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1주일 강론

 교회 전례력으로 새해가 되었습니다. 대림시기 입니다.

대림절은 교회 전례력의 시작이며 성탄을 준비하는 4주간 입니다. 라틴어로는 Adventus, 영어로는 Advent라고 합니다. '∼을 향하여 접근하다' 라는 뜻입니다. 무엇을 향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향하고 그 분이 오심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초대 교회, 즉 사도시대에서는 이 성탄을 기다리는 대림시기나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도 없었습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만 경축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이 부활 사건이 그리스도교의 출발점 이었기 때문입니다. 초창기 교회의 박해가 종식되면서 교회는 부활 다음으로 중요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게 되었고 성탄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대림시기가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대림시기의 핵심은 '기다림' 입니다. 구세주의 탄생을 기다리며, 그 기다림 동안에 우리의 몸과 마음도 정화(淨化. purification)시키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 인생은 기다림의 인생이라고 묵상해 봅니다. 어머니 뱃속에서 세상을 향해서 나오기를 기다리는 것으로 시작해서 부모와의 만남을 기다리며, 또 다른 형제· 자매와의 만남 이전의 기다림이라 든지, 배우자를 만나기 위한 준비과정으로써의 기다림이라 든지, 배우자와의 만남을 통해 2세를 기다리든지... 인생의 여정에서 많은 기다림을 거치고 있고 거쳐 오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에는 죽음을 기다리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이 죽음을 기다리는 것은 신앙을 가진 우리에게는 끝이 아니라 축복이기에 그 역시 다른 기다림이기도 합니다.

 무엇을 기다린다는 것은 막연하게 아무 생각없이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기다림의 대상에 대한 기대와 기다리고 있는 나 자신의 준비가 동시에 이루어집니다. 과거에 지금의 배우자와의 첫 만남을 회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마음으로 배우자를 기다렸습니까? 그 배우자에 대해서 어떤 기대를 하셨고 나 자신은 그 배우자를 기다리면서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모든 분들이 준비한 마음이 있었고 짧지만 그 기다림에 대한 자신 만의 정화의 시간이 분명히 있었을 것입니다. 이 정화의 시간이 있었기에 그 만남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졌고 만족하셨을 것이고 지금의 우리가 있습니다. 기대와 정화 이 두 주제가 대림시기 동안 우리 모두의 화두(話頭)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대림1주일의 복음은 마르꼬 복음을 읽습니다. 아주 간단한 말씀입니다. 지난 연중 마지막 주일인 32주일, 33주일 복음 말씀과 같은 내용입니다. 열 처녀의 비유 말씀이나 탈란트의 비유 말씀을 종합하여 마르코 복음사가는 기록 하였습니다. “깨어 있어라” 하신 말씀은 이 세상에 오시는 하느님을 기다리면서 그리스도께 대한 기대와 자신에 대한 정화의 시간을 가져라는 말씀입니다. 마르꼬 복음의 이 말씀이 그리스도께서 오심에 대한 우리의 기대와 그리스도께서 오신다는 기대에 응답하는 우리 자신의 준비 사항으로 정화의 시간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 기대와 정화의 작용은 다름이 아니라 2000년동안 교회가 외쳐 온 바로 회개(悔改, conversion)를 말하는 것입니다. 

 대림시기 동안에는 우리 모두가 좀 더 열심히 하느님께로 다가 갑시다. 연말의 분위기가 코로나로 사라진 작금에 와서 누구와 연말 분위기를 만드시겠습니까? 하느님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 가서 연말 분위기를 만들어 봅시다. 코로나가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만 우리는 하느님께는 멀리 하면서 다른 일상의 일들은 당연히 자연스럽게 하고 살아갑니다. 미사에 참여하지 않음을 코로나 감염 방지를 위해서 라고 스스로 위로 하면서 음식점이나 쇼핑이나 짧은 여행은 다 하고 있는 우리들을 한번 돌아봅시다. 

대림시기는 하느님께 다가가는 시간이고 우리 자신을 정화하는 시간 입니다. 예수 그리스도 오심을 기다리며 자신을 정화하는 우리 모든 교우들에게 주님께서 축복하시며 함께 하시도록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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