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2주일

 아직도 상당히 덥습니다. 그렇지만 8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9월부터는 좀 더 가을로 들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늦더위에 각별히 조심하시고, 알게 모르게 코로나에 감염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코로나 감염에도 긴장 늦추지 마시고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삶의 지혜를 하나 가르쳐 주십니다. 어떻게 보면 상식적으로 맞는 말씀이지만 일상에서는 지키기가 자신도 모르게 어렵게 다가오는 말씀입니다. 인간에게는 본능적으로 명예욕(Desire for honor)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어느 사람도 이 욕구에서 벗어날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나가 사람들 앞에서 돋보이고 싶어 하고 어디를 가든지 사람들이 자기를 알아봐 주기를 원합니다.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앞자리 앉고 싶어 하는 게 사람입니다. 이러한 것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능 때문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의 어느 지도자 집 저녁 식사에 초대받아 가셨다고 복음은 전합니다. 오늘 복음은 복음의 시작과 동시에 바로 7절로 이어집니다. 2-6절까지가 생략되어있습니다. 2-6절의 내용은 지도자 집에 예수님께서 초대받으셔서 가셨는데 사람들도 함께 초대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지켜보고 있었다.”라고 나옵니다. 분명히 예수님의 소문을 많이 들어서 사람들이 예수님을 만나 보고 싶어 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2-6절의 내용은 그 저녁 식사 자리에 수종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도 불구하고 그 수종증 환자를 치유해 주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러나 율법을 지키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바리사이들에게 따끔하게 일침을 가하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안식에 병을 고치는 것이 합당하냐, 합당하지 않느냐?”하고 물으시지만, “그들은 잠자코 있었다.”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7절 오늘의 복음이 나옵니다. 초대되어 온 사람들이 윗자리에 앉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시고 좋은 가르침을 주십니다. 어디를 가든지 윗자리에 앉으려고 하지 마라 하시면서 예를 들어 주십니다. 오늘의 가르침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려는 사람은 인간의 본능마저도 버려라는 말씀입니다. 신앙이 본능을 거스르고 본능을 뛰어넘을 것을 말씀하십니다. 어떻게 가능하겠습니까? 그러나 하느님을 믿고 예수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르겠다고 세례를 받은 우리는 얼마든지 본능을 버릴 수 있고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어렵겠지만 버리고 뛰어넘음으로써 더 많은 것을 더 좋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경험을 하신 분들이 많이 계시리가 생각됩니다. 본능을 버리고 뛰어넘는 것은 아주 간단하면서도 쉬운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비추어보고 예수님의 말씀에 따르면, 우리 스스로가 겸손의 미덕을 갖추면 충분히 그리고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그 모범을 예수님께서 이미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필립 2,6-11에 보면 예수 찬가라는 유명한 구절이 있습니다. 이 찬가는 예수님의 지극한 겸손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집에 가셔서 한번 잘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사람들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의 형태(Style)이 있습니다. 돈이 많은 사람도 아니고 학식이 뛰어난 사람도 아니고 잘 생기고 예쁜 사람도 아닌 겸손한 사람입니다. 모두가 공감하리라 생각됩니다. 겸손한 사람에게는 주위에 모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악의를 가지고 그 겸손함을 이용하려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을 좋아합니다. 겸손한 사람이기에 자도 모르게 왠지 소위 말하는 끌리기때문입니다. 누구나가 좋아하는 겸손한 사람으로 살아가리를 누구나 소망합니다. 그러나 쉽게 잘 안 됩니다. 꾸준히 우리는 연습해야 합니다.

나는 겸손한 사람이라고 자랑하고 다니는 사람은 없습니다. 속으로 나는 겸손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겸손의 모습은 관계 안에서 자연스럽게 나오게 마련입니다.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 침묵할 때와 말할 때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사람, 때로는 모른 체하는 것도 겸손의 태도입니다. 그리고 가족이나 남에 대한 말을 비판이나 비난 보다는 칭찬이나 격려의 말을 먼저 해 주는 사람입니다.

윗자리보다는 뒷자리를 먼저 찾아가는 삶을 살아가는 한주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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