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연중 제18 주일)

 8월의 첫 주일입니다. 8월에도 하느님 사랑 안에서 교우분들이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요즘 한국에 묻지마 폭행과 살인이 갑자기 늘어나고 있다고 뉴스를 보았습니다. 미국은 더 심하지만, 한국도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에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삶이 갈수록 팍팍하기에 마음에 쌓이는 것이 분노와 미움 뿐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오늘은 연중 제18주일이지만,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을 교회는 지냅니다. 오늘 예수님의 변모 모습을 전하는 복음은 공관복음 세 곳에 나오는 장면입니다. 공관복음에서는 이 본문이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에 대한 첫 번째 예고에 이어 소개되고 있습니다(마태 16, 21-23. 마르 8, 31-33. 루카 9, 22). 그래서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많은 고난을 겪고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지만 부활하시어 영광스러운 몸으로 변화할 것임을 미리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변모 이야기는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마태 16, 16)라고 한 베드로의 신앙고백을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5)이라는 구름 속에서 들려온 음성으로 다시 한 번 확인해 주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변모 이야기에서 마태오 복음과 마르코 복음은 거의 비슷하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루카 복음은 조금 다르게 시작합니다. 루카 복음은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고 기도하시러 산에 오르셨다.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데, 그 얼굴 모습이 달라지고....”이렇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또한 오늘 복음에서 특이한 것은 구약의 대표적인 인물 모세와 엘리야가 나오는 장면입니다. 모세는 율법을 대표자이며, 엘리야는 예언자의 대표자로서 이 두 사람은 구약을 대표합니다. 유다교에서는 엘리야가 죽지 않고 승천하여 하늘에서 산다고 보았습니다. 모세에 대해서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모세와 엘리야가 천상적 존재로서 변모하신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눈 것입니다. 마태오 복음과 마르코 복음에서는 예수님과 모세와 엘리야가 나눈 대화의 내용이 나오지 않지만, 루카 복음에서는 대화 내용이 나오는 것이 조금 다릅니다. 그 대화의 내용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 곧 세상을 떠나실 일이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에 관한 내용입니다. 수난을 거쳐서 오늘 세 명의 제자들이 본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들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어떠한 시련과 고통도 피해 가기를 원합니다. 나약한 인간으로서는 당연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인생살이에서 절대로 피해 갈 수는 없는 것입니다. 특히 모든 것이 낯선 이민 생활에서 너무나 많은 어려움을 만났으리라 생각합니다.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온 이민 생활은 어느 직종에 종사하던 시련과 고통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또한 많은 분은 힘겹게 살면서 불행하게도 제대로 삶을 꽃피어 보지도 못한 채 세상을 떠난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 시련과 고통을 잘 이겨내어 영광스럽게 삶을 살고 있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더구나 신앙을 가지면서 하느님의 이름을 어려울 때마다 부르면서, 시련 속에서도 예수 그리스도께 의지하면서 열심히 살아오신 분들이 바로 우리 교우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제자들처럼 지금 변모하신 예수님의 얼굴을 바라보고 계십니다.

 

오늘 거룩한 주님의 변모 축일을 지내면서 아직도 어려움 중에 있는 분들에게는 많은 희망과 위로와 격려를 해주고 계십니다. 어리석지만 순수한 마음으로 예수님의 변모 모습에 무슨 말을 할지 몰라 초막 셋을 지어 바치겠다는 베드로의 말처럼, 그저 예수님을 바라보면서 자신에게 지금 주어져 있는 시련과 고통을 지혜롭게 잘 이겨낼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주시기를 청하면 좋겠습니다. 저는 우리 본당이 직면해 있는 현실의 어려움에 잘 이겨 낼수 있는 지혜를 주시기를 요즘 매일 청하고 있습니다. 영광스럽게 변화할 미래의 우리 신앙 공동체를 생각하며 지금 겪고 있는 시련 역시 예수님께서 주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쁨과 행복과 영광이 있기까지는 겪어야 할 시련이 분명히 있음을 기억하면서 살았으면 합니다. 우리 교우들과 우리 신앙 공동체에 기쁨과 행복과 영광이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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