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 3 주일 강론

 대림 3주일입니다. 대림 초에 3개의 불이 켜져 있습니다. 대림 3주일은 분홍색 초에 불이 켜져있습니다. 많은 분이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왜 대림 3주일에는 분홍색 초를 사용하는지 말입니다. 가톨릭교회 전례에서 분홍색 초에 불을 붙이는 경우는 딱 2가지 경우입니다. 대림 3주일과 사순 5주일에만 분홍색 초를 사용합니다. 분홍색 초를 사용하는 이유는 대림 시기동안 그리고 사순시기 동안 교우들이 주님의 오심을 열심한 마음으로 기다리면서 그리고 사순시기 동안에는 속죄, 단식 그리고 자선을 하면서 지친 몸과 마음에 여유를 가지라는 의미로 분홍색 초를 사용합니다. 조금 쉬면서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라는 의미입니다. 사제는 분홍색 제의를 입기도 하고 자색 제의를 입기도 합니다. 오늘 대림 3주를 보내면서 다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대림 3주일의 복음 말씀은 지난주 복음에 이어지는 말씀입니다. 세례자 요한이 지난주에 광야에서 성령에 이끌려 도심으로 나와서 회개하고 세례를 받으라고 외쳤습니다. 요한의 외침이 너무나 강렬하고 힘이 있었기에 사람들은 요한에게 와서 세례를 받습니다.

오늘 복음은 요한의 외침을 듣고 찾아온 세리들과 군인들이 어떤 생활 태도를 가지고 살 것인가를 묻습니다. 이러한 물음에 요한은 자신의 직업에 최소한의 상식을 지키기를 요구합니다. 요한은 예수님 오시기 전에 자신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상식을 통해서 구세주 예수님 오심을 준비시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주 복음에서 요한은 사람들에게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받으라고 외쳤습니다. 이어지는 오늘의 복음에서는 회개의 합당한 열매라는 말(마태 3,8)을 통해 회개 자세를 실천생활에 구현하는 일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얼마 전에 교우 부부와 식사를 한 일이 있습니다. 연세가 많은 분으로서 그 형제님은 과거 고등학교 때 세례를 받았다고 합니다. 세례받은 시간이 70년이 되어가는 와중에서도, 형제님은 고등학교 때 교리를 가르쳐주신 신부님의 그 가르침이 너무나 강렬하고 힘이 있었기에 아직도 그 교리 내용을 알고 계셨고, 저에게 그 내용을 자세하게 설명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교리 내용을 설명하시는데 고등학교 때의 시간으로 돌아가신 것처럼 힘이 있었습니다. 그 교리를 가르쳐주신 신부님의 가르침이 오늘 세례자 요한의 가르침처럼 저에게는 들려 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요한도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으로 예수님에 앞서 온 선구자이지만, 우리와 같은 부족함이 많은 인간이었습니다. 그 예로, 요한이 비록 예수님에게까지 세례를 베풀었지만, 요한이 감옥에 갇혀 있을 때, “자신의 제자들을 예수님께 보내어,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마태 11, 2-6. 루까 7,18). 이러한 모습을 통해서 요한 역시 의심이 많고 믿음에 불완전한 사람임을 알수 있습니다. 또한 요한 혼자서 예수님에 앞서 온 준비자로서 해야 할 역할을 다하지만, 한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외로움, 고독, 하는 일에 대한 불확실한 불안감 등을 고스란히 가지고 살았던 인물입니다. 그러나 요한이 자신의 일을 마치고 죽었다는 소식을 들으시고는, “여자에게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마태 11, 11. 루카 7, 28).

 

세례자 요한의 삶을 통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삶에는 반드시 위로, 격려 그리고 보상이 따름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한해를 이제 마감하는 시점에서 우리는 올 한해를 돌아보면서 자신의 삶에 충실하게 자신의 역할을 잘해 왔는지를 묵상해 봅시다. 그저 단순한 생각이나 반성이 아닌 좀 깊이 있는 묵상을 해 봅시다. 이 묵상에는 반드시 하느님과 연결되어야 합니다. 하느님과 연결된 묵상에서 우리는 위로와 격려와 보상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올 한해 보내면서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위로와 격려와 보상이 있었습니까? 자신을 하느님께 내어드리는 묵상을 통해서 위로와 격려와 보상을 체험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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