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4주일 강론

 4월의 중순을 넘어 부활 제4주일을 지내면서 어느덧 4월도 이제 두 주가 채 남지 않았습니

. 가톨릭교회는 부활 제4주일을 착한 목자 주일로 지내고 성소(Vocation)주일이라고 합니다. 우리 주님께서 교회와 세상에 필요한 성직자와 수도자를 많이 불러주시기를 특별히 기도하는 날입니다. 우리 공동체가 한국말 미사를 시작한 시간이 5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성직자나 수도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것에 부끄러워해야 할 것입니다.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꼴베, 디트리히 본회퍼, 아이티의 루이사 달오르토 수녀, 모잠비크의 마리아 데 코피 수녀, 튀르키예의 안드레아 산토스 신부, 프랑스의 자크 아멜 신부. 이 분들의 공통점을 우리 교우분들은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앞의 두 분은 20세기의 순교자들입니다. 꼴베 신부님은 많은 분이 아실 것입니다. 두 번째 분은 독일의 루터교 목사님이십니다. 2차 대전 때 히틀러에 반기를 들어서 교수형에 처형된 유명한 분입니다. 세 번째부터는 최근에 순교한 가톨릭교회의 수도자와 성직자분들입니다. 이분들은 교회를 위해서, 신자들을 위해서 각자가 맡은 소임에서 충실하게 하느님의 종으로서 살다가 순교한 분들입니다. 오늘 우리가 지내는 부활 4주일의 또 다른 명칭인 착한 목자 주일의 착한 목자들이었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분인지를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 예수 그리스도의 자기 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분은 당신에게 맡겨진 양들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시는 분으로 묘사되어있습니다. 예수님은 오늘 복음에서 목자와 삯꾼의 차이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목자는 자기 양들을 잘 알고 있고 필요할 때는 양들을 위해서 자기 생명을 내어주는 사람이라고 하십니다. “나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다.”라는 말씀은 목숨 걸고 피보호자를 돌본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요한 복음사가의 뜻은 예수님께서 인류의 죄를 대신 속죄하고자 돌아가셨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지금도 예수님은 당신에게 맡겨진 양들, 우리 자신을 위해서 목숨 걸고 돌보고 계십니다. 이 얼마나 위로가 되고 격려가 되는 말씀입니까! 누군가가 나를 보호해주고 돌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산다면, 어떠한 시련과 고통이 우리에게 다가오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용기가 생기고 각자의 삶에 희망을 불어넣을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된다고 생각됩니다.

 

자식이 부모에게 사랑을 느끼고 살아가는 이유 중에 가장 큰 것은 부모가 자식을 신뢰하고 보호하고 있을 때입니다. 인간은 자신에 대한 보호 본능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또한 태어나서 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자신뿐만 아니라 관계의 대상을 보호하려는 어렴풋한 보호 본능도 생겨납니다. 짐승들도 당연히 가지고 있습니다.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야 어떠하겠습니까! 환경과 교육을 통해서 자기 보호 본능뿐만 아니라 관계 대상에게도 보호 본능을 가집니다. 심지어 자기 보호 본능을 버리면서까지 관계 대상을 보호하려는 본능이 더욱 커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신앙을 통해 관계 대상에 대한 보호 본능이 더 커지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바로 순교자들이 그렇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위한 본능뿐만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관계를 맺고 살면서 그들을 위해서 희생하는 보호 본능을 우리는 순교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순교적 보호 본능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보여주신 삶에서 나오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부끄러운 점도 있습니다. 과연 나 자신은 신앙 공동체의 사목자로서 신앙 공동체의 교우들을 위해 얼마나 목숨 바쳐 가면서 돌보고 있는지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겉으로는 교우들을 위한 척하면서 나 자신의 안위에 더욱 신경 쓰지 않았는지 반성하였습니다. 과연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마음으로 공동체를 걱정하고 교우들을 돌보았는지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볼티모 한국순교자 신앙 공동체를 위해서 더욱 헌신하고 교우들을 돌보는 시간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교우들께서도 가족과 관계를 맺고 있는 대상을 위해서 헌신하시고 돌보는 좋은 목자다운 마음으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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