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2 주일(하느님 자비주일)

 부활 대축일을 시작하면서 4월이 시작되었습니다. 봄 날씨가 따뜻한 봄 햇살은 온데간데없고 거의 매일 비와 강풍이 우리를 괴롭히는 실정입니다. 하루빨리 따뜻한 봄 햇살을 기대해 봅니다. 지난주 부활 대축일에는 많은 교우들께서 주님 부활을 함께 경축하였고, 미사 후 점심 식사도 같이 나누었습니다. 많은 교우께서 너무 좋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음식이 조금 부족해서 죄송하기도 했습니다. 다음부터는 넉넉하게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부활 제2주일로 부활 대축일 팔부 축일 마지막입니다. 아시는 것처럼 교회는 부활 대축일과 성탄 대축일은 팔부 축일을 지냅니다. 이것은 부활과 성탄 대축일을 당일 하루만 경축하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 동안 그 축일 기념하는 차원에서 팔부 축일 행사를 하는 것입니다. 또한 부활 제2주일은 하느님 자비 주일로 지냅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께서 2000년 대희년, 부활 제2주일에 하느님의 자비에 대한 신심이 아주 많았던 폴란드 출신 파우스티나 수녀를 시성하시면서, 2001년부터 부활 제2주일을 하느님 자비 주일로 지내고 하느님의 자비를 기릴 것을 당부하면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부활 제2 주일의 말씀은 계속해서 예수님 부활 사건을 묵상합니다. 오늘 말씀은 우리가 잘 아는 흔히들 불신의 사도토마스를 꾸짖으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사실 오늘 말씀의 핵심은 토마스 사도가 아니고 부활하시어 처음으로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예수님의 부활하신 후 첫인사에 초점을 맞추어 보면 좋겠습니다. 부활하신 후 나타나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평화가 너희와 함께(Pax Vobis cum)”라고 인사하십니다. 예수님의 인사로 살아계실 때 그 모습 그대로 나타나신 예수님을 보고 제자들의 반응 의심도 하였겠지만,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기뻐하였다라고 복음은 전합니다.

 

성경학자들은 예수님의 부활 후 발현하신 사건을 두고, 두 가지로 구분합니다. 사적인 발현과 공적인 발현으로 구분합니다. 여자들에게 나타나신 발현은 사적 발현이라고 하고, 제자들 전체 앞에서 나타나신 발현을 공적 발현이라고 합니다. 두 가지 발현의 구분은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그들에게 사명을 부여하는 데 있습니다. 오늘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후, 예수님은 부활 인사와 함께 제자들에게 성령을 불어넣어 주시면서 동시에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세상으로 나가서 당신의 부활을 알리라는 사명을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이제는 당신의 죽음과 부활을 선포하는 사도로 삼으셨습니다. 세상으로 파견된 사도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과 부활을 선포하는 막중한 임무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성령을 받은 사도들은 이제 예수님께서 주신 평화의 선물을 받고 세상으로 나갔습니다. 세상으로 향한 첫 장소는 다름 아닌 예루살렘 성전이었습니다. 베드로 사도를 중심으로 한 사도단은 그렇게 두려워하였고 무서워하였던 유대인들을 상대로 당당하게 예수님은 그리스도이고, 십자가에 처형되셨으나 죽음에서 부활하셨다고 연설합니다. 그 내용이 팔부 축일 평일미사에서 매일 읽었습니다. 계속해서 미사 독서를 통해서 우리는 만날 수 있습니다. 성령을 통하여 그리고 예수님께서 주신 평화를 통해서 사도들은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습니다. 오히려 예수님 때문에 매를 맞고 책망받는 것이 영광이고 기쁨이었습니다(사도5, 41).

 

예수님의 부활로 저는 교우들께서 예수님으로부터 평화를 선물 받았으면 너무 좋겠습니다. 부활의 기쁨은 다름 아닌 우리 자신 안에 예수님께서 주신 평화를 누리는 것입니다. 세상이 주는 평화가 아니라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를 간직하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이 주신 평화는 세상의 근심과 걱정, 미움과 분노를 이겨내는 평화입니다. 세상의 재물이 주는 평화는 평화가 아니나 또 다른 근심과 걱정이고 미움과 분노를 만들어냅니다. 예수님의 평화는 공짜로 주시는 것이지만, 우리 각자 안에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간직하고 있을 때, 그 평화를 체험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주신 평화의 선물로 4월도 행복하게 보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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