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9주일 강론

 목요일 밤에는 강한 폭풍우가 지나갔습니다. 볼티모에 와서 몇 번 겪었지만 목요일 밤의 폭풍우는 너무나 강력하였습니다. 재난 문자까지 올 정도니 많이 심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 교우들에게는 아무런 피해가 없었으면 합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을 생명의 빵이라는 말씀으로 자기 계시 정식을 지난주부터 말씀하고 계십니다. 오늘 말씀도 지난주에 이어 계속되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유대인들에게 영원의 생명을 주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라고 지난주에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말씀을 유대인들은 이해를 하지 못하고 단지 썩어 없어질 양식만을 생각합니다. 유대인들은 오 천명을 먹이신 빵의 기적이 가리키는 구원의 상징성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빵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길이 남아 있을 양식, 곧 영생을 가리키는 상징이라는 사실을 유대인들은 깨닫지 못했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과 유대인들 사이의 대화에서 우리는 쉽게 끝없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생명의 빵과 유대인들이 생각하는 생명의 빵은 출발점부터 다릅니다. 유대인들의 생각은 지난주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1차원적인 욕구 중심의 내용이라면,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은 고차원적인 욕구, 본능을 뛰어넘어 생각하기를 바라는 내용임을 우리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과 청중은 말을 서로 주고받지만 둘의 차원이 너무나도 다른 까닭에 전혀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요한 복음의 핵심은 예수님은 본래 하느님 아버지와 같은 하느님이셨습니다(1.1.18; 20.28). 이분이 사람이 되시어(1,14) 하느님을 계시하고 자기 자신을 계시한산 다음 하느님께서 올라가셨다는 내용입니다. 이 계시를 받아들이는 결단을 신앙이라고 합니다. 인간은 신앙으로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이것이 요한복음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구구절절 어떻게든 유대인들이 당신 말씀을 받아들이도록 설명하지만, 그들은 끝까지 1차적인 본능 욕구 안에서 이해하려 하기에 예수님과 유대인들은 끝없는 평행선을 가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유대인들의 이해를 위해서 결국은 십자가의 죽음이라는 최후의 방법을 선택하셨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이해를 위해서 살아갑니다. 이 말은 자신이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 힘쓰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자기를 이해해 주기를 위해 살아갑니다. 사회심리학 이론 중에서 긍정 지향성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사람들은 자신에 긍정적인 평가를 해주면 우선적으로 그 사람에게 호감을 가지게 됩니다. 상대방이 자신에게 우호적이고 좋게 평가해 주면 당연히 그 사람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고 친교적인 관계를 형성합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나 자신도 상대방을 좋게 평가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비록 그 상대방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그렇게 합니다. 그러면서 서서히 상대방을 알아갑니다. 그 조건은 좋은 관계를 가질 때 만 그렇습니다. 지극히 정상적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친교적 관계가 우정이 되고 형제적 사랑의 관계로 발전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한 예도 있습니다. 우정이 되고 형제적 사랑의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조건은 서로에게 마음의 문을 열 때입니다. 마음을 연다는 것은 서로에게 애정을 가지고 서로에게 배려를 보일 때 가능합니다. 한쪽의 일방적인 배려만을 가지고는 형제적 관계로 발전하기는 어렵습니다. 경험들이 많을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과 유대인들과의 관계는 예수님께서 유대인들에게 인내에 인내를 더 하는 배려를 해 주시지만, 유대인들은 예수님께 대한 배려가 전혀 없습니다. 유대인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한 차원 더 높게 이해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배려가 없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유대인들과의 대화에서 뭔지 모르게 유대인들은 처음부터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는 마음이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항에서 무슨 배려가 존재하겠습니까? 배려가 없기에 사랑도 없는 것입니다.

누가 잘못했다고 평가하고 나쁘다고 결정하고 스스로 선하고 거룩함을 치장하기 전에 나 자신이 삶 안에서 얼마나 배려하는 마음을 가졌는지 돌아보는 한 주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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