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마리아, 요셉 성가정 축일

 2024년 마지막 주일입니다. 교회는 성탄 대축일 다음에는 오는 주일을 예수, 마리아, 요셉 성가정 축일로 지냅니다. 연말, 연시에 교회가 마지막 주일을 성가정 축일로 지내는 근본 이유는 세상의 흐름과 관계없이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정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서 만든 축일이라고 봅니다. 태어나신 아기 예수님 역시 세상 사람들 모두가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벗어 날 수 없음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루카 복음 1-2장에 나오는 예수님의 유년 시절 이야기는 열두 살 된 소년 예수님이 성전을 방문한 오늘 복음 이야기로 끝이 납니다. 신약성경 가운데 오직 이곳에서만 예수님의 소년 시적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마도 루카는 이 이야기를 유다계 그리스도인들에게서 수집하여 기록했을 것이라고 성서학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소년 시절 이야기에서는 지혜와 키가 자랐고 하느님과 사람들의 총애도 더하여 갔다라고 복음 마지막에 서술하고 있습니다. 성전 방문에서 부모와 떨어져 율법 교사들과 어울려 그들의 말을 듣고 묻기도 하였다.”라고 복음은 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금은 비범한 모습을 소년 시절에 보였지만, 다른 소년들처럼 가정 안에서 부모의 보살핌 속이 자랐음을 알 수 있습니다. 비록 하느님의 아들이시지만, 인간의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서는 살 수 없음을 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로서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은 부모에게 순종하고 당신의 때가 올 때까지 인간의 관습을 따라 살았습니다. 이것은 인간 세상 안에서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2024년을 보내면서 그리고 성가정 축일을 지내면서, 한 해 동안 살아온 우리 삶을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또한 내가 몸담았고, 몸담고 있는 가정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또 가정을 이루고 사시는 많은 교우들을 만났습니다. 부부 혹은 혼자서는 나름대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시면서 공통적으로 걱정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자녀들의 신앙생활에 대해 많이 걱정하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자녀들이 어릴 때는 나름대로 복사도 하고 레지오도 하고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였지만, 대학을 가면서 부터는 신앙생활과 멀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안타까워하시는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자녀들이 성장하면서 부모로서 역할에 한계에 부딪힌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끊임없이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고 수시로 신앙생활에 강조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교회도 최선을 다해 자녀들이 제대로 신앙생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고 합니다. 2024년 보내면서 작지만, 행복했던 순간이나 기억해 보시기 바랍니다. 작지만 행복했던 순간을 최대한 확대해서 부풀려 보시기 바랍니다. 동시에 힘들었던 순간 역시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그 기억은 최대한 축소시켜 보시기 바랍니다. ‘별것 아니었다. 누구나 겪는 일이다’. 앞으로도 얼마든지 올 수 있는 상항이라고 축소시켜 보시기 바랍니다. 기뻤던 일은 크게 부풀리고 슬프고 힘들었던 일은 아주 하찮은 일로 여겨보십시오.

 

오늘 지내는 성가정 축일의 나자렛의 예수님 집 역시 우리와 같은 삶을 되풀이 하였을 것입니다. 성령의 힘으로 잉태하여 아기를 갖게 된 마리아의 심적 부담, 천사의 말 한마디로 마리아를 아내로 맞이하여 구세주 예수님의 아버지로 가정의 굴레를 살았던 요셉의 마음을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이들 부부에게 다가올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전혀 예측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불안과 부담감으로, 마리아와 요셉의 가정에도 항상 기쁨과 행복만이 있었던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도 마리아와 요셉 부부는 작은 것에 만족하고 순간적인 행복을 부풀려 생각하였을 것이고 아픔, 슬픔과 불안은 막연하지만 굳은 신앙으로 희망을 만들어 살았을 것입니다.

 

우리 교우들도 한해를 잘 보내는 마음으로 하느님께의 무한은 감사드리면서 2024년을 보내면서 다가올 새해에도 하느님께 의지하면서 각자에게 맞는 희망을 품고 시작하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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