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Showing posts from November, 2024

대림 제 1주일 강론

  12 월의 시작입니다 . 이제 올해도 겨우 한 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 2024 년 마지막 12 월도 세상에 오시는 하느님과 함께 몸과 영혼이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 공교롭게도 12 월의 시작이 대림절과 함께 시작합니다 . 인간으로 오시는 하느님을 잘 만날 수 있도록 4 주 동안 준비를 잘하면 좋겠습니다 . 우리와 함께 있는 볼티모 교회는 thankgiving 이 지내면서 , 작년과 같이 성전을 화려하지는 않지만 , 장식하였습니다 . 이 교회 역시 나름대로 대림절을 이런 식으로 준비하는 것 같습니다 . 가톨릭 교회는 대림초를 장식하는 것으로 외적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잘 아시는 것처럼 , 대림 시기는 ‘ 주님 성탄 대축일 ’ 전의 4 주간을 가리키는 것으로 ,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리는 주님 성탄 대축일을 준비하면서 다시 오실 구세주를 기다리는 시기입니다 . ‘ 대림 ’( 待臨 ) 이라는 말은 ‘ 도착 ’ 을 뜻하는 라틴 말 ‘ 아드벤투스 ’(Adventus) 에서 왔습니다 . 이 대림 시기의 첫 주일부터 한 해의 전례주년이 시작된다는 것은 교우분들이 잘 아실 것입니다 . 곧 교회 달력 ( 전례력 ) 으로는 대림 제 1 주일이 새해의 첫날이다 . 대림 시기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 스페인과 갈리아 ( 프랑스 ) 지역에서 성탄을 앞두고 참회의 기간을 가진 관습이 있었던 4 세기 말 무렵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그러나 본격적인 의미에서 해마다 대림 시기가 거행된 것은 6 세기 이후 로마 전례에 도입되면서부터라고 합니다 .   대림 시기는 구세주이신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다시 오실 것을 기다리며 회개와 속죄로 준비하는 기간입니다 . 이 시기는 전례의 성격에 따라 두 부분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 첫째 부분인 대림 제 1 주일부터 12 월 16 일까지의 전례는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묵상하며 기다리는 분위기가 이어집니다 . 성경 말씀도 ‘ 깨어 기다...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11 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는 느낌의 차갑고 강한 바람이 어깨를 움츠리게 합니다 . 오늘 가톨릭교회는 교회의 전례력으로 마지막 주일이고 주간입니다 . 그래서 교회는 마지막 연중 주일을 장차 세상의 심판자로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께 왕이란 호칭을 사용하여 ,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지냅니다 .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을 지내면서 , 우리에게 전해 주는 복음 말씀은 공교롭게도 빌라도 앞에서 재판받으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전해 줍니다 . 왕으로 오시는 분이 보잘것없는 인간 앞에서 재판을 받고 계십니다 . 재판받고 계시지만 아주 당당하게 서 계신 우리의 주님이십니다 .   역사적으로 보면 , 서기 30 년 4 월 7 일 , 유대 달력으로 니산 14 일 금요일 새벽에 예수님께서는 총독 관저로 압송되셨습니다 . 유대인들은 니산 14 일 금요일 새벽에 예수님을 총독 관저로 압송했을 때 “ 몸을 더럽히지 않고 과월절 음식을 먹기 위해서 관저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 고 합니다 ( 요한 18,28). 유대인들은 이방인이 불결하다고 보는 까닭에 될 수 있는 대로 그들을 찾아가지 않고 피하였습니다 ( 사도 10,28). 빌라도 총독은 관저 밖에 운집한 유대인들과 관저 안에 계시는 예수님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재판을 진행했다는 식으로 요한은 복음을 서술하였습니다 .   유대인들이 총독에게 예수를 고발하며 조작한 죄목은 그가 로마 황제의 허락도 받지 않고 스스로 대권을 탈취코자 했다는 것입니다 . 곧 예수님은 대역죄인이라는 것입니다 . 그래서 빌라도는 “ 당신이 유대인들의 임금이요 ?” 하고 묻습니다 . 여기에 예수님께서는 빌라도에게 “ 내가 임금이라고 네가 말하고 있다 .” 라고 하시면서 , 긍정도 부정도 아닌 모호한 답변을 하십니다 . 예수님은 메시아라는 자의식을 지니셨지만 , 절대로 정치적 차원이 아닌 신앙의 차원에서만 메리시아라고 생각하셨기에 이...

