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20주일 강론

 아침, 저녁으로 이제는 좀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을이 오고 있다는 느낌도 듭니다. 그러나 한낮에는 여전히 덥습니다. 한국의 여름 날씨는 이제 동남아시아 날씨와 같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아열대 기후가 되고 있습니다. 무덥고 비도 많이 오고 무엇보다도 습도가 너무 높아 불쾌 지수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날씨에 어떻게 적응할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분명히 볼티모의 여름 날씨가 아주 그리워질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 역시 계속해서 예수님께서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라는 말씀으로 이어집니다. 이 말씀을 두고 이제는 유대인들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라고 복음서는 전합니다. 오늘 눈여겨볼 말씀은 제1독서와 2독서에 나오는 지혜롭게 살아라는 말씀입니다. 1독서의 마지막 말씀은 어리석음을 버리고 살아라. 예지의 길을 걸어라.”라는 말씀과 2독서의 바오로 사도는 미련한 사람이 아니라 지혜로운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잘 살펴보십시오.”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독서 말씀을 종합해 보면 자연스럽게 복음 말씀과 연결이 됩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에 대한 말씀에서 유대인들은 끝까지 예수님의 말씀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어리석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새로운 것에 대한 수용을 거부합니다. 오직 전통에 매여 옛것을 고수하는 자세로 새로운 것에 대한 고민과 수용할 것인가에 대한 결단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유대인들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복음 말씀에서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심리학자인 프로이드(G. Freud)건강한 자아에 대해서 말하면서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건강한 자아는 과거에 연연해하지 않고 현실의 자신을 정확하게 직시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하였습니다. 현실에 직시한다는 것은 인간은 어쩔 수 없이 과거에 얽매일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나에게서 나오는 것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과거의 것에 너무 얽매여서 살면 현재의 나를 가꿀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과거에서 벗어나 현실에 내가 무엇을 해야하며, 어떻게 나를 변화시킬 것인가를 고민하고, 과감하게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현 상태에서 내가 해야 하는 일의 우선 순위를 정확하게 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아가서 빠르게 진행해야 할 일이 있고 천천히 시간을 두고 해야 할 일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사람이 건강한 자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프로이드는 강조합니다. 결국 프로이드가 강조한 건강한 자아를 가진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예수님과 유대인들 사이의 끝없이 이어지는 평행선은 유대인들의 지혜를 강조하는 논쟁아닌 논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스스로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를 거부합니다. 그 근본 이유는 과거에 너무 매여있고 집착하고 있습니다. 정확하게 전통과 악습을 구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사실, 예수님의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에 대한 말씀을 고민하지 않습니다. 그저 단순하게 일차적인 본능에 머물고 있을 뿐입니다.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 단순하게 생각하면 이런 반응이 자연스러운 반응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말씀에 고차원적인 사고를 작동시켜야 이해의 시작이 됩니다. 예수께서 하시는 말씀에 안에서 건강한 자아를 작동시키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례를 통하여 지혜로운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받았습니다.

그 출발점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고, 그 믿음의 바탕 위에서 과거에 연연해하지 않고 현실의 정확한 진단을 통해 무엇을 먼저 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 개인 뿐만 아니라 우리 공동체 역시 건강한 공동체가 되어야 하고 지혜로운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건강하고 지혜로운 공동체의 시작은 건강하고 지혜로운 공동체 구성원이 존재할 때 가능합니다. 우리 개인이 건강하고 지혜로운 자아로 발달해 가야 합니다. 나이와 관계없이, 학식과 관계 없이, 경제적 풍요와 관계없이 굳건한 믿음의 바탕 위에서 하느님의 도우심을 청하며 건강하고 지혜로운 자아와 공동체를 만드는 한주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미련한 사람이 아니라 지혜로운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잘 살펴보십시오.”

Comments

Popular posts from this blog

한가위 미사

연중 제 6주일 강론

주님 공현 대축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