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5주일 강론

 계절의 여왕 5월의 첫 주일입니다. 멕시코 과달루페 성지 순례 잘 다녀왔습니다. 기도해주신 교우들에게 고마움의 인사 전합니다. 과달루페 성모님께 본당 교우들의 영육간의 건강과 축복을 기도하였습니다. 또한 본당 이전에 있어 모든 교우분이 관심을 기도하였고 교우들 마음을 일치시켜 주시도록 기도하였습니다. 5월의 첫 주이지만, 벌써 일주일째 되는 첫 주일입니다. 잘 아시는 것과 같이 교회의 전례 안에서는 5월을 성모님의 달이라 합니다. 어떻게 보면, 5월의 시작과 동시에 성모님 성지로 순례 갔다 온 것이 하느님의 섭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임시 성당으로의 이전이 잘 이루어지도록 기도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부활 제5주일 복음은 우리가 잘 아는 예수 그리스도의 정체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Ego sum Via, Veritas, Vita)”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의 가장 큰 정체성은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동시에 메시아 즉, 구세주이십니다. 이 구세주이신 예수님의 가장 큰 정체성을 좀 더 분석하면, 그분은 하느님께로 가는 길이요, 그분의 말씀은 진리의 말씀이며, 그분을 믿으면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는 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자주 아버지께 가신다고 말씀하십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아버지께 가셔서 제자들을 데리고 갈 곳을 마련하러 가신다고 하십니다. “여러분의 자리를 마련하러 간다고말씀하십니다. 여기서 자리라는 의미는 장소 또는 공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 친교를 맺게하신다는 뜻입니다. 결국은 우리가 언젠가는 하느님의 얼굴을 보게 될 것임을 말씀하시는 것이고 하느님과의 친교 관계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예수님의 자기 계시인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하느님께로 인도하시는 정도(正道)임을 스스로 밝히십니다. 예수님이야말로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유일무이하고 절대적인 중보자(仲保者, Mediator)이심을 복음의 필자는 강하게 피력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할 구절은 12절에 나오는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라는 구절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구원 사업을 사도들을 통해서 시작하셨고 그 일을 교회에 맡기셨습니다. 예수님 승천 이후 교회는 지금까지 교회를 통해서 당신의 구원 사업을 계속하여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 구원 사업은 예수님께서 교회에 주신 지상명령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교회는 집단적인 단순한 단체가 아니라 교회 구성원 모두에게 주신 명령입니다. 교회를 구성하고 있는 현재의 교회 구성원, 즉 교황님을 필두로 주교, 사제 평신도 모두에게 내리신 명령입니다. 여기서 말씀하시는 더 큰 일은 구원사업과 동시에 우리 자신의 의무를 말씀하십니다. 과연 구원 사업과 우리의 의무는 같은 것임과 동시에 우리 각자 재인의 일상 안에서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 개인의 일은 반드시 하느님과의 친교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일입니다.

 

하느님과의 친교 안에서 우리가 하는 생각과 말과 행동이 적대적인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하느님의 친교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는 자기중심의 사고와 행동이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제1 독서는 사도행전에 나오는 초대교회에서 첫 번째로 봉사자를 선발하는 과정이 나옵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의 숫자가 엄청나게 늘어가는 과정에서 교회의 자선 행위에서 불평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에 사도들이 제자들을 불러 업무분장을 지시하면서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 일곱을 선정합니다. 이러한 제안에 어느 사람도 불만 없이 찬성하면서 우리가 잘 아는 스테파노를 비롯하여 일곱 명의 봉사자가 선정됩니다. 이러한 모습이 바로 하느님과 친교 중에 있는 상태입니다. 앞으로의 교회는 많은 일과 분란과 분열이 일어나겠지만 그래도 하느님과 친교 중에 있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오늘까지 유지되어 왔습니다. 우리 공동체에도 사람이 모인 곳이기에 불평과 불만이 있겠지만 하느님과 친교 중에 계신 교우들이 많으면 절대로 흔들리거나 분열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 각자가 하느님과 친교에 힘쓰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하느님과 친교 중에 계신 분들은 쉽게 이해하고 배려하고 용서합니다. 하느님과 친교에 힘쓰는 한 주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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