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6주일 강론

2월도 중순으로 넘어가다 보니 태양의 길이가 많이 길어졌음을 가끔 느낍니다. 몸이 좋지 않은 관계로 평일 아침 미사를 2월 들어와서 못 드렸습니다만 해가 빨리 뜬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아직 춘분(321)은 한 달 이상 남았지만 그래도 서서히 봄이 오고 있습니다. 저는 코로나와 몸살감기로 교우들 얼굴을 뵙지 못해 너무 죄송합니다.

 

오늘 연중 6주일 복음은 지난주 복음에 이어서 나오는 말씀입니다. 지난주 말씀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세상의 소금과 빛의 역할을 수행할 것을 강하게 주문하셨습니다. 연중 4주부터 해서 마태오 복음 5장을 읽고 있습니다. 4주일 복음은 산상수훈, 지난주 복음은 소금과 빛의 역할 그리고 오늘 복음은 이어서 나오는 4개의 명제가 나옵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예수님의 가르침이 너무 길고 많기에 오늘 복음은 생략해서 짧게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하였습니다.

지난주에 이어서 나오는 말씀에서 우리가 귀 기울여 들어야 할 것은, 예수님은 우리에게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라고 경고하십니다. 그 뜻은 자명합니다. 모름지기 그리스도인들은 살 맛을 내는 소금 구실, 세상을 두루 비추는 등불 구실을 하고, 또한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보다도 하느님의 뜻을 더욱 잘 실천해서 더욱 큰 의로움을 지녀야 한다는 것입니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예수님 시대에도 존경받는 인물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유독 예수님만이 이 두 부류의 사람들을 맹비난 하였습니다. 이 두 부류의 사람들은 자기들이 일반 대중들보다는 훨씬 더 거룩하게 살고 하느님과 가깝게 산다고 자부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두 부류의 사람들은 스스로가 사람들을 심판하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싫어하셨습니다. 나아가서 자기들 스스로가 의롭다고 생각하고 살았기 때문입니다. 이들에게는 스스로 의롭다고 자부하고 살았기에 하느님 앞에서 회개할 것이 또한 자신을 성찰할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기에 누구도 이들을 비판하고 잘못을 지적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정치적으로 엮인 것들도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마태오가 말하는 의로움(righteousness)’ , 모든 그리스도인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가지고 있는 의로움을 넘어서는 그 의로움이라는 과연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다름 아닌 하느님 앞에서 올바른 행위(Right Conduct before God)를 말하는 것입니다. 하느님 앞에서의 올바른 행위는 하느님의 뜻을 잘 실천하는 것만이 의로움을 가지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은 다름 아닌 십계명의 준수이고 더욱 압축한다면 사랑의 이중 계명입니다. 이러한 사랑의 이중 계명에서 이웃사랑의 계명을 오늘 복음에서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21절에 나오는 살인해서는 안 된다.” 계명을 한결 더 심화하여 형제에게 또는 신앙 형제에게 분노하는 것조차 금하십니다. 분노를 하게되면 사람들이 쉽게 내뱉는 욕설도 금하십니다. 살인이란 극단적 행동 이전에 분노와 욕설 같은 것도 이웃 사랑을 금가게 하는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27절에 나오는 말씀에서도 모든 그리스도인의 사고의 순수성을 강조합니다. 결과 중심의 행위가 아니라 행위 이전의 사고의 경각심을 가지도록 하십니다. 누구나 성욕은 본능적이지만 믿음을 통해서 본능을 뛰어넘기를 원하십니다. 예수님의 이러한 가르침은 유대교 전통에서 내려오는 십계명을 뛰어 넘는 것이며 그분의 전권의식이 번뜩이는 말씀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오늘 말씀에서 마지막 문장을 눈여겨보고 마음에 새기면 좋겠습니다. 우리 일상 생활에서 결정할 경우가 많습니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사람으로부터 거절하기 어려운 부탁이나 청탁 혹은 동조해 주기를 바라는 경우를 자주 만나게 됩니다. 난감한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부탁하는 사람과의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나아가서 미래까지 짊어지고 가야 하는 관계를 생각하면서 난감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말씀을 명심하면 좋겠습니다.

너희는 말할 때에 할 것은 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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