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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ing posts from July, 2025

기도하지 않는 생명은 없다 (연중 제 17주일)

                                                        기도하지 않는 생명은 없다                                                   (연중 제 17 주일) 2007 년 사제서품식에서 저는 제대에 부복하여 세가지를 기도했습니다 . 그 중 한가지는 암에 걸린 동기 바오로 수녀님을 살려주십사고 청한 것입니다 . 수녀님과의 만남은 1999 년 운명처럼 이루어졌습니다 . 교구장 대주교님께서 대구대교구에 있는 모든 청원기 수도자들과 신학생들을 초대했는데 백명이 넘는 사람들 가운데 같은 식탁 그것도 바로 옆에 앉게 된 수녀님이 같은 성당 중학교 동기였다는 사실을 아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 그후 도반이 된 수녀님은 2005 년 종신서원을 했고 , 2007 년 사제서품을 앞두고 청천벽력같은 수녀님의 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 그로부터 3 년 뒤 2010 년 3 월 수녀님께서는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 수녀님께 보낸 제 마지막 편지의 일부입니다 . ( 수녀님의 암 소식 이후 ) 제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삼년간의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 원해서건 아니건 운명처럼 받아들인 시간동안 신학교에서 구년동안 공부하면서 배우지 못했던 것을 수녀님은 몸으로 제게 보여주었습니다 . 첫번째 수술과 6 차에 걸친 항암치료 , 수녀님은 훌륭히 싸웠고 무엇보다 정신이 밝고 건강했습니다 . 그리고 1 년 반 동안의 짧은 평화와 행복 . 다시 찾...

열심히 걱정하자 (연중 제 16주일)

                                                        열심히 걱정하자                                                          (연중 제16주일) 몇 만년 전 수렵 채집의 시대를 상상해봅시다 . 어느 동물보다 빠르지도 강하지도 못했던 인간이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염려와 걱정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 숲길을 가다가 바스락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도망치는 인간은 그렇지 않은 인간보다 육식동물에 잡아 먹힐 확률이 적었고 그 때문에 살아남을 확률도 높았을 것입니다 . 걱정은 생물학적 진화의 산물이고 인간 생존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 그런데 현대에는 걱정이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해가 됩니다 . 걱정이 많은 사람은 예민해서 까칠하고 우울합니다 . 수많은 정보와 과업 앞에서 걱정은 정신건강을 해치고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을 어렵게 하며 무엇보다 아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 오늘 복음의 마르타를 보십시오 . 예수님을 시중드는 일로 분주한 마르타는 온갖 염려와 걱정으로 손님인 예수님께 ' 동생더러 자신을 도우라고 일러 주십사고 ' 청하며 부담까지 줍니다 . 그런데 1 독서에 아브라함을 봅시다 . 나이가 백수에 다다랐지만 자식 하나 없던 아브라함은 하느님께서 이루어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하늘의 별과 바다의 모래알처럼 많은 민족을 생각하면 걱정이 왜...

함께 맞는 비 (연중 제 15주일)

  함께 맞는 비 (연중제 15 주일) < 굴뚝 청소한 두 아이 이야기 > 오늘 예수님께 ' 자기가 정당함을 드러내고 싶어서 " 그러면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 하고 묻는 율법 교사 ' 를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 가운데 흔히 만날 수 있는 사람입니다 . 항상 자신은 옳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가르치려 드는 사람 , 자신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으니 ' 내 말을 들어라 ' 하고 말하는 사람은 율법 학자처럼 ' 예수님을 시험하려는 ' 불순한 의도로 그럴듯한 질문을 합니다 . 예전에 대구대교구 사제 연수 때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신천지에 포섭되어 활동하다가 극적으로 탈퇴한 젊은이의 체험담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 상상을 초월한 방식으로 조직적으로 치밀하게 목표로 한 사람을 세뇌시켜 이단에 빠지게 하고 가족마저 버리고 거짓 신념으로 교주를 맹신하게 만드는 무서운 이야기였습니다 .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 발표자가 이야기를 마치고 청중인 사제들로부터 질문을 받았는데 어떤 사제가 ' 신천지를 탈퇴한 지금도 가끔 그때가 그립지 않나요 ?' 하고 물었습니다 . 반인륜 집단인 이단 신천지에서 벗어나 그 고통에 대해 특강을 한 사람에게 해서는 안될 질문이었습니다 . 대답을 주저하는 발표자에게 그 사제는 ' 이상한 집단이지만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한 희열을 느끼고 빠져들지 않았나요 ? 종종 지금도 그때가 그립지 않나요 ?‘ 마치 죄인을 추궁하듯이 질문을 쏟아내는 사제와 두려움에 떨고 있는 발표자 , 마침내 ' 그랬던 것 같다 .' 며 인정한 발표자에게 ' 그럴 줄 알았습니다 .' 하고 혼자 말을 하며 마이크를 내려놓는 사제에게 저는 인간에 대한 예의와 상식마저 저버린 그의 집요함과 잔인함에 치를 떨었고 동료로서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 ' 나는 다 알고 있다 ' 고 생각하는 그 사제는 자기가 옳음을 드러내고 싶어서 한 사람의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