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1 주일 강론

 지난주도 상당히 더웠습니다. 이번 주 또한 폭염이 온다고 합니다. 우리 교우분들 더위에 조심하시고 건강관리 잘하시면 좋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2024기도의 해’(Year of Prayer)에 운영하는 기도학교’(School of Prayer)의 일환으로 66일 오후 늦게 이탈리아 로마 외곽에 있는 아파트를 방문해 주민들과 만나셨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교황님은 아파트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콘크리트 길에서 30가구 주민 60여 명과 마주 앉아 교회는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하느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서로를 좋게 이야기하면서 형성되기 시작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교황님과 아파트 주민이 참여한 기도학교에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어린이와 10대들, 어른들은 물론 아프리카 세네갈 출신 여성들과 정교회 신자, 지역 주민 대표도 참석하였다고 합니다.

 

교황님이 로마 외곽 아파트를 방문한다는 소식은 사전에 교황청에 의해 통지되지 않아 아파트 주민들은 교황님의 방문 사실을 뒤늦게 알고 놀라워했습니다. 한 여성 신자는 머리를 묶지 못한 채 손으로 머리카락을 잡고 아파트 계단을 급하게 내려왔고, 다른 이들은 슬리퍼를 신은 채 교황님 앞으로 걸어 나왔습니다. 교황님은 승용차에서 내려 휠체어를 타고 아이들을 포함한 주민들과 인사를 나눴고, 교황님을 돕는 안전요원은 아이들에게 사탕을 나누어주었습니다. 한 여성은 이제 걸음마를 하는 아기에게 교황님을 가리키며 예수님의 친구인 저분을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교황님은 이 자리에서 중요한 것은 타인을 존중하는 자세로 교회를 발전시키고 어린이들과 노인들이 공동체에 소속되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아이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지 않거나 노인들을 소외시키는 본당은 진정한 그리스도교 공동체라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하였다고 합니다.

교황님은 아파트 주민들에게 함께 나눌 생각이나 멋진 일이 있는지 묻자, 한 여성은 우리 신자들이 얻은 것은 작은 일들 그리고 진실한 일들 안에서 큰 공동체를 이끌어 가는 아버지’(a father)의 모습이라고 말하였습니다. 또한 교황님을 벽돌 담 앞에서 만난다는 것은 너무나 감동적인 일이고, 교황님이 우리 공동체의 한 구성원이라는 사실 그리고 이것이 그리스도의 진정한 교회이자 인간의 교회라는 것을 느낀다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였다고 보도가 나왔습니다. 저는 이 기사를 읽으면서 교황님의 소탈한 모습과 그 모습을 보고 있고, 교황님의 말씀을 듣고 있는 주민들은, 성경에 나오는 예수님을 만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파트 주님들과의 만남에서 교황님은 교회의 이상적인 모습을 아주 소탈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교회는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하느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서로를 좋게 이야기하면서 형성되기 시작한다”.

이 말씀은 교회는 믿는 이들이 서로 포용하고 지지하며 사랑하는 안전한 장소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처럼 하늘나라는 아주 작은 겨자씨와 같습니다. 우리 각자 안에 뿌려진 말씀의 아주 작은 씨앗이 교회 공동체 안에서 서로 바라보고, 하느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서로 좋게 이야기할 때, 우리 안에 심어진 겨자씨 같은 하느님의 말씀이 성장하는 것입니다.

교회 공동체는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세례를 통해서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인 우리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 그 말씀의 씨앗을 키워나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 공동체가 서로 포용해야 하며, 서로 격려하고 사랑할 수 있을 때, 그 공동체는 건강한 공동체이고 동시에, 우리가 받은 말씀의 씨앗을 키워나갈 수 있습니다. 교황님 말씀대로 우리 공동체도 서로에게 좋게 이야기해 주는 공동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나에게만 주시기를 기도하기 전에 다른 사람에게 먼저 주시기를 청할 때, 우리는 서로 좋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비판하기 전에 그 사람의 장점을 먼저 보는 마음은 서로 좋게 이야기할 수 있는 출발점입니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공동체 형성에 힘을 보태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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