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0 주일

 본격적인 더위와의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80도가 넘는 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더운 여름 물을 많이 드시고 직사광선은 되도록 피하라고 합니다. 더운 여름 건강관리 잘하시기를 바랍니다.

 

부활 시기를 마치고 삼위일체 대축일과 성체 성혈 대축일을 지냈습니다. 삼위일체 대축일과 성체 성혈 대축일은 우리 신앙에 있어서 가장 하느님의 신비를 잘 드러내는 대축일이었습니다. 우리 이성의 작용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기에, 교회는 하느님께서 인간에 대한 지고한 사랑을 보여주시는 신앙의 신비라고 말합니다. 이제 교회는 본격적인 연중 주일을 지내면서, 예수님께서 공생활 중에 보여주시는 말씀과 행적을 우리 삶에 적용해, 우리 삶이 좀 더 영적으로 풍요롭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만나는 사람들이 하느님의 소중한 창조물임을 깨닫고 좋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갔으면 합니다.

 

연중 제10주일의 말씀은 독서 말씀과 복음 말씀을 함께 묵상해 보겠습니다. 1 독서의 말씀은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는 말씀입니다. 창세기에 나오는 선악과를 따먹은 사건에 대해서 우리에게 서술합니다. 우리는 흔히 하와가 따먹은 열매가 사과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성경에는 구체적인 과일의 이름이 나오지 않습니다. 성경학적으로 보면, 라틴계의 그리스도인들이 전통적으로 이 열매를 사과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라틴어로 사과가 똑같은 단어(malum)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인류가 범한 첫 죄악은 인간을 인간 이하로 끌어 내리는 부도덕한 행위가 아니라 오히려 초인간적인 위치로 스스로 올라가려던 시도였습니다. 이러한 인류의 범죄는,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원초적인 계획, 세상을 좋게 만드시고 당신의 모습을 닮도록 인간을 창조하시어 그에게 세상을 아름답게 관리하고 보존하도록 맡기신 계획 바깥으로 뛰쳐나가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결과는 자신의 비참만을 깨닫게 되고 말았습니다. 절대자 앞에서 흙으로 빚어진 허약한 육체를 부끄럽게 느낄 따름입니다.

 

아담아 너 어디 있느냐?” 하느님의 이 질문은 하느님의 원초적인 계획에서 벗어나 자기 본위로 살아가는 아담 이래의 모든 인류에게 던져지고 있습니다. “사람아, 너는 나의 원초적인 창조계획 안에서 너의 위치를 똑바로 인식하고 살아가느냐? 너와 나 사이의 관계, 너와 동료 인간들 사이의 관계, 너와 이 세상 사이의 관계가 창조 질서 안에서 평화롭게 이루어지고 있느냐?”라고 하시는 하느님은 세기를 두고 모든 인류에게 줄기차게 물어오고 계십니다.

 

이 창세기의 이야기는 오늘 복음과도 직결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행동이 공생활 전과는 너무 다르다는 이야기를 들은 예수님의 어머니와 친척들이 예수님을 찾아 나서서 집으로 데려오려고 합니다. “보십시오. 스승님의 어머님과 형제들과 누이들이 밖에서 스승님을 찾고 계십니다.”라는 말에, 예수님은 새로운 말씀을 하십니다.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하고 반문하시고는, 전혀 다른 의미의 말씀을 하십니다.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예수님에게 있어서 하느님의 믿고 그분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에게는 혈육을 초월한다는 새로운 관계를 설정해 주십니다.

 

오늘의 독서 말씀과 복음 말씀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관계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십니다. “아담아 너 어디 있느냐?”라는 질문과 누가 내 어머니고 형제들이냐?”라는 말씀에는 우리에게 새로운 관계 설정에 대한 의무를 제시하십니다. 부부관계, 부모와 자식 관계, 혈육을 넘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같은 신앙을 고백하는 공동체 안에서 관계를 새로운 차원에서 맺기를 강력히 원하시는 말씀입니다. 이성적인 활동 안에서 상식이 통하는 가정, 사회, 신앙 공동체를 만들기 원하시고 또한 이성을 뛰어넘어 조건 없는 사랑과 배려, 용서, 관용이 통하는 관계를 적극적으로 맺고 살기를 원하시는 것 같습니다. 각자의 삶 안에서 오늘도 우리에게 다가오셔서 물으십니다. “000야 너 어디 있느냐?” 내가 원하는 길을 가고 있느냐? 아니면 네가 원하는 길을 가고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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