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주일 강론

 1월의 셋째 주일입니다. 다음 주일은 음력 설이기도 합니다. 올해는 모든 절기와 사순절 그리고 부활 대축일도 작년과 비교해 보면 한주 정도 빠른 것 같습니다. 새해도 벌써 보름이 지나고 있습니다. 여전히 코로나와 독감이 유행하고 있으니 조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교회의 전례력으로는 연중시기로 들어왔습니다. 사제의 제의 색깔과 독서대의 덥게의 색깔이 초록색으로 바뀌었습니다. 대림 시기로 새롭게 전례력이 시작되었고 짧은 성탄 시기를 지냈고 사순절 시작 전에 잠깐(6) 연중시기를 지냅니다. 연중시기는 예수님의 공생활 중에서 일상의 삶과 말씀을 묵상합니다. 사람들 가까이 계시면서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시고 각 사람에게 맞는 은총과 축복을 베풀어주십니다. 복음의 선포와 동시에 많은 병자에게 치유의 은총과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영을 심어주십니다. 복음에서는 마귀 들린 사람들을 치유해주시는 장면이 자주 나옵니다.

 

오늘 복음은 요한복음을 묵상합니다. 연중 제2주일에 세례자 요한에 의한 예수님에 대한 증언을 읽습니다. 대림 시기 동안 많이 들었던 인물, 세례자 요한이 다시 등장하면서, 예수님에 관해서 우리에게 증언(Testification)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증언이라는 단어가 오늘 복음의 묵상 거리입니다.

 

대림 시기에 세례자 요한에 관해서 강론 시간에 많이 언급하였습니다. 오늘 세례자 요한에 대해서 또 다른 측면으로 바라보았으면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역사의 예수님과 신앙의 그리스도라는 용어로 자주 언급하여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 역시, 오늘 역사의 요한과 신앙의 세례자라는 측면에서 묵상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세례자 요한은 서기27년경, 요르단 강 건너 베타니아에서 나타나서 하늘나라가 다가왔으니 회개하라고 외쳤습니다. 그리고 회개의 증표로 세례를 베풀고 그로 말미암아 세례자라는 칭호를 받았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요한은 이스라엘 백성을 상대로 예수님을 소개하는데(31), 별나게도 예수님을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라고 소개합니다. 공관복음이든 요한복음이든 예수님을 어린양으로 소개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요한의 예수님에 대한 첫 증언이며 새로운 가르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요한은 증언합니다. “나는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하늘에서 내려오시어 저분 위에 머무시는 것을 보았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증언합니다. “과연 나는 보았다. 그래서 저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내가 증언하였다.” 요한의 세 가지 증언으로 우리는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아들로서 인간의 구원자이시며, 그분은 속죄의 재물로 그분에 대한 죽음을 증언하였다. 이 증언이 바로 그리스도교의 시작이자 본질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요한의 증언은 요한 자신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전해 들은 것을 그대로 우리에게 전달하여 준 것입니다. 이러한 증언을 토대로, 공관복음에서는 세례자 요한을 메시아의 선구자로 보았다면, 요한복음에서는 세례자 요한을 메시아의 증인으로 보았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살겠다고 세례를 받은 우리는 예수님을 증언해야 하는 임무를 세례와 동시에 받았습니다. 그 증언은 각자가 지어낸 증언이 아니고, 개인감정에 따라서 만들어지는 증언도 아니며 어디까지나 성경과 교리에서 나온 증언이어야 합니다. 세례자 요한 역시 예수님을 증언하였는데, 요한 자신의 감정에서 나온 증언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받은 메시지를 증언하였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신앙 공동체 안에서 많은 관계를 맺고 살다 보니 알게 모르게 갈등의 요소들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적인 감정에서 생기다 보니 오해와 곡해와 왜곡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첫 번째로 해야 하는 사명은 예수님께 관한 증언과 선포입니다. 첫 번째로 행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잘 알지만 많은 경우 첫 번째해야 하는 임무보다는 인간적인 감정에 쏠려 엉뚱한 것들을 증언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증언을 한다는 것은 내 삶을 그리스도교적으로 산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감정보다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자신이 많이 받고 산다는 것을 경험하면 올바른 삶 안에서 올바른 증언이 뒤따름을 꼭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Comments

Popular posts from this blog

한가위 미사

주님 승천 대축일

연중 제7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