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부활 빠스카 성야 강론

 222일 재의 수요일을 시작으로 긴 사순시기의 여정을 지나왔습니다. 성 주간 수요일을 기점으로 사순시기가 끝나고 빠스카 성삼일을 지냈고 이제 드디어 부활 대축일 성야 미사를 지냅니다. 부활 대축일 전날 밤 가톨릭 교회는 과거 이스라엘의 빠스카 사건을 기억합니다. 빠스카(Pascha, passover)라는 의미는 지나가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과거 이스라엘의 빠스카는 이집트 노예살이에서 하느님의 손길에 따라 노예살이를 벗어나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건너감을 기억하고, 이제 새로운 빠스카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건너 새로운 생명을 우리에게 주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밤이기도 합니다.

 

가톨릭교회는 이 부활 대축일 성야 미사에서 예비 신자들에게 세례를 베푸는 오래된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초대 교회 때부터 거행해온 세례식을 오늘 우리 신앙 공동체도 다섯 분의 예비 신자에게 세례를 베풉니다. 세례 또한 새로운 빠스카 입니다. 오늘 세례받으시는 새교우들은 이제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나는 기쁨을 맛볼 것이고 이는 새로운 생명으로 건너감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가톨릭교회에서 세례를 받는다는 것은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나는 것이며, 하느님 자녀에 걸맞은 품위를 가지고 새롭게 인생을 살겠다고 하느님과 신앙 공동체 앞에서 약속하는 것입니다. 부디 하느님께서 다섯 분의 새 교우에게 당신 축복을 내려주시어 이 새 교우들을 모든 위험으로부터 지켜 주시고 보호하여 주시기를 기도 합니다. 또한 우리 교우들도 새 교우들을 위해서 하느님 사랑 안에서 항구한 신앙을 보존하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구약의 빠스카를 넘어 신약의 빠스카 신비를 살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그분이 우리에게 주신 빠스카 신비를 현재 살고 있습니다. 이는 다름이 아니라 부활의 삶이고 이 삶은 어떠한 어려움과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사는 삶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부활을 믿는 사람이며 일상생활에 침투해 있는 죽음의 그림자들, 즉 미움, 절망, 원한, 고통, 죄에서 벗어나서 빠스카하는 사람 즉 거르고 지나가는 사람입니다. 부활을 믿는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은 지나가는 것입니다. 어떤 처지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기쁘게 살아 갑시다. 예수님 부활의 힘은 이미 작용하고 있습니다. 부활의 힘이 우리를 부활시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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