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 5주일 강론

 3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봄을 알리는 절기가 다 지나갔습니다. 지난 21일은 진정한 봄을 알리고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 경칩과 청명의 사이인 춘분(春分)이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었나 봅니다. 봄바람 많이 맞으시고 봄 햇살 많이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사순시기가 이제 막바지로 들어갑니다. 사순 5주일이 지나면 성주간이 시작되고 그리스도교 최대 축제일인 빠스카로 들어갑니다. 얼마 남지 않은 사순시기 거룩하게 더욱 매진하시기 하느님의 은총을 많이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사순 5주일 복음은 죽은 라자로가 예수님에 의해 다시 살아나는 기적 이야기가 나옵니다. 오늘의 복음은 공관 복음에는 나오지 않고 요한복음에만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요한 복음서에는 예수님께서 행하신 기적 일곱 가지가 기록되어 있습니다(2,1-11; 4,46-54; 5.2-9; 6,1-15,16-21; 9; 11). 요한복음의 필자는 기적을 표징’(σημεον. semeion)이라 하는데 요즘 말로는 상징이라 합니다. 그렇다면 요한복음의 기적은 무엇을 가리키는 상징이라 생각하십니까?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사순시기 주일 복음에서 계속해서 강조하는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시고, 우리의 구세주이심을 드러내는 상징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주(4주일) 복음인 태경 소경의 치유 기적이나, 3주일 복음인 사마리아 여인과의 대화에서나, 2주일 복음이었던 변모하신 예수님 이야기들은 결국 예수님의 정체성에 대해서 계속해서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우리의 구세주이시다.

 

죽은 라자로를 살리시는 오늘 복음은 요한복음의 일곱 가지 표징들 가운데서 맨 마지막 표징이며 가장 두드러진 표징이기도 합니다. 라자로를 살리신 예수님을 보고 많은 유대인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고, 반대로 유대교 지도자들은 예수님을 죽이기로 의결하기도 하였습니다(11,45-53). 라자로를 살아나게 한 사건을 계기로 신앙과 불신앙이 판가름 나기도 하였습니다. 라자로를 살리신 사건은 예수님 자신의 부활 사건을 미리 알리는 신호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그것을 알리라 없었고, 단지 사랑한 라자로를 죽음에서 건져 준 사건에 복음의 저나나 지켜보고 있던 군중들은 집중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장사를 지내고 무덤에 묻혀있던 죽음 사람이 무덤에서 걸어 나오는 라자로를 보고 많은 사람이 목격함으로써 지켜보던 사람들은 혼란에 빠짐니다. 오늘 복음을 읽으시면서 우리 교우 각자가 오늘 복음 속으로 한번 빠져 보시기 바랍니다. 라자로가 무덤에서 걸어 나오는 모습을 현장에서 목격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각자는 어떤 반응을 보이겠습니까? 무덤에 누워있는 라자로에게 명령하여 라자로야 이리 나와라하신 예수님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이겠습니까?

 

오늘 죽은 라자로를 살리신 기적 이야기에서 우리 신앙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현장을 목격한 많은 유대인은 예수님을 믿었다고 복음은 전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다 믿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이이라고 복음은 말합니다. 분명히 그 자리에서 그 기적을 목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을 믿지 않고 오히려 불신에 더하여 예수님을 제거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의 기준을 우리는 어디에 두어야 할까요?

인간은 본능적으로 종교적인 인간(Homo Religious)이라고 합니다. 인간의 마음 안에는 누구에게나 의지하고, 신뢰하는 마음, 믿는 마음이 있다고 합니다. 그 믿음에 자신의 인생을 걸고 사는 사람도 있고, 자신의 감정에 더욱 의지하며 자신의 감정에 좌우되어 믿고 믿지 않는 나약하고 얄팍한 사람들도 있고, 그리고 전적으로 믿음과는 거리를 두고 의도적으로 믿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창조하실 때 자유의지(Free Will)를 주셨기에 믿든지 믿지 않든지는 본인의 책임임을 분명히 하셨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느님은 무한한 자비와 사랑으로 우리가 어떤 상항에 있든지 구원을 위해 항상 우리를 부르고 계십니다.

막바지로 향하는 남은 사순시기 동안에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하심을 체험하는 한 주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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