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30주일 강론

확연한 가을 날씨입니다. 지난 2주 동안에 해리스버그에 주일 미사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주가 마지막 미사를 갈 예정입니다. 해리스버그로 가는 동안 도로 주변의 나뭇잎 색깔이 매주 달라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2주 전보다는 지난주가 더욱 붉어졌고 또 이번 주는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궁금하기도 합니다. 아마도 이번 주와 다음 주가 가을 단풍의 절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가을 나무 색깔도 한번 보시면서 살았으면 합니다.

 

오늘의 복음 말씀은 지난주 복음에 이은 말씀입니다. 지난주 복음은 불의한 재판관과 과부의 비유 말씀을 하시면서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하라는 말씀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오늘은 지난주 복음에 이어서 나오는 바리사이와 세리의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지난주와 연결시켜 보면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하라는 말씀에 그러면 어떻게 기도하는 할 것인가를 알려주시는 말씀입니다.

 

바리사이와 세리의 비유 말씀에서 이 두 사람은 개인적인 인물들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예수님 시대에 대표적인 지배계층과 소외계층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 시대에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은 그 사회의 기득권 세력이었고 지배계층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스스로가 구별된 자’, 스스로가 선택된 자라고 여기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이 사람들을 스스로 의롭다고 자신하여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사람들이라고 복음에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예수님 시대에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은 자신들만이 구원받을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자기들이 생각하는 것이 모두 옳고, 자기들이 행동하는 것이 진정한 하느님을 위하고 사람들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살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은 다른 집단의 사람들을 무시하고 살아왔고 그 후손들에게는 그렇게 가르치면서 자기들의 자리를 단단히 지탱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세리들과 몸을 파는 여인들 그리고 2주 전에 복음에 나왔던 나병 환자들은 사회에서 공적인 죄인이라고 낙인찍혀 살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기에 그들은 사람들과 친교나 정상적인 관계를 맺지 못하며 자기들끼리만 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었던 사람들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가 눈여겨볼 것은 이 두 사람의 기도하는 자세입니다. 복음은 세리의 기도 자세에 대해서 바리사이는 꼿꼿하게 서서라고 서술하며 동시에 세리는 멀찍이 서서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가슴을 치며라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또한 바리사이는 일주일에 두 번 단식하며 모든 소득의 십일조를 바칩니다하고 자랑합니다. 반면에 세리는 이 죄인을 불쌍히 여기 주십시오하고 기도할 뿐입니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이 많고 묵상할 것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이런 묵상을 해 봅니다. 왜 바리사이들은 자신을 의롭다고 여기며 살고 있을까요? 그것은 스스로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자신을 바라보고 의롭다고 생각하고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 않으면 절대로 자신이 더 의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교만과 자만은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데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인간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과 자주 비교하는 습관이 있으면, 자기도 모르게 우울증에 빠지기 쉽습니다. 또한 자기보다 못한 사람과 비교하면 자신도 모르게 교만과 자만에 빠지기 쉽습니다. 이 세상에 살면서 우리는 비교할 대상은 없습니다. 굳이 비교한다면 이 세상에서 훌륭하고 아름답게 살다가 간 위인들을 비교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비교의 자원들을 자신의 발전을 위한 자원으로 삼아야 합니다. 1독서의 말씀에서 주님은 차별하지 않으시고(unduly partial, 지나치게 편파적이 않으시다)” 라고 우리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겸손한 자의 기도는 구름을 거쳐서 그분께 도달하기까지 위로를 마다한다라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의롭게 되어 집으로 돌아간 세리는 왜 예수님께로부터 그런 판단을 받고 돌아갈수 있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인간은 악인도 없고 의로운 사람도 없습니다. 그 판결은 오직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습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생각하고 살고 기도하면 누구나 하느님 앞에서 의로운 사람으로 판정받을 수 있습니다. 겸손한 마음과 삶으로 이 좋은 가을에 또 한 주간을 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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