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27주일 강론

 한국에서 오신 손님들과 화요일에 나이아가라 폭포를 갔다 왔습니다. 그전에 교우분들이 나이아가라 폭포 가는 길이 너무 좋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이번에 가면서 교우들의 말씀이 정말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한국의 강원도 같은 산과 단풍이 모든 일행을 감탄의 환성으로 묶었습니다. 한국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환상적인 단풍이 우리 일행들을 환영해 주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주신 하느님을 찬미, 찬양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연중 27주일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말씀입니다. ‘포도원 소작인의 비유말씀입니다. 오늘의 말씀은 마르코(12,1-12), 루까(20,3-19)복음에도 나오는 말씀입니다. 오늘의 비유 말씀은 유대인들에게는 모욕적인 비유 말씀입니다. 성서학적으로 오늘의 비유 말씀을 특례비유라고 합니다. 특례비유란 예수님께서 일상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전형적인 사건을 이야기하시는 일반비유와는 달리, 어쩌다 한 번 있을 수 있는 특수한 사건을 꾸며낸 이야기를 말합니다.

오늘 비유 말씀의 의도는 제 1독서와도 연결이 됩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포도밭을 이스라엘로 비유하고, 포도밭 주인이 열심히 정성을 다해 가꾸고 좋은 포도가 나기를 기대했지만 들포도가 열였다고 합니다. 그 열매를 보고 주인은 너무 실망한다는 내용입니다. 복음 말씀에서도 하느님은 포도밭 주인이시고, 포도밭(이스라엘)을 당신의 백성으로 마련하시고 그 백성을 지도자들(농부)에 맡기셨습니다. 그리고 거듭해서 예언자()를 파견하시곤 하셨지만, 그 지도자들은 예언자들을 배척하고 박해하였습니다. 마침내 아들, 예수님을 보냈더니 그 아들마저도 죽여 버렸습니다. 이쯤 되면, 우리는 이 비유 말씀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비유 말씀을 유대인들의 오만, 독선과 교만을 비꼬는 말씀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예수님 자신의 죽음을 비유 안에서 예견하시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이 비유 말씀에서 유대인들은 이 비유가 자신들을 비꼬고 책망하고 훈계하시는 말씀인 것을 알았습니다. 오늘 복음에는 나오지 않지만, 복음 마지막 단락에는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은 이 비유 말씀을 듣고서 자기들을 두고 하신 말씀인 것을 알아차리고 그분을 붙잡으려고 하였으나 군중이 두려웠다. 군중이 예수님을 예언자로 여겼기 때문이다.”라고 서술되어 있습니다.

 

예수님은 말씀대로라면, 우리는 이미 하느님으로부터 포도밭을 이스라엘 백성을 대신해서 받았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이 주신 포도밭입니다. 하느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쏟으신 정성을 이제는 우리에게 쏟으시고 계십니다. 세례를 받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당신의 자녀로 잘 살아가리를 원하시면서 우리에게 정성을 쏟고 계십니다. 포도밭이신 우리가 어려울 때마다 찾아오시고, 힘들 때마다 위로와 격려해 주십니다. 포도밭 주인이신 하느님으로부터 위로와 격려를 받아 보신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때로는 위로와 격려가 없다고 투덜거리기도 하지만 그 투덜거림 역시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을 간절히 바로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 투덜거림과 불만 안에서 이미 자비, 축복과 격려와 함께 있음을 깨달은 분들도 많으실 것입니다.

 

이 세상의 삶 안에서 충실하고 성실하게 하느님의 사랑에 감사드리면서 부지런히 소출을 내어야 합니다. 튼튼하고 알이 굵은 포도를 생산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고 책임입니다. 이 세상의 삶 안에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은 하느님의 포도밭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당연한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 공동체는 그동안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베풀어 주신 사랑, 축복, 위로와 격려를 우리 공동체의 이름으로 감사드릴 때가 왔다고 봅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새 성전 건립이라고 생각됩니다. 오랜 세월 동안 여러 가지 문제도 많이 있었고 때로는 공동체가 분열되는 아픔도 겪었지만, 이제는 힘들었고 나를 괴롭혀 온 것들을 내려놓고 새로운 포도밭을 일구어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힘들었던 응어리가 풀리지 않은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제는 그만 내려놓았으면 합니다. 더 좋은 포도밭을 우리 자신과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우리에게 있습니다. 새 성전 건립에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간절한 마음으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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