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2주일 강론

 전례적으로 대림 시기와 성탄 시기를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새해의 일상이 교우분들에게 편안함, 행복과 건강으로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작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것처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새해를 살아가는 느낌과 마시는 공기와 따뜻한 햇볕은 작년과 다르실 것입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살아가는 매 순간에 우리 스스로는 많은 동기부여와 의미 부여가 필요합니다.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순간, 순간이 의미를 부여하시면 더욱 건강하실 것 같습니다.

 

이번 주부터 교회의 전례는 연중 제 2주일을 지냅니다. 지난주가 공현대축일었고 그 다음 월요일에 주님 세례 축일을 지내면서 연중 제 1주간을 지냈습니다. 예수님 세례 축일은 예수님께서 이제 유아기, 아동기, 청소년기를 끝내고, 다시 말씀드리면 사생활을 끝내고, 세례를 통해서 공생활을 시작하심을 의미합니다. 구세주로서의 활동입니다. 하느님을 알리고 병자를 치유해주시고, 악령들을 쫓아내 주시며, 더욱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시고 먼저 손을 내밀어 주시는 모습을 우리는 복음서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친근하게 다가오시는 예수님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복음은 요한과 예수님께서 간접적으로 만나시는 장면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복음서를 보면, 요한과 예수님과 직접 만나시는 장면은 하나만 나옵니다. 예수님께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러 오시는 장면입니다(마태 3,13-17. 마르 1,9-11. 루까 3,21-22).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신 후에 예수님과 요한은 아마도 따로 생활하셨던 것 같습니다. 성서학자들에 따르면, 예수님도 제자들을 부르셔서 제자 그룹을 만들어 활동하셨고 요한 역시 따르는 제자들과 함께 생활하였다고 합니다. 자연스럽게 이러한 분위기는 오늘의 복음과 연결됩니다. 오늘 복음 첫 구절에 요한이 자기 제자 두 사람과 함께...”라고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요한은 자기 제자들에게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라고 말합니다. “하느님의 어린 양이란 표현을 요한은 지나가시는 예수님을 보면서 제자들에게 소개합니다.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두 제자는 예수님을 따라갑니다. 분명히 이 두 제자에게는 말로만 듣던 예수님을 보고 그분에 대해서 호기심이 발동하였을 것입니다. 따라간 두 요한의 제자 중에 한 사람은 베드로의 동생 안드레아입니다.

 

따라오는 두 사람을 보시고 예수님은 물으십니다. “무엇을 찾느냐?(What are you looking for?) 라고 하시는 예수님께 안드레아는 랍비, 어디에 묵고 계십니까?”라고 묻지만, 예수님은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으시고 간략하게 와서 보라고 대답하십니다. 두 제자는 함께 예수님과 지내면서 그분의 진가를 알아보았습니다. 그분의 진가를 알아본 안드레아는 그 벅찬 기운을 혼자 감당하지 못해 자기 형에게 말합니다. “우리는 메시아를 만났소라고 하고는 자기 형을 예수님께 데리고 갑니다. 예수님과 베드로의 첫 만남입니다. 그의 이름을 바꾸어 줍니다. 성경에서 이름을 바꾼다는 것은 신분의 변화를 뜻합니다. 이름을 바꾼 베드로는 예수님과 동고 동락하면서 많은 일을 경험하고 그 신분에 맞게 살면서 삶을 마감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은 짧지만 많은 일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신앙생활에서 무엇을 찾고 있습니까? 오늘도 예수님은 우리에게 묻고 계십니다. 너희는 무엇을 찾고 있느냐? 어떤 대답을 할까요? 대답 전에 먼저 안드레아처럼, ‘주님 어디에 계십니까?’ 하고 물어보십시오. 자주 여쭈어 보십시오. 그러면 와서 보라는 응답을 주실 것입니다. 사목자로서 살면서 힘들고 힘에 부대끼는 일을 만나면 저는 자주 주님! 어디 계십니까?’하고 묻습니다. 그럴 때마다, “와서 보라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힘들 때마다, ‘주님! 어디 계십니까?’하고 물으십시오. 때로는 그 질문과 동시에 예수님께서 먼저 나에게 와 계심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내가 교만하다는 생각이 들 때, 내가 탐욕과 욕심이 많다는 느낌이 들 때, 나 자신이 시간이 갈수록 남을 판단하는 시간이 많다고 느낄 때, 주님께 물어 보세요. ‘어디에 묵고 계시는지...어디에 계시는지그 순간 우리를 초대하시는 예수님을 만나실 것입니다. 오늘도 와서 보라고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Comments

Popular posts from this blog

한가위 미사

연중 제7주일

연중 제31주일 강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