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31주일 강론

 11월의 첫 주일입니다. 11월에도 교우분들이 하느님 사랑 안에서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도 합니다. 또한 위령성월이기도 합니다. 세상을 떠나 신 부모, 형제, 친척, 지인들을 위해 자주 기도 바치는 11월이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 복음 말씀도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을 비난하십니다. 이번에는 그 이전의 비유 말씀이 아니라 군중들과 제자들 앞에서 노골적이면서 직접적으로 그들을 비판합니다. 성서학적으로 보면, 23장을 어느 성경학자는 유대교 심판 설교라고 합니다. 23장 전체는 불행하여라라는 글귀가 많이 나옵니다. 그 불행한 사람들이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입니다. 유별나게 마태오 복음서는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을 비난 하는 글이 많이 나옵니다. 우리는 103주 동안 관련된 비유 말씀을 복음으로 들었습니다.

 

마태오가 복음서를 쓴 80-90년경에 그리스도교는 유대교에서 독립하였습니다. 그렇지만 기성 종교인 유대교와 신흥 종교인 그리스도교를 박해한 까닭에 둘의 사이는 적대관계였습니다. 그래서 마태오는 유대교 열성파 바리사이들과 학구파 율법 학자들의 비리를 들추고 단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리스도교 지도자들에게 겸손과 봉사를 당부합니다(8-12).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유대교 지도자들의 비리를 그리스도교 지도자들도 저지르기 쉬운 것이니 만큼 스스로 조심하라는 것입니다. 사실 23장 전체를 읽어보면, 종교이면 누구나 저지르곤 하는 죄상을 낱낱이 들추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오늘의 복음은 교황님과 주교님들 그리고 사제들에게 하시는 날카로운 비판입니다. 무엇보다도 본당 일선에서 사목하고 있는 우리 사제들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또한 저에게 하시는 예리한 말씀이기도 합니다. 열심히 말씀을 묵상하고 성찰하면서 반성하고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사제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교우분들의 기도와 격려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무엇보다는 오늘 복음은 유대교 지도자들의 모순을 지적합니다. “바리사이들과 율법 교사들이 하는 말은 실행하고 지켜라라는 말씀과 동시에 그들의 모순된 행동은 따라 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그들의 언행불일치(言行 不 一致)에 대해서 비판하십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타인으로부터 존중받기를 원하고 자기 스스로 권위를 가지기를 원합니다. 존중받고 권위를 가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것입니다. 이 불변의 진리를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부모가 자식으로부터 존경과 권위를 인정받는 방법이 무엇인지는 잘 아실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나약한 존재로 부족한 존재로 불완전한 형태로 살아가기에 완벽하게 살 수는 없습니다. 삶의 순간순간에 다가오는 유혹을 우리는 원하는 대로 이겨낼 수 없음은 자명한 사실이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실수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실수를 인정하지 않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살면 결국은 실수는 그리스도인들 차원에서는 죄를 짓는 악습이 되고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생활의 패턴이 되는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패턴은 범죄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언행일치의 완벽한 모범을 보여주신 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저를 포함해서 우리가 예수님께서 그렇게 질타하신 바리사이와 율법 교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자신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입니다. 또한 언제든지 우리는 잘못을 할수 있고 실수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바라는 사람에게도 한 번도 거절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자신에게 들이대는 잣대는 한없이 넓으면서 타인에게 심지어 가족에게 들이대는 잣대는 엄격한 사람은 예수님이 그렇게 싫어하셨던 바리사이 이며 율법 학자입니다. 또한 남이 자신에게 하는 충고는 예수님의 말씀이라고 생각한다면 언제든지 수용할 수 있습니다.

언제든지 주임신부에게도 충고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속으로 비판하지 마시고 오셔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예수님께서 저에게 오셔서 말씀하시는 것으로 알겠습니다. 저도 바리사이나 율법 학자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날씨는 춥지만 하느님의 위로와 자비로 따뜻한 11월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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