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2주일 강론

 12월의 첫 번째 주일입니다. 어느덧 2022년의 마지막 달입니다. 자주 드리는 말씀이지만 세월이 무척 빠르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인생의 속도는 나이에 비례한다고 하였습니다. 20대는 20마일로 가고 30대는 30마일로 가고 70대는 70마일로 간다는 뜻입니다. 정말로 그렇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한달 채 남지 않은 2022년 오시는 주님을 만나면서 마무리 잘 하시면 좋겠습니다.

 

대림 제 2주일의 복음에서 우리는 세례자 요한을 만납니다.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과 거의 동기생으로서, 우리가 잘 아는 엘리사벳의 아들입니다. 그런 세례자 요한이 느닷없이 광야에서 나타나서 사람들에게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하고 외칩니다. 그 외침이 얼마나 크고, 그 목소리에 권위와 힘이 있었던지 온 유다와 요르단 부근 지방의 모든 사람이 그에게 다가와, 자기 죄를 고백하며 요르단강에서 그에게 세례를 받았다.”라고 전합니다. 나아가서 요한의 외침이 가슴에 파고 들었으면, 심지어 바리사이와 사두가이가 자기에게 세례를 받으러왔다고 전합니다. 도대체 요한의 말에 어떤 힘과 권위가 있었기에 그 자존심 강한 바리사이와 사두가이가 왔을까요? 요한의 외침에서 평범한 사람들과 바리사이와 사두가이는 진심으로 하느님의 심판이 가까웠음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 외침이 사람들 눈과 귀에는 진정한 메시아의 외침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요한의 외침은 직접적이고 긴박한 하느님 심판의 선포였습니다. 따라서 다급해진 사람들은 삶의 변화와 하느님의 용서를 위하여 요한에게 세례를 받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요한에게 온 사람들과 바리사이와 사두가이들은 정확하게 분별(Distinguishment)과 식별(Discernment)을 잘하였던 것입니다. 비록 이 두 집단의 사람들은 자기들 스스로가 의롭고 거룩한 사람들이라는 집단 체면 안에서 살아왔지만, 요한의 외침에 모든 것을 버리고 온 사람들입니다. 다시 말하면, 정확하게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잘 판단하였다는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에게 온 사람들은 그래도 자신의 상태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고 사리분별(事理分別)을 잘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의 삶은 매 순간 판단을 잘해야 하는 삶입니다. 분별과 식별을 정확하게 해야 성숙하고 지혜로운 삶을 살 수 있고, 주위로부터 보이지 않은 존경심과 권위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순간의 판단, 분별과 식별의 착오로 그동안 쌓아온 재산, 명예와 존경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사람들을 주위에서 많이 보아왔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들의 삶에서 판단, 분별과 식별은 어디에 기준을 두고 매 순간 다가오는 그 상황을 잘 헤쳐나갈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가 믿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그 기반을 두어야 합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우리는 성경에서 인내를 배우고 위로를 받아 희망을 간직하게 됩니다. 인내와 위로의 하느님께서 여러분이 그리스도 예수님의 뜻에 따라..” 말씀을 하십니다. 우리는 판단과 분별, 식별을 이성의 작용에서부터 시작하지만 그 이성의 작용은 한계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 한계성 때문에 인내를 잃고 순간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됩니다. 한계가 있는 이성의 판단을 충분히 보충할 수 있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믿음과 그분의 가르침에 있습니다. 이 가르침을 성경 말씀에서 찾아야 하고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인내와 위로를 통해 더 좋은 판단, 분별과 식별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더 좋은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습니다. 오늘 세례자 요한을 찾아온 사람들, 그중에서도 바리사이와 사두가이들은 나름대로 하느님께 충실한 사람들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삶에서 하느님으로부터 인내 를 배우고 있었으며 동시에 위로를 받고 있음을 깨달았기에 미래에 대한 희망까지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희망이 세례자 요한의 외침에서 어렴풋이 보았고 그래서 체면, 지위 그리고 전통을 모두 버리고 그를 찾아온 것입니다.

우리 자신들은 판단하고 사리 분별을 하고 삶의 위기가 왔을 때 누구에게 자문하고 위로를 받습니까? 물론 친구들과 형제들에게서 받겠지만 인내를 가지고 하느님께 자문과 위로를 청해 보십시오. 그리고 무조건 예수 그리스도께 희망을 두십시오. 우리가 믿고 있는 그 하느님은 분명히 나의 판단과 분별, 식별이 잘되도록 도와주실 것입니다. 대림 2주를 지내면서 현재 내가 하는 판단과 사리분별이 정확하게 하고 있는지 그 판단 안에 하느님이 계시는지 스스로 물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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