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4주일 강론

 새해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기온이 많이 올랐습니다. 지난 금요일에는 70도가 넘는 기온을 기록하기도 하였습니다. 삼한사온(三寒四溫)이라는 말을 실감케 합니다. 일교차가 큰 날씨입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새해를 시작하면서 결심한 것이 잘 지켜지고 새해 마지막 주간 마무리 잘하시면 좋겠습니다.

 

연중 4주일의 말씀은 지난주 복음에 이어지는 말씀입니다. 4명의 제자를 당신의 뜻대로 택하시고 본격적인 공생활을 시작하는 예수님께서는 오늘 유대교 회당에 들어가셔서 가르치기 시작하십니다. 그 가르침이 오늘 이 자리에서도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

무엇을 가르치셨다고는 복음에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듣고 있는 사람들은 몹시 놀랐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그분께서 율법학자들과 달리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셨기 때문이다라고 합니다. 과연 마르코 복음사가가 말하는 그분의 권위는 무엇이었기에 사람들이 놀랐다고 기록하였을까요?

신약성서에서 말하는 권위(ἐξουσία, authority)는 세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는 무엇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두 번째는 이러한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결정권이 하느님의 지위를 반영하는 하느님의 관계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공동체의 자유를 위해서 무엇을 행하는 하느님으로부터 주어진 능력을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치시면서 사람들에게 드러낸 권위는 철저하게 공동체를 위한, 사람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하기 위한 사랑에서 비롯된 권위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있던 사람들은 그분의 가르침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느꼈기 때문에 그분의 가르침에 놀랐다고 하는 것입니다. 단순하게 큰 목소리로 사람들 위에 군림하려는 가르침이나 자신의 지위를 이용한 가르침이 아님을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놀랐다고 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의 전체 줄거리는 21절부터해서 39절까지가 한 묶음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전체 줄거리는 회당에서의 가르침, 회당 안에서의 치유, 시몬의 장모 치유, 해가 지면서 안식이 끝나자 여러 병자의 치유, 다음날 새벽 외딴곳으로 물러나 기도하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낮에는 사람들과 어울리시고 밤에는 하느님과 말씀을 나누시는 나날이 예수님의 삶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일상은 철저하게 사람들을 위한 삶이었음을 오늘 복음 말씀을 통해서 어렴풋이 알 수 있으며, 아무리 바쁘셔도 예수님은 하느님과의 대화, 즉 기도는 꼭 하셨음을 또한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인간이 누려야 품위와 시간이 지나면서 개인의 권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 각자의 품위와 권위를 가지고 계십니까? 또한 각자가 가지고 있는 품위를 어떻게 누리고 있고 개인의 권위를 어떻게 행사하고 있습니까? 아버지로서, 어머니로서, 할아버지로서, 할머니로서 권위를 가지고 계십니까? 세례를 통하여 얻은 품위와 권위를 잘 누리고 행사하고 있습니까? 우리는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품위와 존엄성에 더해 세례를 받으면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신 그리스도인으로서의 품위와 권위를 부여받았습니다. 세례 후에 세상 안에서 살면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품위와 권위를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이 품위는 예수님께서 주신 사랑의 이중 계명을 지킴으로서 유지되는 것이고, 권위는 우리의 삶의 바탕에서 사랑이라는 덕목을 가지고 살면서 나오는 것입니다.

 

우리 삶에서 그리스도께서 가지셨던 권위를 우리도 고스란히 가지고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그 권위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발달 심리학에서 강조하는 권위적(authoritative)’권위주의적(authoritarian)’ 단어는 아주 중요하게 사용됩니다. 사랑에 기반을 둔 행위는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권위가 되지만, 사랑 없이 감정에만 기반을 두면 권위주의가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사랑에 기반을 둔 권위를 행사하셨기에 사람들에게 감동을 불러일으킨 것입니다.

각자가 받은 품위와 권위는 사랑에 기반을 둔 것임을 기억하면서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1월의 마지막 주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Comments

Popular posts from this blog

한가위 미사

연중 제7주일

연중 제31주일 강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