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강림 대축일

 5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계절의 여왕이라고 시작한 5월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푸르름이 더욱 익어가는 남은 5월 마무리 잘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교회의 탄생일인 성령강림 대축일입니다. 그 옛날 부활하신 예수님을 뵙고 기뻐하던 제자들에게 주신 성령께서 이 자리에 있는 교우들에게도 오셔서 우리 마음을 열어주시고 각자에게 알맞은 은사를 주시기를 청하고 본당의 모든 교우들을 성화시켜 주시기를 청하여 봅니다. 성령에 관한 말씀은 4복음서에도 많이 나오지만, 특히 사도행전에는 성령께서 사도들과 그 제자들에게 내리시어 복음 선포에 가장 든든한 보호자 역할을 하고 계심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성서학자들은 4복음서가 예수님의 복음서라면 사도행전은 성령의 복음서라고 하기도 합니다.

 

오늘 제1독서의 말씀은 성령께서 오심을 너무 생생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는 서술도 마다하지 않고 사도행전의 저자인 루까는 너무나 생동감 있게 성령의 오심을 전하고 있습니다. 성령이 강림한 날은 오순절(五旬節)로서 본래 보리를 추수하고 거행되는 과월절을 기점으로 50일 후에 열리는 축제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사도행전은 오순절 때 성령이 내렸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 202265일 성령 강림 대축일 미사 강론을 통해 성령께서는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하는지,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어떻게 걸어가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신다고 설명하셨습니다. 아울러 질투와 뒷담화를 피하고, 악에게서 나오는 피해의식과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세상과 교회가 자리한 지금 여기를 사랑하는 법을 성령에게서 배워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우리 모두에게 성령의 학교로 갑시다.” 교황님은 상처 입은 우리에게 다시 시작하라고 가르쳐 주시는 성령을 만나는 자리가 성령의 학교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아울러 성령께서는 우리를 바라보시는 하느님의 사랑스러운 눈길을 삶의 우선순위에 놓아주신다며, “성령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결정을 내리고, 교회로서 함께 걷고, 성령께 순종하고,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도록성령을 부르며 기도하자고 권고하셨습니다.

 

아마도 교우들 가운데는 성령강림 대축일을 앞두고 성령의 은사를 청하는 9일기도를 바치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성령의 7가지 은사는 영원한 구원에 관한 것과 현세의 잠정적인 사항을 구별하게 하는 지혜’, 영생의 진리를 가급적 깊이 깨닫게 하는 통찰믿어야 할 것과 믿지 말아야 할 것을 식별하는 지식’, 마땅히 행할 것과 행하지 말아야 할 것을 식별하는 식견’, 하느님을 만유 위에 사랑하게 하는 공경’, 영생을 도모하기 위해 여러 가지 어려움을 무릅쓰는 용기’, 매사에 하느님의 뜻을 거스를까 염려하는 경외입니다. 어떤 은사를 원하시나요? 이 은사는 개인의 영달을 위한 은사가 아니라 하느님을 위하고 나 자신이 거룩하게 살기 위한 은사입니다. 미사 중에 필요한 은사를 청하여 보십시오.

 

또한 성령께서 신자들에게 베풀어 주는 은혜로 갈라티아서 522-23절은 9가지 열매를 말합니다.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온유, 절제를 제시한다. 9가지 열매는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맺어지는 열매로써 사랑, 기쁨, 평화, 이웃과의 관계에서 맺어지는 열매로써 인내, 호의, 선의, 자신과 관련되는 열매는 성실, 온유, 절제로 분류할 수 있다.

성령의 은사와 성령의 열매 중에서 나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을 청하여 보십시오. 성령의 은사를 통해서 우리 신앙이 더욱 풍요롭고 단단해지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을 알고 사랑하고 그 사랑을 이웃들과 공유한다면 더 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성령의 은혜로써 성령의 열매를 맺을 수 있다면, 우리 안에 원의와 미움, 뒷담화, 교만, 시기, 질투 같은 인간관계 안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씨앗들이 없을 것입니다. 성령의 은사와 열매 모두를 통틀어서 하나로 요약 통합할 수 있는 단어는 성화(Santification)’입니다. 성령의 은사와 열매로 모두가 성화되는 한 주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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