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가 너희와 함께 (부활 제6주일)

                                                                     평화가 너희와 함께

(부활 제6주일)

"평안하냐?"(마태 28,9)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여자들에게 한 인사입니다. 여러분은 평안하십니까? 마음에 평화가 있습니까?

일반적으로 평화란 전쟁이 없거나 경제적으로 안정되거나 건강과 안전, 갈등의 부재 상황에서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외적인 조건 중심의 평화입니다.

세상이 주는 평화란 필요한 것들을 채운 뒤에 얻는 만족감입니다. 의식주와 같은 기본적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남들처럼 가지고 누려야 사는 것 같고, 종종 남들보다 더 많이 가지고 더 잘 나갈 때 느끼는 평화가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요한 14,27).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무엇일까요?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너희가 내 안에서 평화를 얻게 하려는 것이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

예수님께서는 평화를 얻으려면 삶의 일부인 고난을 겪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외적인 조건이 무너지는 고난을 겪겠지만 용기와 믿음을 통해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문제없이 모든 것이 잘 되어갈 때 평화롭다고 생각하지만 문제는 늘 우리와 함께 합니다. 고통 없이 영광을 얻고 죽음 없이 부활을 누리고 싶지만 예수님께서는 고통을 통해서 영광에 이르고 죽음을 통해서 부활함을 보여주십니다. 한마디로 고난을 통해 평화를 얻습니다.

고난은 채우기보다는 비우게 만듭니다. 우리가 외적 조건을 채워서야 평화를 얻는다고 믿는다면 주님은 모든 것을 다 내어준 뒤에야 평화가 온다고 하십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요한 20,19)

부활하신 예수님께 제자들에게 하신 첫 인사는 그분께서 자신의 몸까지 온전히 다 내어주신 뒤에 오는 평화입니다. 제자들 역시 큰 고난을 겪은 뒤에야 평화가 무엇인지 배웠습니다. 제자들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함을 깨달은 것입니다.

고난은 진정한 평화가 무엇인지 드러나게 하는 배경입니다. 고난 없이 얻은 평화는 일시적이지만 환난을 이겨낸 뒤 얻은 평화는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깊은 안정감입니다. 고난을 통해 우리는 성숙하고 하느님을 신뢰하며 하느님 나라에 대한 확신에 이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위해 목숨을 내놓은 바르나바와 바오로가 바로 그 예입니다. 그들은 고난 가운데에서도 기쁨과 성령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들은 목숨이 위협받는 가운데에서 평화롭습니다. 그들은 행복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고난이 없는 삶을 약속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고난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하느님께 대한 신뢰를 통해 평화에 이름을 보여주셨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고난 가운데 있다면 견디십시오. 지금 여러분이 환난을 겪고 있다면 희망하십시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에게 올 것입니다. 세상을 이긴 평화가 여러분에게 주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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