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5주일 강론

 2월의 첫 주일입니다. 어제 토요일 4일은 절기로 입춘(立春)이었습니다. 봄이 온다는 절기로 24절기 중에서 첫 번째 절기라고 합니다. 이번 겨울은 춥기도 하였지만 그래도 무난히 가는 것 같습니다. 아직 섣부른 판단일 수 있습니다만 눈도 한번 안 오고 쉽게 겨울이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그러나 아직은 모릅니다. 큰일 없이 봄이 오면 좋겠습니다.

 

작년 121일 대한민국 부산 어느 호텔에서 작은 행사가 열렸습니다. 그 행사는 2022생명 나눔 기증자기념행사였습니다. 같은 슬픔과 아픔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라 누구보다 서로의 아픔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사연을 듣고 나누는 행사였습니다. 특히 자식을 앞세운 부모님들의 한은 아직도 진행 중이었고 아마 죽어도 가슴에 돌을 얹어 놓은 아픔일 것입니다.

친구 같은 아빠가 돌아가셔서 애타게 그리워하는 예쁜 딸, 출근하고 한 시간 만에 교통사고로 뇌사 당한 아들, 동생을 잃은 슬픔, 교통사고로 고등학생 아들을 잃은 엄마의 가슴 미어지는 외침의 편지 낭독 등의 행사가 있었습니다. 참석자의 말에 의하면, 많은 사연이 모인 자리라 계속 눈물이 나는 행사였다고 합니다. 여기 모인 가족들은 한 마디로 아직 하늘로 간 가족들과 이별을 못 한 분들이었습니다. 여기에 모인 가족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모두가 세상을 하직하고 하늘나라로 가면서 자기 안에 있던 건강한 장기를 기증하고 떠난 분들의 가족입니다. 그래서 그 장기를 기증받고 새로운 생명을 얻은 분들도 함께 자리한 행사였습니다. 장기 기증자와 그 수혜자들이 모인 아름답고, 거룩하고 별이 반짝이는 날이었고 행사장이었습니다.

그 행사장 입구에 이러한 작은 간판(banner)에 이런 문구가 있었습니다.

별을 그리다! 이제, 당신은 저 높은 하늘의 별이 되어 빛납니다. 당신이 우리에게 준 희망을 기억합니다. 선물처럼 주신 희망, 오늘도 당신이 그립습니다.”

 

강론 준비를 위해, 오늘 복음을 묵상하는 중에 장기 기증자들이 떠올라 인터넷에서 찾아보았습니다. 이들이 진정한 세상의 소금과 빛이 아닌가 묵상합니다. 이 세상에서는 소금과 빛이 되었고 하늘나라에서는 별이 된 분들이라고 묵상합니다.

 

연중 5주일 예수님은 우리에게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라고말씀하십니다. 지난주 산상설교에 이어서 소위 황금률(Golden Rules)을 말씀하십니다. 오늘 말씀인 소금의 비유는 공관복음에는 모두 나오는 비유 말씀입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그 내용은 같습니다. 공관복음의 비유에서 마태오 복음에서 두드러진 것은 마태오는 처음에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라는 글귀입니다. 마태오는 이 글귀를 덧붙임으로써 그리스도인들에게 그들의 소명을 일깨우고자 하였습니다. , ‘그리스도인 여러분은 인류의 소금 같은 존재들입니다. 만일 그리스도인 여러분이 인류에게 소금 구실을 하지 못한다면 심판 때 단죄를 받을 것입니다.’ 이것이 마태오 복음 저자의 의도였습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들이 인류의 소금 같은 존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라는 질문에, 오늘 복음서 끝에서 그 답을 제시합니다.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의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여기서 말하는 착한 행실은 지난주 복음인 산상설교의 가르침대로 사는 것입니다. 지난주 복음부터 해서 오늘 복음과 사순시기 전주의 복음까지 계속해서 나타납니다. 교회는 마태오 복음 5장을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기준을 제시한다고 해서 황금률(Golden Rules)이라고 합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아 세례를 받은 이상, 우리는 좋든지 싫든지 세상 안에서 소금의 역할과 빛의 역할을 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한국에서 운전면허증을 갱신하는 과정에서 안내자로부터 장기기증에 대해서 잠깐 설명을 들었습니다. 운전 중 사고가 났을 때, 죽을 위험에 있다면 장기기증을 하겠느냐는 말에 단 0.1초의 망설임 없이 동의했던 기억이 납니다. 집에 돌아와 생각하면서 정말로 잘했다고 저 자신에게 칭찬하였습니다. 세상에서 변변치 못하게 타인들에게 신세만 지고 사는데, 죽어서 건강한 장기 하나라도 필요한 사람에게 주는 것이, 아주 작은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메리랜드 면허증에도 당연히 동의 하였습니다.

세상의 소금의 역할과 빛의 역할을 하는 2월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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