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성탄 대축일 강론

성탄을 축하드립니다. 어제 밤미사 강론에서도 성탄 인사를 드렸지만, 오늘 성탄 대축일 미사에서 다시 인사드립니다. 이 세상에서 오신 하느님이신 아기 예수님의 탄생으로 본당의 모든 교우에게 인사드립니다. 아기 예수님 탄생의 은총이 우리 교우들 모두에게 평화와 기쁨과 행복을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예수님 탄생의 날짜에 대해서 많이 궁금해하실 것입니다. 로마에서 살던 학자 수사 디오니시우는 525년 부활절 달력을 작성하던 기회에 역사상 처음으로 예수 성탄 연도를 추산하여 서기 연대를 만들었습니다. 그가 추산한 것보다 예수님은 최소한 4년 앞서 탄생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서기전 6~7년쯤 탄생하셨다고 봅니다. 로마에서 작성한 주교 사망록에 보면 로마 교회는 3361225일에 예수 성탄일을 지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성탄 축일을 경축한 것에 대한 가장 오래된 증언입니다. 1225일은 로마시민들이 섬기던 태양신의 탄일이었습니다(Natalis Solis Invicti). 313년 밀라노 칙령으로 로마 제국의 그리스도교 박해가 끝나고 종교 자유가 시작된 후 태양신 탄생일에 예수 그리스도를 태양신으로 대치하였습니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1225일이 예수님 탄생일이 되었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 탄생일을 정확하게 알지 못합니다. 어제 성탄 대축일 밤 미사의 복음은 루까 복음에 따른 예수님 탄생 이야기를 자세하게 들었습니다.

 

오늘 성탄 대축일 미사의 복음은 마태오와 루까 복음서와는 전혀 다른 요한 복음의 시작으로 예수님 탄생 이야기를 합니다. 요한은 예수님을 말씀으로 묘사하며 그분은 태초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신 분으로 서술합니다. 또한 그 말씀이 이 세상에 오셨다는 서술과 이 세상에 오신 그분은 참 빛으로 오신 분이며 그 빛은 모든 사람을 비춘다고 서술합니다.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이 우리 인생의 등불이며 등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가톨릭 교회 교우들은 세례를 통해 예수님을 평생의 스승으로 삼고 그분이 가신 길을 따라 가며, 그분이 이 땅에 사시면서 가르친 것을 나의 삶에서 그대로 실천하겠다는 서약을 통해 세례를 받았습니다.

 

세례를 받는다는 것은 나의 삶을 하느님의 방식에 맞추어 살겠다는 약속입니다. 하느님이 나에게 맞추시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예수님이 생각하시고, 사신 것 같이 예수님께 맞추어 살겠다는 약속입니다. 부부는 서로에게 맞추고 살 때 갈등이 없습니다.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는 우리가 하느님께 맞추고 살 때 나도 모르게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축복과 자비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생각으로는 하느님에게 맞추며 살겠다고 하지만, 막상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는 하느님께서 나에게 맞추어주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것을 맞추어 주시기 않으면 하느님을 원망하게 되고 하느님을 떠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하느님에게 맞추어 산다는 것은 어렵고 힘이 듭니다. 그러나 하느님께 맞추어 살려고 하는 힘든 과정 안에서 나도 모르게 하느님으로부터 받는 은총과 축복이 많음을 체험할 것입니다.

 

이번 성탄에는 우리 각자에게 오시는 아기 예수님께 우리의 약속을 다시 드리는 성탄이 되었으면 합니다. 예수님의 생각과 삶에 우리 자신을 맞추어 살겠다는 다짐이 있었으면 합니다.

성탄의 축복이 교우들 모두에게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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