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6주일 강론

 토요일과 오늘 주일은 한여름 날씨입니다. 전 세계가 이상 기온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지구의 온난한 현상으로 계절에 맞는 날씨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각별히 건강관리에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부활절 이후의 복음 말씀은 요한복음을 지금까지 읽어왔고 승천 대축일을 제외하고 성령강림 대축일 역시 요한복음을 읽습니다. 요한복음은 아시다시피 공관복음과는 매우 다릅니다. 요한복음이 쓰여질 당시의 상황은 교회가 어느 정도 안정이 되어가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더욱 복잡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소위 말해서 영지주의(Gnosticism) 출현해서 교회를 혼란 시켰습니다. 교부들에 따르면 이 시대의 영지주의자들은 두 가지 그리스도론을 주장하였습니다. 곧 분리 그리스도론과 가현 그리스도론입니다. 분리 그리스도론이란 역사적 예수와 초월적 그리스도를 아예 분리시킨 그리스도론입니다. 역사적 예수님은 기적적으로 동정녀에게서 태어나지 않았고 여느 사람들처럼 보통 부모에게서 태어났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셨을 때 초월적 그리스도가 내려와서 예수님에게 머물다가 수난 전에 떠나갔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역사적 예수님 홀로 수난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영지주의 이론들이 그 당시 세상을 지배하고 있었으니, 요한복음은 이러한 영지주의 이론을 반박하기 위하여 썼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요한복음은 다른 공관복음과는 다르고 내용이 예수님의 말씀이 처음엔 서로 말을 주고받는 대담으로 시작하지만 결국은 예수님 홀로 하느님과 당신 자신을 계시하시는 담화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는 요한복음 필자들이 예수님 사건의 의미를 꼼꼼히 묵상하고 복음서를 엮었습니다. 요한복음서는 예수님의 명상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이승을 하직하시면서 협조자 성령을 주실 뿐 아니라, 이별의 선물로 평화도 주십니다(27). 요한 복음서에의 평화는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시는 선물입니다. 요한 복음서에 나오는 평화의 뜻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랑에 관한 말씀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오늘 복음 앞 절(21)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를 사랑하고 그에게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 또한 오늘 복음 첫 구절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와 부활하신 예수님과 함께 살면 하느님의 평화를 누리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분께서 우리에게 주신 계명을 지키는 것이고, 그 계명을 지킴으로써 하느님 사랑을 깨닫고 동시에 그분의 평화를 누린다는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받으면서 그분의 평화를 누린다는 것은 그야말로 금상첨화(錦上添花)입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세상의 평화와는 다르다고 말씀하십니다. 세상의 평화는 하느님과 관계가 없는 평화입니다. 그 평화는 인간의 탐욕, 교만 그리고 이기심이 내재 되어 있는 평화이기에 상대적인 평화밖에 되지 못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하느님과 화해하는 평화이고 하느님과의 관계가 잘 정립되었을 때 얻을 수 있는 평화입니다. 이 평화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며 반드시 하느님과 예수님의 사랑 안에서만 누릴 수 있습니다.

 

누구나 마음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를 누리기를 원합니다. 예수님은 이미 우리에게 위로자 성령과 함께 그 선물로 평화를 주셨습니다. 그러나 그 평화를 느끼지 못하고 사는 교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느님과의 관계를 제대로 정립하도록 합시다. 나는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하느님과 관계를 정립하였는데, 왜 나는 예수님의 평화를 모르고 살까하는 의문도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과의 관계 정립에 있어서 나 중심의 이기적인 관계 정립을 알게 모르게 하고 살기 때문에 모르는 것입니다. 자신을 비우고 이웃사랑 중심의 관계를 정립해 나가는 한주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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