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27 주일

 10월의 첫 주일입니다. 따뜻한 가을 햇살을 만끽하는 10월이 되시길 기도하며, 하느님 사랑 안에서 건강하시고 행복한 10월이 되시길 기도합니다. 태풍의 영향으로 한동안 햇빛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습기 찬 몸과 마음이 가을 햇살과 하느님의 광채로 맑고 밝았으면 좋겠습니다. 10월 첫 주일은 본당의 골프대회가 있는 날입니다. 많이 참석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참석한 교우분들이 기쁘고, 보람차고 일치하는 대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연중 제27주일 독서 말씀과 예수님 말씀은 남녀 관계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또한 복음 마지막 단락은 가정의 소중한 선물은 어린아이들에 대한 말씀으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조건을 말씀하십니다.

 

예수님 시대 이스라엘의 혼인법과 이혼법을 살펴보면, 꿈란 종파만은 일부일처제를 주장한 데다 이혼과 재혼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반대로 바리사이들은 일부다처제를 묵인했을 뿐 아니라 신명기 24,1-4를 따라 이혼과 재혼을 쉽게 허락하였습니다. 여기서 이혼이란 언제나 남편이 아내를 소박하여 내보는 것을 뜻하는데, 아내에게 수치스러운 일이 있어야”(신명 24,1) 그렇게 할 수 있었습니다. 수치스러운 일은 간음, 풍기문란, 음식을 태우는 것, 계명을 어기는 것, 남편 눈에 거슬리는 모습 등을 말합니다. 남편이 아내에게서 이런 일을 발견하고 버릴 마음이 있으면, 이혼장을 만들어 아내에게 건네줍니다. 그 순간부터 아내는 소박맞고 쫓겨난 여자가 됩니다. 이혼장에 소박 사유를 쓸 필요는 없고, 단지 남편이 아내를 소박하니 다른 남자가 데려가도 무방하다는 내용을 적은 다음에 남편과 두 증인이 서명하고 장소와 날짜를 기록하면 충분하였다고 합니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정말로 어처구니없고 너무나 불공정한 법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골탕 먹이려는 바리사이들과 논쟁을 벌이지만, 어떤 사유로 아내를 버릴수 있을까 따질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둘이 한 몸이 되는비결을 익힐 수 있을까 궁리하라고 외치고 계시는 것입니다. 바리사이들은 아내를 버리는 관례를 예수께서 단죄하신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이혼에 관한 질문을 던져 예수님으로 하여금 이혼법을 폐기하는 말씀을 유도한 것입니다. 결혼이라는 근본은 하느님의 창조사업을 계속 수행하는 차원에서 이해되어야 합니다. 또한 남녀 관계가 서로에게 종속되는 관계가 아니라, 가정생활에서 꼭 필요한, 없어서는 안 되는 동반자라는 사실입니다. 동등한 인격을 가진 소중한 인격체의 만남이라는 것입니다.

 

현재 가톨릭교회 법전의 총 조항은 1752조입니다. 이 중에서 혼인에 관한 법률이 1671-1707까지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조항을 만든 근본 이유는 사람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고 다양하기 때문이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번 맺은 혼인을 잘 유지해서 가정을 살리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가톨릭교회에서는 이혼(divorce)”용어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이 혼인무효판결을 통해 혼인이 성립되지 않았음을 판결합니다.

 

교회는 가정을 가장 작은 교회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가정은 부부로 시작해서 자녀의 출산으로 완성됩니다. 성가정의 이룰 수 있는 비결은 부부 사랑이지만, 그 사랑은 부부가 동등한 인격체임을 서로 인식할 때 시작됩니다. 오늘날 사회 법률 용어로 이혼이라는 말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혼인 후 헤어지는 가정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동등한 인격체라는 말은 성서 말씀대로 둘이 한 몸이 되는것이고 서로에게 충실할 때 가능합니다.

 

가정 문제로 면담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가정 안에서 부부간에 또는 부모와 자식간에 대화가 너무 없다는 것과, 대화의 내용에서는 일방적으로 자신의 말만 한다는 사실을 많이 발견합니다. 서로의 대화에는 조건 없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단 한 번의 대화로 끝날 수 없음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오랜 세월 그럭저럭 살아온 부부들을 보면서 인고의 세월 속에서 인내해온 흔적들이 많이 보입니다. 묵묵하게 가정을 잘 꾸리고 살고 계시는 본당의 모든 부부에게 주님께서 축복해 주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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