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11주일 강론

 6월의 셋째 주 주일입니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습니다. 기상학자들은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이번 여름이 최악의 불볕더위가 올 것이라고 예고한 뉴스를 보았습니다. 더운 여름을 잘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주 구역별 모임에 너무나 많은 교우분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펜데믹으로 잘 만나지 못한 구역의 교우들이 모처럼 만나서 음식을 나누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마음이 뭉클하기도 하였습니다. 수고해주신 총구역장님과 각 구역장님들께 진심으로 고마움의 인사를 전합니다. 또한 아버지의 날을 맞이하여 본당의 모든 아버지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아버지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연중 제11주일을 지내는 우리는 이제 우리 소유가 아닌 다른 사람의 소유가 된 성전에 앉아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 완전하게 소유권이 이전되었습니다. 그러나 성당 소유권이 바뀌었을 뿐 크게 변화된 것은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다른 성당으로 옮기지 않도록 이끌어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연주 11주일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당신과 함께 구원사업을 도와줄 12명의 제자를 뽑으신 장면이 나옵니다. 복음서 전반부는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몰려든 군중들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 군중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서 그들의 몸과 마음의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서, 예수님은 협조자가 절실히 필요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당신 구원사업을 도와줄 협력자가 필요하셨기에 당신이 직접 그 협력자들을 뽑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뽑으셨는데,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친히 다스리실 때가 다가왔으니 서둘러 회개하라고 외치셨고, 악령들을 쫓아내는 구마 이적과 병자들을 고쳐주는 치유 이적을 하셨습니다. 예수님을 따라다닌 이들 열두 제자는 예수님 부활 이후에 스승의 부활을 외치는 사도들로 변화되었습니다. 열두 제자들 몇명을 살펴보면 이들은 당시 유대 사회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전혀 다른 위치 즉, 소외되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하층민들이었습니다. 성서 주석학적으로 살펴보면, 시몬이라는 사람이 제일 먼저 나옵니다. 게파라는 별명을 예수님께서 주셨던 사람이며, 우리가 잘 아는 베드로(페트라)입니다. 갈릴레아 출신으로 고기 잡는 어부이며 그의 동생은 안드레아입니다. 안드레아 역시 보잘 것 없는 사람으로 형을 도와 고기잡는 일로 생계를 유지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아마도 가장 기초적인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던 환경에서 성장하였을 것입니다. 제베데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이 있습니다. 이 두 형제는 예수님에게서 천둥의 아들이라는 별명을 받았습니다(마르 3,17). 이 두 사람은 다혈질인데다(루가 9,54) 질투심과 명예욕이 강하였습니다(마르 9,38; 10,35-40). 그러나 야고보 사도는 서기 44년 사도들 가운데 가장 먼저 참수당하였습니다. 스승의 뒤를 따라 간 것입니다. 예수님 열두 사도 중에서 참수형에 당하지 않은 사람은 오직 야고보의 동생 요한 뿐이었습니다. 말 많고 탈 많은 제자들, 예수님의 부활을 의심하면서도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후 모두 스승의 말씀을 전하면서 당당하게 주어진 십자가를 받아들여서 사도가 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스승이 가신 길을 따라갔습니다. 그렇게도 다양하면서도 고집불통이고 다혈질 기질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스승을 위해 하나가 되어 스승의 길을 따라갔습니다. 그래서 후대 교회에서는 그들을 제자를 넘어 사도(파견된 자)’라는 호칭으로 그들을 부르고 공경합니다. 다양함을 인정하면서도 스승을 위해서 자신을 모두 버린 사람으로서 서로 일치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새 성전 건축을 위해 첫 발걸음을 뛰었습니다. 성전 건립에 반대하는 분들도 계시고 그저 뒷전에 못 들은 체, 못 본 체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아예 나와 상관없는 일로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예수님의 제자나 사도의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스승을 위해 묵묵히 자기 길을 간 사도들처럼 조금의 관심을 가지고 나의 일이라고 생각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지금의 우리 세대에 새 성당이 무슨 필요가 있겠나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미래의 세대, 우리의 후손을 위해서 자신을 버리고 관심 가져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복음 말씀 중에 열두 제자의 이름 마지막에 자신의 이름을 넣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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