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12주일 강론

 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입니다. 더위에 가장 위험한 질병이 대상포진이라고 합니다. 특히 면역이 약한 어르신들이나 체력이 떨어진 분들에게 찾아오는 질병이라고 합니다. 잘 드시고 규칙적인 수면과 적절한 운동이 좋다고 합니다. 더운 여름 건강관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연중 제12 주일은 인간의 구원자로 오신 예수님의 색다른 능력을 제자들이 목격하는 장면이 복음 말씀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자연을 상대로 기적을 일으키시는 모습을 목격하게 됩니다. 예수님의 일행은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면서 많은 기적을 보여줍니다. 그 기적의 내용은 주로 병자를 고쳐주시는 기적이고, 마귀를 퇴치하는 기적으로 고통받는 사람을 정상적인 삶을 살도록 해 주십니다.

성경학적으로는 예수님의 기적 사건을 구별해 보면, 사람들을 구제하신 치유-구마 기적 사건과 자연을 상대로 하신 자연 기적 사건으로 양분합니다. 죽은 사람을 되살리셨다는 소생 기적 사건 역시 시체라는 자연물을 상대로 하신 것이기에 자연 기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문적인 연구에서 보면, 자연을 상대로 일으키신 기적 사건은 신빙성이 없다고 봅니다. 이러한 기적은 오늘 복음에서 보는 풍랑을 가라앉히는 기적, 빵을 많게 하시는 기적, 물 위를 걸어가시는 기적, 무화과나무를 말라 버리게 하시는 기적 등을 말합니다. 이러한 기적들은 예수님의 복음 선포에 있어서 하나의 도구라는 사실입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시어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을 단순한 인간으로 보기보다는 하느님과 같은 능력을 가지고 계심을 보여주기 위한 수단임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기적 그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예수님의 활동과 말씀에 의미를 두어야 합니다.

 

또한 오늘의 복음 말씀에서 복음 저자의 의도를 알 수 있습니다. 마르코는 오늘 복음 말씀에서 폭풍을 잠재우시는 기적 사건뿐만 아니라 초대 교회의 상황을 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성경 주석학적인 차원에서 본다면, 배를 타고 있는 제자들과 예수님은 교회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로마제국이라는 거대한 바다의 풍랑을 만나는 교회는 그들에 의해서 상처를 받고, 마치 주님께서 배 후미에서 주무시고 계시는 것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아마도 제자들은 주님의 부재, 제자들을 위협하는 심각한 절망에 대한 무관심 등을 느꼈을 것입니다. 초대 교회의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들을 오늘의 복음을 통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들의 삶에서도 때때로 주님은 어디에 계신지? 나의 어려운 상황, 시련과 고통의 상태를 왜 모른 척하고 계시는지 의아해하는 때도 있습니다. 과연 주님이 계시는지, 아니면 나를 잊어버리시고 아예 버리신 것은 아닐까 하고 애태우기도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 안에서 무탈하게 평안한 삶을 누린다면 정말로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때로는 고통스러운 삶을 인내하며 견디는 게 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삶이기도 합니다. 가장 좋고 의미 있는 것은 고통 속에서 평화를 누릴 수 있는 삶입니다. 또한 두려움으로 하느님을 섬기면 좋은 일이지만, 사랑으로 섬기는 편이 더 좋은 삶이기도 합니다. 하느님을 두려워하며 사랑한다면 가장 좋은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삶 역시 오늘 복음에 나오는 예수님과 함께 배를 타고 풍랑이 일어나는 세상을 살아가는 여정에 있습니다. 바람 한 점 없고 쾌청한 날씨와 함께 배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그분과 함께 있음으로써 안정과 기쁨을 누릴 때도, 거친 파도와 폭풍을 만날 때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함께 계심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시련과 고통을 통해서 우리의 믿음이 약해지고, 오직 자신의 힘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면, 오늘 주님께서 제자들을 꾸짖은 것처럼 우리에게도 믿음이 약함을 꾸짖을 것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깨닫고 그분께 매달리고 우리의 약함을 솔직하게 말씀드리면서 도움을 청하도록 합시다. 고통과 시련은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현실이고 미래입니다. 또한 과거의 경험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현존을 발견하고 체험하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용기를 내어라”(마태 9,2) 하고 우리를 위로하시고 격려하시는 말씀을 기억하면서, 나약한 우리의 믿음을 더 강하게 북돋아 주시기를 청하는 한 주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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