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2주일 강론

 3월의 첫 주일입니다. 3월에도 우리 교우들 모두 하느님 사랑 안에서 은총과 구원의 사순시기를 건강하게 잘 보내시기를 기도합니다. 6일 월요일은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입니다. 옛말에 우수에는 삼밭을 갈고 경칩에는 농기구를 손본다고 합니다. 서서히 봄이 온다는 것을 실생활 안에서 표현한 조상들의 지혜로움이 돋보입니다.

 

오늘 사순 2주일의 복음 말씀은 우리가 잘 아는 예수님의 변모 모습을 전하고 있습니다. 복음 말씀에 따르면,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 베드로, 요한과 야고보만을 데리고 다볼산으로 가셔서, 세 명의 제자들 앞에서, 그들이 그전에는 한 번도 보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그기에다 구약의 대표적인 인물, 모세와 엘리야와 만나는 장면을 제자들에게 보여주십니다. 복음은 예수님께서 모세와 엘리야와 대화를 나누셨다고 전합니다. 대화의 내용은 전하지 않습니다. 오늘의 복음 역시 지난주 복음과 마찬가지로, 마르코(9, 2-10)와 루가(9, 28-36)복음에도 나오는 말씀입니다. 사람이 너무나 충격적인 모습을 목격하면 충격을 받습니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기도 하고 자기도 모르는 말을 하곤 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베드로 사도는 자기도 모르게 이 모습을 오래 간직하고 싶은 나머지, 초막 셋을 지어 같이 살자고 합니다. 마태오 복음에는 베드로의 말이 어떻게 나왔는지는 언급하지 않지만, 마르코와 루까 복음에서는 베드로가 하는 말에, “베드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하고 전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충격적이고 영광스러운 모습을 본 베드로는 무슨 말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꼈을 것이고 그래서 자기도 모르는 말을 하였다고 봅니다.

마태오 복음의 영광스러운 모습과 말씀은 오늘 복음 앞에서는 우리 자신이 지고 가야 하는 십자가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16, 24-28).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엿새 뒤에 오늘의 변모하시는 모습을 세 명의 제자들에게 보여주십니다. 오늘 복음의 영광스러운 모습은 언젠가 우리도 목격할 것입니다. 이 모습이 이 세상에서 목격될지 아니면 하느님 나라에서 목격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말씀처럼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묵묵히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가면 반드시 우리는 오늘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지켜볼 것이고 우리 자신이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화되어 살아갈 것입니다. 어쩌면 많은 분이 이미 하느님의 은총으로 생각지도 못한 영광스럽게 변화된 자신을 보면서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가지 잊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 자신이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가면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십자가를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지고 가고 있는지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지금 지고 있는 십자가는 무엇입니까? 우리 각자가 지고 가고 있는 십자가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있습니까? 베드로 사도가 산에서 보았던 그 영광스러움은 삶의 시련과 고통을 잘 이겨낸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영광임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 마지막 말씀에도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서 되살아날 때까지..”말씀을 통해서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이 동반되어야만 부활의 영광이 온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언급하십니다.

 

1 독서는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너무나 큰 시련과 고통을 주셨습니다. 고향을 떠나고 아버지 집을 떠나는 것 자체가 시련이고 고통이었습니다. 그 시련과 고통 뒤에 오는 영광은 아브라함이 큰 민족을 이루는 시조가 되는 것이고 세상 끝날까지 믿음의 모범으로 남아 있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교우들은 아브라함처럼 고향을 떠나 이 땅에 사는 분들입니다. 조국과 고향을 등지고 더 나은 삶을 찾아온 우리 교우들은 제2의 아브라함입니다. 주어지는 삶에서 찾아오는 시련과 고통, 십자가를 잘 이겨내어, 주님께서 약속하신 영광과 부활의 삶을 이 세상에서 준비하시고 그 맛을 보시면 좋겠습니다. 또한 아직도 십자가를 무겁게 지고 가는 이웃에게 격려, 기도를 통해서 그 십자가를 같이 들어주는 사랑도 보여주시는 3월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s

Popular posts from this blog

한가위 미사

연중 제7주일

연중 제31주일 강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