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 3주일 강론

 3월의 첫 주일입니다. 봄기운을 조금씩 느낄수 있습니다. 아직은 찬 바람이 불고 있지만 서서히 남쪽에서 불어오는 따뜻하면서 포근한 봄바람을 이제 곧 만나고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꽃이 피려면 아직 좀 남아있지만 개나리는 곧 보리라 기대해 봅니다. 춘삼월에도 하느님 사랑 안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고 하느님 은총을 체험하는 사순시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순 3주일을 지내면서 사순시기 한중간으로 들어왔습니다.

 

3월의 첫 주일이면서 사순 제3주일에 우리는 성전을 정화하시는 예수님 모습을 봅니다. 아주 드물게 성전 정화하시는 예수님에 관한 복음은 4개 복음에 모두 나오는 장면입니다. 4개 복음에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 역시 중요한 의미를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서적 풀이를 잠깐 하면, “유다인들의 파스카 축제가 가까워지자...”라고 오늘 복음은 시작합니다. 파스카 축제는 과월절을 의미하고 이 축제는 원래 중동 유목민이나 목동들이 가축의 번성을 비는 뜻으로 이른 봄에 어린양을 잡아 제사를 바치는 목동의 축제였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에서 기적적으로 탈출한 다음, 목동 축제를 이집트 탈출 사건을 기념하는 종교 축제로 바꾸었습니다. 과월절은 오순절과 초막절과 더불어, 13세 이상 된 이스라엘 남자는 누구나 예루살렘 성전으로 순례를 가야 하는 순례 축제였습니다.

 

예수님 당시 성전은 학교 운동장의 네댓 배나 되는 것으로 이스라엘 마당과 이방인들의 마당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이스라엘 마당에는 유대인만 들어갈 수 있었고 이방인들의 마당은 아무나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유대인들은 이방인들의 마당에서 소, , 비둘기 따위의 제물들을 팔기도 하고사기도 하고, 로마 돈과 그리스 돈을 이스라엘 돈으로 바꾸기도 하였습니다. 소는 부자들의 제물이었고, 양과 염소는 중산층의 제물이며, 비둘기는 가난한 자들의 제물이었습니다. 성모 마리아도 예수님을 출산한 지 사십째 되던 날에 예루살렘 성전에서 속죄의 제사를 바쳤는데 살림이 곤궁하여 비둘기 두 마리를 바쳤다고 합니다(루까 2, 22-24).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있어서 성전은 그들의 목숨보다도 중요한 장소였습니다. 유대인들은 성전에는 하느님이 계신 아주 신성한 장소였습니다. 그들은 언제나 성전을 방문하여 하느님께 제사 지내고 하느님을 만난다고 생각하였으며, 자기들의 정성을 보시고 원하는 기도를 들어주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눈에는 유대인들이 성전을 대하는 태도에서 성전을 하나의 도구적 장소로만 사용하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제물과 함께 각자의 겸손하고 자신을 낮추는 마음은 없고 오직 제물을 사용함으로써 그들의 의무를 다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여기에 화가 나신 예수님은 환전상들의 상을 엎어버리고 채찍으로 소와 함께 그들을 모두 성정에서 쫓아내셨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마음 상태를 이미 알았습니다. 마지막 복음 말씀에 사실 예수님께서는 사람 속에 들어 있는 것까지 알고 계셨다라고 전합니다.

 

예수님은 당신 자신을 성전이라고 아주 의미 있는 말씀을 하십니다. 하느님과 함께 계시기에, 항상 하느님과 일치하고 계시기에, 예수님은 당신을 성전이라고 하신 것은 당연한 말씀이기도 합니다. 또한 우리는 성체성사를 통해서 예수님의 몸을 받아먹음으로써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 몸에 모시고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몸 또한 하느님이 계시는 성전이기도 합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성령이 계시는 성전입니다(1고린 6, 19). 그러기에 우리는 자주 우리 자신의 성전 정화가 필요합니다. 성령께서 계시는 성전인 우리 몸의 정화할 수 가장 좋은 시간이 바로 사순시기이기도 합니다. 성령께서 계시는 우리 자신을 정화하는 시간을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누구에게나 필요한 시간이라 생각됩니다. 우리에게 예수님께서 채찍을 들고 오시기 전에 우리 스스로가 겸손하고 자신을 낮추면서 기도, 참회 행위와 자선을 통해 자신을 정화하는 시간을 만들어 가는 사순 3주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Comments

Popular posts from this blog

한가위 미사

연중 제7주일

연중 제31주일 강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