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18주일 강론

 연중 제 18주일 강론

 

여름의 계절인 7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아무리 더워도 세월은 흘러가고 이제 8월로 접어듭니다. 아마도 8월 한 달도 상당히 더울 것입니다. 그래도 시간은 가고 가을을 거쳐 추운 겨울이 오고 성탄이 다가옵니다. 시원하고 추운 12월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지난주에는 우리 본당 교우 두 분이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두 분 모두 오랫동안 투병 생활을 해 오신 분들이었습니다. 두 분을 위해서 기도하여주시길 바라며 또한 본당의 모든 아픈 교우들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초등학교 시절에 읽었던 동화가 생각납니다. 잘 아는 동화입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the goose with the golden eggs)’입니다. 어느 시골 마을에 농부가 살았습니다. 그 집에는 거위가 한 마리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이 거위는 매일 알을 낳습니다만 그 알은 다름 아닌 황금이었습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 덕분에 가난했던 그 농부는 부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농부는 욕심이 생겨, 더 정확하게 말하면 탐욕이 생겨, 매일 황금알을 기다리기보다는 거위를 잡아서 배를 가르면 그 안에는 엄청난 황금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욕심 많은 농부는 거위를 잡아서 배를 갈랐지만, 그 속에는 그저 보통의 거위 속이었습니다. 배를 가르고 난 후 농부는 후회하였지만 이미 늦었음을 알았다는 내용의 동화입니다. 어릴 적 기억으로는 왜 농부는 매일 얻는 황금을 모았으면 더 좋았을 것을, 왜 배를 갈랐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습니다. 아마도 그때는 어렸기에 욕심이라든지 탐욕이라는 단어를 몰랐기 때문에 이해를 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탐욕을 조심하라고 하십니다. “모든 탐욕을 경계하라라고 말씀하십니다. 탐욕을 끊으라고 하시지 않고 조심하고 경계하라는 말씀입니다. ‘탐욕(πλεονεξία Greed, Avarice)’의 성서적 의미는 현재의 의미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더 많이 가지고(having more), 더 많이 받고(receiving more), 더 많이 원하고(wanting more), 다른 사람을 능가하고(outdoing others), 최고가 되기를 원하고(being superior)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루가 복음에서 탐욕을 경계하라는 말씀의 핵심은 안락한 삶의 수단으로 물질에 대한 소유로 생각하는 것을 경고하시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분명히 탐욕을 경계하라 하셨지 탐욕을 갖지 말라고 말씀을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비유 말씀에서 그 예가 분명히 드러납니다. 어리석은 사람과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의 기준을 오늘 복음에서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창조물의 정점으로서, 세상살이 안에서 부지런히 일하고 근검절약하면서 세상의 재화를 쌓고 살아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게으른 삶은 가톨릭교회는 죄를 짓는 것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욕심이나 탐욕은 인간의 본능 중의 하나입니다. 어떠한 사람도 욕심이나 탐욕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자아 발전을 위해서나 재화를 모으는 과정에서 적당한 욕심이나 탐욕은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탐욕의 범위를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더구나 탐욕이 많으면 많을수록 삶의 기준이 물질에 집착한다는 것입니다. 복음 말씀에 나오는 어리석은 부유한 사람의 예에서 잘 알 수 있습니다.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는 말씀에서 잘 알 수 있습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고 싶은 마음이 곧 탐욕입니다. 탐욕이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자기도 모르게 서서히 주위 사람들과 갈등과 다툼이 일어나게 됩니다. 가장 가까운 형제들부터 해서 동료들과 갈등이 생기면서 다툼으로 이어지고 그 다툼의 뒤에는 원한과 분노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삶이 점점 꼬여가는 어려움을 겪습니다.

가지고 있는 재물에 대해서 과감하게 베풀고 살아보세요. 많고 적고가 문제가 아니고 만족과 불만족에 상관없이 그저 베푼다는 생각과 자비를 베푼다는 생각으로 살아보시기를 바랍니다. 재물이 삶의 중심이 아니라고 자주 자신을 설득시켜 보시기 바랍니다. 베풀고 싶은 마음을 주시도록 기도해 보세요. 그리고 과감하게 실천해 보세요. 더 많이 주십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베푸는 과감한 한주 되시기를 바랍니다. 자신도 모르게 더 많이 받고 있음을 깨달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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