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행(萬行) (연중 제 23주일)
만행(萬行)
(연중 제23주일)
(다같이 최성수의 '동행' 노래 부르기)
인생은 행(行)입니다. 행(行)은 가다 혹은 걷다입니다. 그런데 인생길은 혼자 걷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동행이 필요합니다. '나와 같이 함께 울어줄 사람'과의 따뜻한 동행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는 '많은 군중이 예수님과 함께 길을 가고' 있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돌아서서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루카 14,27).
동행은 단순히 길을 같이 걷는 것만이 아니라 그에 따른 행동이 요구됩니다.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라야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먼저 비행과 악행을 삼가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윤리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일과 남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두번째로 관행을 넘어서야 합니다. 얼마나 자주 우리는 '원래 그랬으니까', '남들도 그렇게 하니까' 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 합니까? 비행과 악행을 삼가고 관행을 넘어서는 것은 제자가 되는 첫번째 관문입니다.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루카 14,33).
예수님의 이 말씀은 참 어려워 보입니다. 자기 소유를 다 버리는 것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이때 수행이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자기 소유를 내주고 자신을 내려놓다보면 언젠가는 모든 것을 내어놓을 수 있게 됩니다.
예수님과의 동행은 많은 군중이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자가 되려면 비행과 악행을 삼가고 관행을 넘어서야 합니다. 더 나아가 수행을 통해 자신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이를 불교에서는 '만행(萬行)'이라고 합니다. 만가지 행위, 곧 먹고 자고 일하고 말하고 걷는 등 모든 행위가 수행의 길이며 부처가 되는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늘 깨어있어라'와 같은 뜻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모든 일이 예수님과 동행이며 만행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길은 '천국행'입니다.
오늘 1독서 지혜서는 천국에 이르는 길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세상 사람들의 길이 올바르게 되고,
사람들이 당신 마음에 드는 것이 무엇인지 배웠으며,
지혜로 구원을 받았습니다"(지혜
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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