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22주일 강론


 세상에는 우리가 볼 수 있는 조형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고 친숙한 조형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마도 우리 한국사람들에게는 십자가 일것입니다. 한때 한국에서는 전국에 있는 커피숍보다 교회가 더 많다는 통계가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한국은 동네 구석 구석에 십자가가 달려있고, 밤이되면 그 십자가에 불이 들어옵니다. 그 많은 십자가 그것은 곧 교회를 표시합니다. 천주교든 개신교든 관계없이 십자가 있습니다. 미국도 마찬가지 입니다. 미국은 한국과 또 다르게 다양한 종파들이 있어 십자가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십자가가 그렇게 많이 있는데 세상은 왜 이렇게 갈수록 삶이 힘든 것일까요? 지구상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분들이 제일 많다고 하는데 세상은 온통 전쟁과 폭력과 인종간의 갈등, 세대간의 갈등,,,,으로 점점 더 삶이 힘들고 어려워 지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온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데....어떻게하면 코로나를 빨리 극복할 수 있는 방법도 모두 잘 알고 있는데.....왜 일치하지 못하여 갈수록 더 기승을 부리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오늘날 현실에서 우리에게 가장 큰 십자가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고 하십니다. 왜 예수님은 우리에게 우리 자신의 십자가를 지기 원하실까요? 아마도 우리 모두에게 당신을 따름이 결코 쉬운일이 아님을 넌저시 암시하시는 것은 아닐까요? 사람은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누구에게나 십자가가 주어집니다. 생각을 할 수 있는 나이가 지나면서 자신을 억누르는 즉 자신을 힘들게 하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그리스도교에 있어서 십자가는 필수적인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시대에 십자가형에 사형선고가 내리는 것은 너무나도 큰 대죄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이 십자가형은 로마제국 시대에 있었던 사형제도 입니다. 십자가형 사형선고는 로마황제를 모욕했거나 제국을 상대로 반란을 일으켜 제국을 전복시키려 한 죄인들을 대상으로 내리는 선고였습니다. 이 십자가형에 처해진 죄인은 가장 치욕적인 죄인이며 가족들마저도 치욕으로 생각하는 그런 제도였습니다. 예수님을 고발한 유대인들은 예수님이 로마황제를 모욕했다고 그리고 선동했다고 고발하였습니다. 그래서 빌라도는 십자가형을 선고하였습니다. 그러나 가장 치욕적인 십자가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치욕의 상징에서 승리의 상징으로 변화됩니다. 고통, 수난, 치욕으로 상징되는 십자가가 이제는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승리와 기쁨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단순한 부활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수난과 부활, 즉 죽음과 부활이라는 과정을 거치는 단계가 있음을 잊지말아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 예수님은 우리에게 자신의 십자가를 지기를 강력하게 권고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오늘 말씀하시는 우리 모두가 져야되는 십자가는 과연 무엇일까요? 자신의 십자가...이것은 우리와 하느님과의 관계를 멀어지게 하는 그 무엇입니다. 그 십자가는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요. 어떤 분들은 경제적인 것이 될수 있고 어떤 분들은 자신도 모르는 탐욕이나 욕심...교만, 자만 등이 자신의 십자가 일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쾌락의 추구가 십자가 일수 있으며, 어떤 분들은 가족간의 갈등, 또 어떤 분들은 자신의 육체적 질병, 정신적 질병등이 십자가 일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이는 이 십자가를 지고 갑니다. 십자가라고 생각하지 않는 분들도 계시지만 자신을 괴롭히는 모든 것이 십자가 입니다. 

 

 우리 각자가 가지고 있는 이 십자가는 누가 준 것입니까? 물론 예수 그리스도께서 기꺼이 지고 가시라 하셨기에 그리스도께서 주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닙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라 하셨지 당신께서 준다고 하시지는 않았습니다. 그 십자가 우리가 만든 것입니다. 우리가 만들었기에 반대로 생각하면 지금 지고 있는 십자가 우리가 가볍게 만들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기에 누구나 반드시 십자가를 져야 되지만 우리가 마음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고 좀더 하느님께 가까이 가면 그 십자가 얼마든지 가볍게 만들수 있음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지금 지고 있는 십자가가 너무 무겁다고 불평과 걱정만 하지 마시고 예수 그리스도께 좀 더 가까이 가면 그 십자가 가볍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마음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고 주님께 가까이 다가 갑시다. 

주님께 좀 더 가까이 다가가서 우리 십자가를 가볍게 만드는 한주가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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