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주일 강론

 한 주간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오늘은 연중 제3주일이면서 동시에 음력 설이기도 합니다. 성탄, 11, 음력 설까지 모두 주일로 지내는 것이 참으로 공교롭기도 합니다. 인간을 회기의 동물이라고도 합니다. 연어가 성장한 후 고향 냇가로 돌아오듯이, 인간은 연어보다는 더 뛰어난 존재이기에 항상 자기가 태어난 곳을 그리워하고 향수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고향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현재를 살아가기도 합니다.

 

저는 지난 수요일 본당 교우분의 도움으로 작년에 처음 방문하였던 D.C.에 한국 가게들을 방문하였습니다. 가톨릭신자이든 아니든 관계없이 한국분들을 만나서 기도하고 격려하면서 서로 덕담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작년에 방문한 것을 기억하면서 너무 고마워하는 모습에 부끄럽기도 하였고 뿌듯하기도 하였습니다. 어느 분은 작년에 신부님이 다녀가신 후 1년동안 아무 사고없이 지냈습니다.’ 하면서 너무 고마워하기도 하였습니다. 주님의 보살핌이 올해도 계속되기를 기도합니다. 우리 본당의 교우 가게에도 주님의 보살핌으로 무사하기를 기도합니다.

오는 연중 3주일의 복음은 전반부에서는 예수님의 주 활동무대인 갈릴래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후반부에서는 갈릴래아에서 베드로와 그의 동생 안드레아 그리고 제베데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을 부르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예수님은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시고 이집트로 피신을 가셨다가 돌아와서는 나자렛이라는 동네에서 사셨습니다. 나자렛이라는 동네는 아주 작은 동네이며, 이 나자렛을 포함하여 그 일대를 갈릴래아 라고 불렀습니다. 갈릴래아는 팔레스티나 북부에 있던 고대의 지역명으로 요르단강 서쪽의 비옥한 평야와 그 외의 바위산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어린 시절 예수님 자라던 마을이 이곳 갈릴래아 지방의 남쪽에 있고, 사도들의 대부분도 이 갈릴래아 출신이었습니다.(마태 4:18, 사도 1:11).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이 갈릴래아는 예수님의 주요 활동무대였고, 많은 기적들도 이곳 갈릴래아에서 행해졌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갈릴래아는 밀농사를 중심으로 하여 이스라엘 민족을 먹여 살리는 곡창지대였지만, 앗시리아와 바빌로니아와 로마 등 식민지 제국의 탐욕과 유대민족 부유층 및 사제계급에 의해 '이방의 갈릴래아!'(이사야 9:1-2, 마태4:15-16)라고 불리우는 호칭처럼 정통유대인들의 관점에서 보면 천하고 율법을 지키지 않는 죄인들의 거주지역입니다.

반체제적인 기질이 농후한 열혈당원(젤롯당)과 예루살렘 사제집단의 교권주의에 반기를 드는 무력 항쟁파와 폭도들의 근거지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성서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역사적 예수는 고향 나사렛에서 성장 시기와 공생애 대부분 시간을 보낸 활동 지역이 바로 갈릴래아지역이었던 것이다.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갈릴래아는 중앙 정부로부터 수 많은 약탈을 당했기에 부유한 지역이 될 수 없었습니다. 다른 지방에서 살다가 경제적으로 극도의 어려움을 당하면, 모두 이 갈릴래아 지역으로 와서 살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갈릴래아 출신들은 이스라엘 안에 있는 이방인의 땅으로 취급받았으며 갈릴래아 출신아라고 하면 무조건 무시하고 천한 사람으로 취급하였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무시당하는 동네에 예수님의 주 활동무대가 되었을까요? 또한 왜 예수님은 이 동네에서 당신 구원사업의 협조자인 제자들을 부르셨을까요? 어떻게 보면 정말로 의외의 (ironical) 활동인 것 같습니다. 많이 배우고, 가문이 좋고, 똑똑하고,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들을 제자로 충분히 부를 수 있는 분이시지만, 전혀 인간의 상식을 뛰어넘는 모습을 오늘 우리는 복음에서 읽었습니다. 우리는 이미 예수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은 사람입니다. 우리 자신을 깊이 성찰한다면, 우리는 오늘 갈릴래아에서 하신 예수님의 활동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부르심에 따라 그분의 제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예수님의 은총입니다. 여러 가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세례를 받았지만, 분명한 것은 예수님께서 우리를 불러주신 것입니다. 베드로와 안드레아, 야고보 그리고 요한은 그분의 부르심에 무작정 따라 갔습니다. 우리 역시 그분의 부르심에 무작정 따라왔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 우리는 있습니다. 누구와 우리 자신을 비교하지 말고, 판단하지 말고, 심판하지 말고 그저 우리 각자는 예수님의 제자로서, 불러주심에 감사하며 자신이 살고있는 현실과 순간에 최선을 다해 사랑하며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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