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6주일 강론

생선 계란 고기를 좋아하지 않으신 줄 알았던 우리 어머니, 자식 위한 배려였는데 생각해 보면 너무 가슴이 아프다. 나중에돈 많이 벌어서좀 더 형편이 나아지면우리들은 늘 그렇게 안이한 생각으로 세월을 보낸다.....

 

송태열 시인의 부모님 생각 중의 한 구절입니다. 오늘 어머니 날에 우리 본당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냅니다. 세상의 유명한 인물들 뒤에는 반드시 훌륭한 어머니가 계셨다고 합니다. 어머니라는 이름만으로도 묵직함을 우리에게 던져 줍니다. 축하드리고 늘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오늘 예수님은 우리에게 서로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은 오늘 유대교의 600가지가 넘는 율법 조항들을 모두 폐기하시면서 단지 두 가지의 계명을 우리에게 주십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하느님 사랑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을 주십니다. 사랑의 이중 계명을 교우분들께는 잘 아실 것입니다. 오늘 우리 주님께서는 이 세상에 살면서 서로 사랑하며 살기를 강력하게 희망하시면서 명령으로 우리에게 주십니다.

 

복음서의 전반부는 계명을 지킴으로써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 머무르고 그분과 함께 살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 머물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기쁨이 우리 안에서 솟구쳐 오른다고 말씀하십니다. 계명을 지킨다는 것은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것이고 하느님 사랑의 결과로 나타나는 우리 안의 기쁨은 이웃 사랑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 머문다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나와 관계를 맺고 사는 모든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서로 사랑하라고 말씀하시기 전에 당신의 우리에 대한 사랑을 먼저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하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삶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끼고 살고 계십니까? 우리 삶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끼고 체험할 때만 우리는 서로 사랑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사랑이 너무 강렬하고 너무나 높은 파도처럼 나에게 다가오기에 그 사랑을 받고 있음을 아는 순간, 이웃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이웃에게 주는 사랑은 어떤 사랑입니까?

 

그 사랑은 단순히 말로써만 하는 추상적인 사랑이 아닙니다. 이 사랑은 예수님의 사랑을 따라 할 수밖에 없는 사랑입니다. 그 사랑은 무조건적인 사랑입니다(unconditional love). 이 사랑은 나 자신의 전체적인 헌신이고 신뢰이어야 하며, 내가 준 사랑이 나에게 보답으로 돌아오기를 전적으로 포기하는 사랑입니다. 예수님은 이런 사랑의 최고 경지는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당신 제자들을 전적으로 사랑하셨습니다. 나아가서 우리 인간에 대한 전적인 사랑(self-giving love)을 보여주셨으며 그 방법으로 당신을 십자가에 봉헌하셨습니다. 그 어떠한 대가도 없이.....그래서 그분은 우리에게 친구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사랑이 최고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말씀하시는 친구란 가족도 아니고 가까이서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도 아니고, 하느님 계명에 순종하면서 살고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다시 말하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 머무르고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이웃에 대한 사랑을 묵상하면서 나 자신이 지금 누구를 사랑하고 있는지 돌아봅시다. 사랑을 쉽게 생각하면 좋은 관계를 떠 올일 수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말에 너무 식상하여 그 감각을 잊어버리고 살기에 그저 그런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사랑의 시작은 관계이지만 맺고 있는 모든 관계가 사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개인은 사랑이라는 말에 얼마나 반응하고 있나요? 너무 쉬운 말이기에 별 감각 없이 듣고 쉽게 입으로 내뱉고 살고 있지는 않나요? 그리고 내가 사랑했으니까 당신도 내가 준 만큼의 사랑을 바라지는 않으시나요? 목숨을 바치는 사랑은 목숨을 바침으로써 내 인생이 끝나기에 대가를 바랄 수 없습니다. 즉 무조건적인 사랑을 예수님은 우리에게 원하십니다.

 

그리스도교를 사랑의 종교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예수님 스스로가 그 사랑을 보여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믿음의 대상인 예수님을 따라가야 하는 절체절명의 운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할 때만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번 한 주간에는 더욱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한 주간 되시고 그동안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한 이웃이 있다면 사랑한다고 마음을 전하는 한 주간 되기를 기도합니다. 본당의 어머니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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