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1주일 강론

 10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가을의 단풍도 절정을 이루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눈을 즐겁게 해 줍니다. 떠나가는 가을의 단풍을 열심히 즐기시면 좋겠습니다. 11월이 코앞으로 다가 왔습니다. 이제는 겨울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에 있습니다. 가톨릭교회는 11월을 위령의 달로 정해서 우리보다 먼저 하늘나라로 간 모든 연령들을 위해 기도 합니다. 10월 마무리 잘 하시고 11월 잘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자캐오(Zacchaeus)를 만납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전교 여행을 하시는 동안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비유를 통해서나 직접적으로 만나시거나 많은 사람을 만납니다. 우리는 지난 연중 28주일에는 열 명의 나병 환자들을 만났고, 29주일에는 끈질기게 청하는 과부를 만났으며, 지난주에는 성전에서 기도하는 바리사이와 세리를 만났습니다. 오늘 우리는 징세 청부업자인 자캐오라는 인물을 만납니다. 복음에서 자캐오라는 사람의 직업을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세관장(Chief tax collector, ἀρχιτελώνης)입니다. 자캐오라는 이름은 깨끗한 자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수님 시대의 세리는 공적인 죄인임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가 만나는 자캐오의 의미가 깨끗한 자라고 하니 뭐가 좀 이상한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느님의 섭리는 정말이지 반어적(ironical)표현이라 할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전교 여행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이 어떻게 보면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가 필요한 사람들만 골라서 만나시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당연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분이 세상에 오신 목적에 딱 들어맞는 만남을 계속 이어가십니다.

 

자캐오는 몇 주 동안 우리가 만났던 사람들과 별반 다른 것이 없는 사람이고 현대를 사는 우리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입니다. 자캐오라는 인물을 오늘 복음은 너무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는 예수님이 지나가신다는 소식을 듣고 그분을 보고 싶어 하지만 신체 구조상 키가 작다고(short in stature) 복음은 전합니다. 지나가시는 예수님을 너무 보고 싶은 나머지, 키 작은 신체를 극복하기 위해서 그는 돌무화과나무에 올라갔다고 복음은 서술합니다. 아마도 예수님은 당신을 그렇게 보고 싶어 하는 자캐오의 마음을 아시고 그에게 큰 선물을 주십니다. 그에게 나무에서 내려오라 하시고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하십니다. 이것이 또 하나의 스캔들이 되었지만, 예수님은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자캐오 집에서 식사하시고 하룻밤 머무십니다. 그리고 자캐오 집안이 구원을 받았음을 선포하시고, 자캐오 역시 아브라함의 자손임을 선포하십니다. 자캐오 인생에 있어서 엄청난 축복이 주어지고 자캐오 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됩니다. 자캐오는 예수님 앞에서 회개의 표시로 예수님께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약속합니다. 이러한 자캐오의 약속에, 예수님은 받아들이시면서 사람들에게 자캐오가 구원받음을 선포합니다.

 

우리가 몇 주 동안 복음에서 만났던 사람들을 돌아보면,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만났던 사람들은 모두가 사람들로부터 소외되어 사는 사람들(outsider)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을 만나면서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에게 다가가는데 두려워하지 않고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자캐오는 예수님을 보려고 부끄러움을 무릎 쓰고 나무에 올라가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나무에 올라갔기 때문에 예수님을 만났고 예수님을 집으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만나는 데 주저하신 경우가 있었나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하느님의 계명과 양심을 잠시 접어둔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개인적 명예를 위해서 그리스도교 신자 임을 의도적으로 접어둔 경험있을 것입니다. 누구나 이런 경험들이 있을 것입니다. 오늘 만난 자캐오를 통해 모두가 예수님 앞에서 과감하게 회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저 역시 자캐오를 통해 용기내어 예수님 앞에 회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이틀 남은 10월을 보내면서 우리가 좀 더 예수님께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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