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7주일 강론

 10월의 첫 주일입니다. 이제 가을이라는 계절로 들어왔습니다. 좋은 가을 햇살과 때로는 추울 정도의 바람도 불지만 훈훈하게 불어오는 가을 바람에 기분 좋은 10월이 되었으면 합니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성별과 관계없이 나이와 관계없이 좋은 가을이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우리 모두에게 격려의 말씀을 하시면서 좀 더 겸손하게 살기를 부탁하시는 것 같습니다. 지난 주의 복음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라자로와 부자의 비유 말씀입니다. 부자에게 가해진 벌이 너무나 큰 것이기에 아버지로서 자식들에게만큼은 자신이 겪고 있는 벌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이 그 후속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루까복음 1715절부터 봉독됩니다. 그러나 171절부터 4절까지의 말씀을 보면 오늘 복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1-4절의 말씀은 남에게 죄를 짓게 하지 말씀이며 형제가 죄를 짓거든 꾸짖고, 회개하면 용서해주라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들은 제자들은 갑자기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하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믿음만 있으면 못할 것이 없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예를 하나 들어주시면서, 그 믿음의 힘은 돌무화과나무를 뽑을 수 있다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제자들에게는 하나의 도전이기도 합니다. 믿음의 힘은 훗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지도력(leadership)과 함께 책임들을 맡기는 것과 같습니다.

 

이 말씀을 들은 제자들은 뜬금없이 저희에게 믿음을 더해 주십시오라고 합니다. 갑자기 제자들은 왜 믿음을 더해 주라고 했을까요? 단순히 그 믿음으로 정말로 돌무화과나무를 뽑고 싶을까요? 마태오 1720절과 마르코 1122-23절에도 비슷한 말씀이 있습니다. 두 복음은 루까 복음보다 더 크게 나옵니다. 믿음의 힘은 산을 옮길 수 있다고 하십니다. 과연 오늘 제자들이 예수님께 요구한 믿음은 무엇입니까? 제자들이 요구한 믿음(πίστις)은 충실함(faithfulness) 그리고 공통적으로는 신뢰(trust) 혹은 신앙(faith)을 의미합니다. 제자들이 예수님께 요구한 것은 더욱더 하느님께 충실함, 신뢰 그리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믿음을 잃지 않게 해 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제자들은 이미 믿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들이 생각하기에 그 믿음이 너무 약하다는 것을 알기에 믿음을 더하여 주기를 간청하였습니다. 예수님의 역설적인 응답은 비록 작고 약한 믿음 즉, 겨자씨와 같이 작고 약할지라도, 그 믿음은 강한 힘을 가지고 있음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이것은 오늘의 제2독서 말씀과도 상통하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비겁함의 영을 주신 것이 아니라,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을 주셨다고 힘주어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믿음의 힘, 사랑의 힘 그리고 절제의 영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비록 우리 믿음이 작고 약할지라도 돌무화나무를 뽑고 산을 옮길 수 있는 믿음을 가지고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믿음의 힘, 즉 우리의 신앙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우리에게 격려가 되고 위로가 되고 용기를 가지게 하는 말씀입니다.

이러한 믿음의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을 통하여, 더욱더 복음 후반부에서 말씀하시는 겸손한 종의 모습을 가지도록 합시다. 믿음, 사랑과 절제는 우리를 더욱 하느님 앞에서 그리고 사람들 앞에서 겸손하게 살 수 있게 합니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나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갈 수 있으며 또한 우리 자신이 먼저 용서를 청할 수 있고 동시에 나 자신이 먼저 용서할 수 있는 온유함도 가질 수 있습니다.

 

10월을 시작하면서 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믿음을 상태를 한번 점검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비록 작고 약한 믿음이지만 순간 순간 믿음의 상태를 확인해 봄으로써 더 크고 강한, 예수님 말씀처럼 돌무화과나무도 뽑고 산을 바다로 옮기는 믿음으로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

10월 한 달도 교우분들 하느님 사랑안에서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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