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 대축일
202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의 첫날에 교회는 하느님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 대축일 미사를 드립니다. 한 해를 시작하는 이 아침에 하느님께서 볼티모 한국 순교자 성당의 모든 교우에게 축복해 주시고, 2023년에도 모든 위험에서 지켜주시고 보호하여 주시며 영혼과 육체가 건강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성모님께서도 우리 교우를 위해서 하느님께 기도해 주시리라 확신합니다. 새해 하느님의 축복 많이 받으세요.
오늘 제1 독서의 말씀처럼, 교우들에게 축복의 기도를 드립니다. 주님께서 교우들에게 복을 내리시고, 교우들을 지켜주소서. 주님께서 교우들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교우들에게 은혜를 베풀어주소서. 주님께서 당신의 교우들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교우들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 새해 하느님의 축복과 함께 힘차게 출발합시다.
교우들께서는 새해를 시작하면서 어떤 다짐을 하십니까? 아직 다짐하지 않은 분들도 계실 것이고, 계획이나 삶의 지표를 정하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다짐할 것이 없다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아주 작은 다짐도 한번 만들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올해도 본당의 발전과 교우들을 위해서 더욱 열심히 봉사하겠습니다. 그래서 작년보다는 더 좋은 공동체, 더욱 신바람 나는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교우들께서 많이 도와주시기를 부탁합니다.
오늘 주일로 성탄 대축일 팔부 축제가 모두 끝납니다. 지난 한 주간 많은 축일과 팔부 축일을 지내면서 매 미사에서 대영광송을 노래하였습니다. 내일부터는 성탄 시기를 지내며 다음 공현대축일로 성탄 시기가 끝납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의 탄생을 알려준 천사의 말을 따라서 목동들이 예수님을 찾아오는 장면을 읽었습니다. 아마도 요셉과 마리아는 목동이 들려준 말을 제대로 정확하게 이해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요셉과 마리아가 이해하였다면 목동들의 말에 충분히 공감하였을 것이고 이미, 예수님을 임신하기 전에 마리아나 요셉에게 전달된 메시지와 충분히 스스로 연결해서 목동의 말에 쉽게 유추하고 공감하였을 것입니다. 복음에서도 “그것을 들은 이들은 모두 목자들이 자기들에게 전한 말에 놀라워하였다.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구원 섭리에 철저하게 순종하고 따라가는 요셉과 마리아의 모습을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대림 시기의 시작부터 우리는 이사야 예언서과 세례자 요한에 관한 복음 그리고 대림 시기 마지막에는 요셉과 마리아에 관한 복음을 읽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예언의 성격에 가까운 말씀이었다면, 아기 예수님의 탄생부터는 예언의 말씀이 성취되었음을 현실 안에서 보여주는 것이 과제입니다. 요셉과 마리아의 삶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특별히 어머니이신 성모님의 삶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린 예수님을 양육하면서 하느님 구원 사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한 요셉과 마리아의 삶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기는’ 삶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은 절대로 아버지로서 어머니로서 예수님의 삶이 개입하는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인간적으로 예수님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에 관해서도 마음에 간직할 뿐 개입하지는 않았습니다. 요셉과 마리아의 삶은 침묵으로 일관하는 삶이었습니다.
2023년의 새해를 시작하면서 저를 비롯한 본당 교우분들에게 요셉과 마리아의 삶을 우리 삶으로 옮겨오면 좋겠다는 묵상을 해 봅니다. 침묵한다는 것은 수동적인 삶이 아닙니다. 또한 침묵은 반드시 자신의 성찰을 동반하지 않으면 침묵을 유지하지 못합니다. 말을 못 한다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은 다른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자신의 성찰을 동반한 침묵 후의 말은 엄청 무게 있는 말이 되고 자신과 공동체에 꼭 필요한 말이 될 것입니다. 자신의 성찰 없이 하는 말은 타인에게 상처만 주는 말임을 우리가 기억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모두가 요셉과 마리아의 삶 안으로 들어가면서 마음에 새기면서 침묵하고 자신의 성찰을 통해서 영혼과 육체가 건강한 2023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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