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수난 성지 주일

 지난주는 겨울이 다시 온 것 같았습니다. 겨울이 쉽게 물러가는 것이 아주 서운했나 봅니다. 그러나 춘분(20)이 지났기에 꽃샘추위도 물러가고 본격적인 봄바람과 봄 날씨를 만끽할 것 같습니다. 이미 벚꽃과 개나리는 만발하였습니다.

 

참고로 부활 대축일의 날짜는 성탄 대축일과 달리 매년 달리하고 있습니다. 부활 대축일 날짜로 많은 논쟁이 있었지만, 325년 니케아 공의회는 부활절 날짜를 춘분이 지나고 첫 보름달이 뜬 다음에 오는 일요일로 결정하였습니다. 약간 달라지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로마 및 알렉산드리아 측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이 결정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늘날 전 세계의 거의 모든 그리스도교 종파들은 니케아 공의회에서 정한 대로 춘분 후 만월 다음에 오는 첫 일요일에 부활 대축일을 지키고 있습니다. 동방교회와는 성탄 날짜도 다르지만 부활 대축일 날짜도 다릅니다. 가톨릭교회보다 늦습니다. 그래서 동방교회의 올해 부활 대축일은 55일입니다.

2024년 춘분이 320일이고 보름이 24일이고, 그다음 주일인 31일이 올해의 부활 대축일입니다.

 

오늘 가톨릭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는 주님 수난 성지주일을 거행합니다. 이날 가톨릭교회는 죽음을 향하여 당당하게 당신의 사명을 완수하시는 예수님을 환영하고, 그분과 함께 죽음을 향하여 나아갑니다.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주님을 따라 갑시다. 오늘 함께 읽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 복음은 마르코 복음을 읽습니다. 예수님의 일생 중에서 마지막 부분을 수난 복음으로 읽습니다. 묵상할 내용이 많이 있습니다.

 

복음서 초반에 나오는 예수님께 비싼 나르드 향유가 든 옥합을 가지고 와서, 예수님 머리에 발라준 여자를 만났으면 합니다. 이 여인에 대한 복음은 오늘 복음뿐만 아니라, 마태 26,6-13; 루까 7, 36-50; 요한 12,1-8에도 나오는 말씀입니다. 일면 도유사화(塗油史話)라고 합니다. 루까 복음에서는 복음서 초반에 등장하는 이야기고 요한 복음에서는 예수님의 이스라엘 입성을 앞두고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마태오 복음 역시 예수님 수난 전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요한 복음에서는 예수님 머리에 향유를 발라준 여자는 마리아라는 구체적인 이름이 나오지만 다른 세 복음서는 나오지 않고, 특히 루까 복음에서는 죄인으로 소문난 여자로 나옵니다. 이 여인의 모습과 마음 상태를 한번 묵상해 보았으면 합니다. 예수님의 일행이 시몬이라는 나병을 앓았던 사람의 집에 초대받아 갔습니다. 아마도 이 시몬은 예수님을 만나 치유된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 집에서 식사하던 중 한 여인이 들어와서 전혀 과거에 보지 못한 행동을 합니다. 어떤 의도인지는 잘 모릅니다. 들어와서 예수님 머리에 향유를 부었습니다. 지켜보던 사람들의 다양한 반응이 나옵니다. 그중에 많은 향유를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해야 한다는 합니다. 그저 제 삼자의 입장입니다. 왜 저 여인의 의도와 그 이유에는 전혀 상관하지 않습니다. 자기들 하고 싶은대로 평가합니다. 과연 그들도 평소에 자선을 자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여인은 아마 루까 복음에서 말한 대로 동네에서 소문난 죄인으로 소문난 사람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좀 더 추측해보면, 매춘을 하는 사람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 여인의 삶에서는 더 이상의 희망이 없고, 닥치는 대로 마구잡이로 사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이 여인이 예수님께 다가간 의도가 무엇이었겠습니까? 다름 아닌 구원자 앞에서 회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입니다. 이 여인은 회개의 선물로, 예수님은 이 여인에게 온 세상 어디든지 이 복음이 선포되는 곳마다, 이 여자의 한 일도 전해져서 이 여자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마태 26, 13.)라는 선물을 받습니다. 이 여인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마지막 남은 사순시기를 보내도록 합시다. 예수님의 죽음에 동참한다는 것은 회개하는 것이고 그 회개의 결과는 예수님과 함께 죽었으니 당연히 예수님과 함께 부활하는 것입니다. 성주간 한 주간 1년 중 가장 거룩하게 보내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회개하는 모습으로 살았으면 합니다.

 

 

 

Comments

Popular posts from this blog

한가위 미사

연중 제7주일

연중 제31주일 강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