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9주일 강론

 지난주 월부터 목요일까지 볼티모 대교구 사제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100명의 신부님들이 모여 사제생활과 성체성사의 삶 주제로 연수를 가졌습니다. 교구의 대부분의 신부님들이 모였습니다. 신품성사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신부들부터 해서 은퇴한 신부님들까지 모였습니다. 연수 일정이 좀 빡빡하였지만 모두에게 좋은 연수가 되었습니다. 저는 작년에 피정에 참석하였지만 연수는 처음이었습니다. 수요일 저녁 식사에서는 최근에 신품받은 신부님들과 외국에서 온 신부님들의 소개도 있었습니다. 볼티모 교구에는 아프리카에서 온 신부님들과 필리핀 신부님들 그리고 한국에서 온 저 이렇게해서 20명 정도의 신부님들이 있었습니다. 저를 제외한 외국 신부님들은 모두 볼티모 교구 소속으로 미국 본당에서 사목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함께 기도하고 성시간도 가진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연중 제29주일의 복음 말씀은 우리에게 많은 격려의 말씀을 해 주십니다.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 끊임없이 기도하되 낙심하지 말라는 말씀도 덧붙여 먼저 해 주십니다.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하라.” 이 말씀을 하시면서 비유 하나를 덧붙여 말씀하십니다. 그 비유 말씀을 마치시고, 예수님께서 강하게 우리를 격려하시는 말씀을 하십니다. “하느님께서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는데 그들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지 않으신 채, 그들을 두고 미적거리시겠느냐?” 이 말씀으로 우리는 기도할 수 있는 용기와 격려가 생깁니다. 이 순간에도 인내심을 가지고 기도하시는 분들이 많을 줄 압니다. 모두가 용기를 내어 끊임없이 기도하는 마음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기도는 하느님과의 대화라고 합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하느님과 같은 식탁에 앉아서 식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만나서 식사하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식사만 하는 예는 없습니다. 식사는 친교의 자리이고 화해의 자리이기도 합니다. 하느님께 기도하는 것은 하느님과 식사하면서 대화하는 자리입니다. 가족과 친구와의 식사 자리에서 누군가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식사를 초대한 사람이거나 나이가 많은 사람이 주로 대화를 주도합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일도 있습니다. 오히려 초대받은 사람이 더 말을 많이 하는 일도 있습니다. 하느님과의 식사 자리에서 누가 더 말을 많이 하겠습니까? 인간이 더 많은 말을 할 것 같지만, 사실은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더 많은 말씀을 하십니다. 단지, 일방적으로 우리는 우리의 바람을, 우리의 간청을 드린다고 하느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들을 여유가 없습니다. 사람들과의 식사에서도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있다고 해서 한 끼 식사를 통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많지 않습니까? 이와 마찬가지로 기도는 우리에게는 인내를 요구합니다. 단 한 번의 기도로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진다면 누가 기도 하지 않겠습니까? 오늘 예수님께서도 낙심하지 말고 꾸준하게 기도하라고 하십니다. 하느님과 자주 대화하시고 식사하세요. 우리가 자주 하느님과 대면한다면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시고 우리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주십니다.

 

기도의 방법은 다양하게 이루어집니다. 가장 좋은 기도는 미사를 비롯한 공식적인 교회 전례에 참여하는 것이며, 기도의 지향을 공동으로 가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필요한 기도를 서로에게 부탁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좋은 기도의 시작은 철저한 자기 성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자신의 성찰을 통하여 진정으로 내가 필요한 기도 내용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단순하게 무엇을 해달라는 기도보다는 진정으로 나의 마음을, 나의 정신을, 나의 영혼을 정화해 달라고 청한다면, 또 나아가서 내 안에 가지고 있는 불손한 마음, 시기하는 마음, 미워하는 마음, 질투하는 마음들을 씻어달라고 먼저 청하여 보십시오. 그리고 자비를 청하십시오. 성찰하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기도는 우리의 영혼을 정화 시키고 동시에 하느님의 자비를 입을 것입니다. 그러한 기도 가운데 하느님께서는 다른 것을 덤으로 더 주신다는 것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또 잊지 말아야 하는 한 가지는 하루빨리 결과를 보여주시기를 청하지 마십시오. 성찰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이미 나에게 주신 축복도 모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하는 것은 인내를 요구하는 것이고 자신의 철저한 성찰을 요구하시는 말씀입니다.

인내를 가지고 자신의 성찰로부터 시작하는 한 주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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