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20주일 강론

 

 8월도 어느덧 중순으로 들어왔습니다. 이제는 늦여름이고 곧 가을의 문턱으로 들어서는 날이기도 합니다. 교우분들께서는 어제 몇분의 사람을 만나셨나요? 처음 보는 사람을 만나신 분도 계실 것이고 그냥 일상처럼 가족들이나 평소 잘 알고 계시는 친구분들을 만나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우리는 매일 매일 사람들을 만나고 살아갑니다. 가족, 친구, 처음 보는 사람, 매일 매일 업무로 만나는 사람....등. 친구(親口)라는 말은 입을 맞춘다는 말입니다. 입을 맞춘다는 말은 그만큼 신뢰하고 사랑하고 서로 동경하는 사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친하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것은 아마도 그 친구에게 진정성(眞情性, sincereness)을 느끼기 때문에 친하다고 할 것입니다. 누구나 사람을 대할 때 이 진정성을 보이면 쉽게 친구가 될 수 있고 그 친구에게 믿음을주고 나의 마음을 줄수 있습니다. 이민 오셔서 얼마나 많은 친구를 사귀셨나요. 모든 분들이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이 진정성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고 삶의 가장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모성애가 강하고 진정성을 가진 여인을 만나십니다. 이 가나안 여인은 모성애와 진정성을 밑바탕으로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납니다. 딸의 고통을 함께해온 어머니로서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부끄러움없시 간절한 심정으로 예수 그리스도께 필요한 은총을 청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 여인을 시험하시려고 매몰차게 그 여인의 청을 거절하십니다. 그것도 너무나 매정하게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는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라고 하시면서 거절하십니다'. 여기서 강아지는 이방인들을 의미합니다. 유대인들은 선민사상이 너무 강해서 유대인외에는 모든 민족들을 개에 비유하곤 하였습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이 가나안 여인이 이방인이기 때문에 강아지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이는 이 여인을 시험하시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었습니다. 이 말씀에 가나안 여인은 너무나 보기좋게 멋지게 예수님을 한방 먹이는 대답을 합니다.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이 말에 예수님은 이 여인의 모성애와 평소에 가지고 있었던 진정성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하신 말씀이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하신 위로의 말씀과 동시에 여인의 딸을 치유해 주십니다. 너무나 멋진 광경입니다. 우리는 이 여인에게서 여인의 평소 마음가짐을 우리는 엿볼수 있습니다. 상상을 해보면, 아마도 이 여인은 평소의 삶이 진솔했을 것이고 자기 딸이 고통받고 고생하는 것에 어느 어머니와 같이 함께 고통스러웠을 것이고 함께 아파하였을 것입니다. 세상의 어머니들이 다 같이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 여인에게서는 그 흔히 내세우는 자존심따위는 없었습니다. 

 

 교우 여러분!

이 여인은 자식을 위해서라면 자존심도 다 버리고 예수님께 매달렸습니다. 자식에 대한 모성애와 동시에 자신이 가진 것을 예수님께 다 보여주었습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모성애와 더불어 진정성이었습니다. 우리 속담에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진정성을 말합니다. 기도하실 때 진정성을 가지고 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그 진정성은 기도할 때만 가지는게 아니라 우리 삶 안에서 녹아 나야합니다. 매사에 모든 일에 진정성이 베겨있어야 합니다. 큰일은 기본이고 보잘 것없는 작은 일, 소홀히 할 수 있는 일에도 진정성이 베겨있어야 합니다. 그 마음으로 기도할때에 그대로 이어지면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 진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의 본성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세상일에 너무 몰두하다보니 또 상대방을 배려하기 보다는 내 중심으로 살다보니 이 진정성이 서서히 우리 마음 안에서 사라졌을 뿐입니다. 사라졌던 이 마음을 다시 살려내보시기 바랍니다. 

 

 가나안 여인은 그저 평범한 사람이고 하느님을 섬기는 아주 보잘 것 없는 사람이었지만 하느님이 주신 본래의 마음 즉 진정성을 꾸준히 가지고 살았던 어머니였고 한 남자의 부인이었을 뿐입니다. 하느님 은총의 혜택은 높은 지위나 높은 학식이나 경제적인 부와는 전혀 상관없이 내려짐을 오늘의 복음을 통해 알수 있습니다. 겸손하고 진정성만 있으면 우리는 은총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것입니다. 겸손함과 진정성을 가지고 하느님의 은총이 함께하시는 한 주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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