있고 어리석은 처녀들은 지극히 불행의 고통을 누리는 사람으로 묘사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