연중 제 33주일 강론

  성당 마당에 있는 큰 나무들의 잎이 거의 다 떨어졌습니다 . 치우고 또 치우고 해도 끝도 없이 떨어지던 나뭇잎도 이제는 거의 없습니다 . 그래도 어느 나뭇잎은 한겨울에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 생명력이 강하다고 할까요 . 이제 교회의 전례력도 막바지로 가고 있습니다 . 11 월 24 일 주일을 끝으로 교회의 전례력은 2024 년을 끝내고 12 월 첫 주일을 대림 1 주일로 시작합니다 .   전례력으로 한해를 마감해 가는 시간에 , 예수님은 종말을 언급합니다 . 더 정확하게 말하면 , 사람의 아들이 다시 오심을 말씀하십니다 . 그리스어 신약 성경 원문에는 단락마다 주제를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 다른 언어로 번역된 성경에서는 단락마다 주제를 기록하였습니다 . 그래서 오늘 복음의 주제는 ‘ 사람의 아들의 오심 (Comming of the Son of Man)’ 입니다 . 굳이 다른 말로 하자면 ‘ 종말 ’ 입니다 . 마르코 복음 13 장은 성전 파괴 예고부터 시작해서 , 재난의 시작을 언급하고 있으며 , 가장 큰 재난에 관해서 서술하고 , 오늘 복음인 사람의 아들이 오시는 날과 무화과 나무의 교훈 그리고 종말이 오더라고 깨어 있으라는 말씀으로 끝맺습니다 .   성서학적으로 재난에 관한 언급이나 종말 사건에 관한 서술을 묵시 문학이라고 합니다 . 우리에게는 성경의 제일 마지막 책인 ‘ 요한 묵시록 ’ 를 연상할 수 있습니다 . ‘ 묵시 ’ 라는 말은 ‘ 계시 ’ 라는 말과 같은 뜻입니다 . ‘ 비밀을 알려준다 ’ 는 의미입니다 . 유대교의 묵시 문학은 주로 종말 , 구원자의 내림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종말 사건들이 일어납니다 . 마르코 복음의 저자는 자신의 복음서에 유대교의 묵시 문학을 일부 인용하면서 , 종말 사건이나 사람의 아들의 오심에 대해서 기록하였습니다 . 물론 마태오 복음의 저자나 루카 복음의 저자 역시 마르코 복음을 인용하였고 다른 내용을 첨가 하기기도 하였습니다 . 초대 교회 시대에 유행하였던 묵시 문학의...

연중 제 32 주일

  완연한 가을이지만 날씨가 꽤 덥습니다 .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볼티모 교구 사제 연수회 (Convocation) 에 갔다 왔습니다 . 140 명 가까운 신부님들이 세 분의 주교님과 함께 3 박 4 일의 일정을 함께 하였습니다 . 마지막 저녁 식사 시간에는 잠시 일어나서 한국순교자 성당의 건축과 저의 임기가 내년 1 월까지라고 공지하기도 하였습니다 . 한국순교자 성당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   연중 32 주일에 예수님께서는 두 가지 말씀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 하나는 율법 학자들을 본받지 말라는 말씀이고 , 다른 하나는 과부의 헌금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 이스라엘 남자들은 누구나 축일에 두루마기 비슷한 예복을 입었습니다 . 특히 율법 학자들과 바리아이들의 예복은 한결 더 길었다고 합니다 . 또한 남자들은 탈출 13,1-6. 신명 6,4-9. 13,-21 에 나오는 내용을 적어 작은 성냥갑 비슷한 것에 넣어 그것을 이마와 왼팔 윗부분에 묶고 다녔습니다 . 소위 성구갑 입니다 . 그리고 겉옷 자락 네 곳에는 흰 실과 푸른 실을 꼬아 만든 술을 달고 다녔는데 소위 “ 옷단의 술 ” 이라고 불렀습니다 . 예수님 시대에 율법 학자들이 지나가면 사람들은 일손을 멈추고 선생님 ( 랍비 ) 또는 “ 아버님 ” 이라 부르면 인사하였다고 합니다 . 또한 지역의 유지이기 때문에 어느 모임에서나 윗자리를 차지하였다고 합니다 . 예수님은 이런 율법 학자들의 행동을 못마땅하게 생각해서 그들을 조심하라고 합니다 .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 예수님께서 오늘날에 계셨으면 분명히 교우들에게 “ 사제들을 조심하여라 . 그들은 수단이나 로만 카라를 하고서는 어디를 가든지 인사받기를 좋아한다 . 어느 모임에서든지 높은 자리를 , 잔치 때에는 윗자리를 스스로 찾아서 앉으려고 한다 .” 또한 “ 혼자서는 기도하지 않으면서 교우들과 함께하는 자리에서는 기도를 길게 한다 .” 라고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